[전문인칼럼]고사직전의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를 살려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고사직전의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를 살려야 한다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 센터장

  • 승인 2024-04-21 19:38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센터장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 센터장
이런 적이 없었다. 신약개발 바이오벤처에 대한 벤처캐피탈 투자가 이처럼 얼어붙은 적이 없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국내 벤처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10조9000억 원으로 2021~2022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 수준으로, 2008년 1조2000억 원 이후 연평균 16% 늘면서 중장기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의료 분야에 대한 신규투자가 2년 연속 축소되면서 최근 5년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의료 벤처기업 신규투자 규모는 2019년 1조 8742억 원, 2020년 2조 3201억 원, 2021년 3조 4167억 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2년 1조 9494억 원으로 크게 줄었으며, 2023년 투자액은 1조 7102억 원 전년 대비 12.3% 감소했다. 투자액수도 감소했지만, 바이오·의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4.9%, 2020년 28.7%, 2021년 21.4%, 2022년 15.6%, 2023년 15.7%를 기록하며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업계의 관심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특히 신약개발 벤처투자 상황은 더욱 혹독하다.

문제는 투자가 멈추면 벤처투자에 의존해 신약개발을 해야 하는 바이오벤처들의 앞날이 막막하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신약개발 바이오벤처에 투자가 제로인 달이 있다 하니 그 심각성이 우려 수준을 넘어섰다. 신약개발은 10년 넘는 기간과 1조 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자금경색을 겪는다면, 10년 후 성과를 기대하기 매우 어려운 산업 분야다. 미래 먹거리니 성장동력이니 떠들어도 공염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가 암울해진다.



벤처캐피탈은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를 외면하는가? 우선 벤처투자사들이 운영하는 투자조합의 운영 기간이 대부분 5~8년 사이로 신약 바이오벤처들이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최소 10년이 넘는 기간에 비해 짧다. 그만큼 투자조합 운영 후 가치창출 성과를 내고 해산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 보니 투자를 꺼리는 요인이 된다. 투자가 되지 않는다면 후속개발이 어렵고 결과적으로 성과를 못 내고 더욱 투자를 받기 어려운 악순환의 고리로 빠져든다. 한편으로는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들이 제시한 사업계획에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옥석 가리기에 나선 것으로도 보인다. 더군다나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전쟁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은 신약개발과 같은 고위험 분야의 투자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하지만 신약개발 바이오벤처 투자는 계속되어야 한다. 지난 30여 년간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들은 국가연구개발 참여와 벤처캐피탈 투자를 통해 수혈된 자금을 활용하고 우수한 인력들이 대거 참여하여 신약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제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하지 않았는가. 대전지역 바이오벤처들은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해 지난 5년간 17조5000억에 달하는 기술수출 성과를 달성했고 25개 바이오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통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바이오벤처들이 20~3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역량을 쌓아 오며 기술력과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조합의 짧은 투자 회수 기간에 의존한 투자로는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를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어렵다. 새로운 투자전략과 성장전략이 필요한 이유이다. 단기간의 수익만을 위한 투자로서는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를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키우기 힘들다. 대전시의 대전투자금융주식회사가 회수 기간 12년짜리 투자조합을 통해 바이오벤처를 육성하겠다는 전략은 유효해 보인다. 투자 기간뿐만 아니라 절대 투자 액수를 더욱 늘려야 한다.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1상을 수행하는데 500억 원, 임상3상은 5000억 원은 족히 넘게 들어간다. 한 번의 투자유치로 수십억 또는 수백억 원 수준인 국내 바이오벤처 투자 규모로는 신약개발 성과를 내기 어렵다. 바이오벤처의 또 다른 성장전략은 자본을 확보한 대기업과의 인수합병이다. 대표적으로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을 직접 개발하기 위해 자금을 확보하고자 대기업인 오리온그룹에 편입되면서 5500억 원을 확보했다. 신약개발 역량을 갖추었으니 확보된 자금으로 블록버스터급 매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돈으로 옥석을 가릴 수도 있지만, 자칫 역량 있는 기업이 커보지도 못하고 고사할 수도 있다. 투자환경이 어렵게 되면 기업가치가 낮아지게 되어 싼값에 좋은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접근으로는 안 될 일이다. 우수한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들에 지속적인 투자가 되어 20년 뒤에는 글로벌제약기업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 센터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 내포혁신도시, 행정통합 이후 발전 중단 우려감 커져
  2. 출연연 처우 개선 요구에 "돈 벌려면 창업하라" 과기연구노조 "연구자 자긍심 짓밟는 행위"
  3. 교육부 '라이즈' 사업 개편 윤곽 나왔다
  4. 충남신보, 출범 때부터 남녀 인사차별 '방치' 지적… 내부 감사기능 있으나 마나
  5. 대전고검 김태훈·대전지검 김도완 등 법무부 검사장 인사
  1. 충남대 중부권 초광역 협력 시동… 2026 라이즈 정책포럼 개최
  2. 반려묘 전기레인지 화재, 대전에서 올해만 벌써 2번째
  3. 대전시 라이즈 위원회 개최…2026년 시행계획 확정
  4. 중대한 교권침해 발생 시 교육감이 고발 등 '교육활동 보호강화 방안' 나와
  5. 강추위 녹이는 모닥불

헤드라인 뉴스


통합 명칭·청사는 어떻게?… ‘주도권 갈등’ 막을 해법 시급

통합 명칭·청사는 어떻게?… ‘주도권 갈등’ 막을 해법 시급

광주·전남이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서 청사 위치와 명칭 등 예민한 주도권 갈등을 벌이는 것을 반면교사 삼아 대전과 충남도 관련 해법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과거 광주와 전남, 대구와 경북 등이 행정통합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고개를 숙인 건 통합 청사 위치와 명칭으로 시작되는 주도권 갈등 때문이었다.광주와 전남은 1995년부터 세 차례나 통합을 추진했지만, 통합 청사 위치와 명칭 등의 갈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기류가 감지된다. 22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시도 조..

충남대 중부권 초광역 협력 시동… 2026 라이즈 정책포럼 개최
충남대 중부권 초광역 협력 시동… 2026 라이즈 정책포럼 개최

정부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에 발맞춰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의 중부권 초광역 협력과 지역대 발전 논의를 위한 지·산·학·연 정책포럼이 충남대에서 열린다. 충남대는 1월 26일 오후 2시 학내 융합교육혁신센터 컨벤션홀에서 '2026년 중부권 초광역 RISE 포럼-중부권 초광역 협력과 대한민국의 미래'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충남대 주최, 충남대 RISE사업단이 주관하고 대전RISE센터와 중도일보 후원으로 진행된다. 김정겸 충남대 총장을 비롯해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성아 대전시 정무경제과학부시..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6·3 지방선거 앞두고 합당할까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6·3 지방선거 앞두고 합당할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합당할지 주목된다. 정청래 대표가 전격적으로 합당을 제안했지만, 조국 대표는 혁신당의 역할과 과제를 이유로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여 실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정청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에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 합당을 위해 조속히 실무 테이블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혁신당 창당 당시 '따로 또 같이'를 말했다. 22대 총선은 따로 치렀고 21대 대선을 같이 치렀다"며 "우리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강추위 녹이는 모닥불 강추위 녹이는 모닥불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입후보설명회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입후보설명회

  • ‘동파를 막아라’ ‘동파를 막아라’

  • 행정통합 관련 긴급 회동에 나선 이장우·김태흠 행정통합 관련 긴급 회동에 나선 이장우·김태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