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부부별산제 및 친족상도례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부부별산제 및 친족상도례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 승인 2024-06-30 11:16
  • 수정 2024-11-13 17:34
  • 신문게재 2024-07-01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이승현증명사진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부부간에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을까요? 구민법은 부부의 고유재산은 각기 독립해 존재하지만, 재산의 점유권·관리권·수익권·처분권 등은 남편에게 있다고 봤다.(관리공통제). 반면 현행 민법은 부부 평등의 입장에서 '부부별산제(夫婦別産制)'를 취하고 있다(민법 제830조 제1항, 제831조). 부부별산제란 부부가 각각 혼인하기 전부터 가졌던 재산 및 혼인생활 중에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그의 특유재산(特有財産)으로 하여, 각자가 관리·사용·수익하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즉, 부부간에도 내 재산과 네 재산의 구분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부별산제 하에서는 부부간에도 일응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우리 형법은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규정을 두고 있어 그동안 부부간에는 절도죄가 성립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헌법재판소가 친족상도례 규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판단(헌법불합치 결정)을 함에 따라 이제는 부부간에도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게 되었다.

친족상도례란 친족 간의 재산범죄(강도죄, 손괴죄, 점유강취죄는 제외)에 대하여 그 형을 면제하거나 친고죄로 정한 형법상의 특례를 말한다. 형법이 가족 사이에서 발생하는 재산범죄에 대하여는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형법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사이의 절도죄·사기죄·공갈죄·횡령죄·배임죄·권리행사방해죄나 장물죄는 그 형을 면제하고(형법 제328조 제1항, 제365조 제1항), 그 밖의 친족 사이에서 이러한 죄가 범하여진 경우에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기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형법 제328조 제1항, 제365조 제1항).

헌법재판소는 '형법 제328조 제1항(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의 재산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은 위헌이고, '형법 제328조 제2항(그 밖의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에 대해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기소)'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재산범죄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일정한 친족 관계가 존재하기만 하면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실제 어떠한 유대관계가 존재하는지 묻지도 않고,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처벌 의사 유무나, 범죄행위와 그 피해 규모 등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채 법관에게 형을 면제하도록 하는 것은 피해자의 재판 진술권을 침해한다고 보았다. 헌법재판소의 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형법 제328조 제1항은 적용이 중지되었고, 국회는 내년 말까지 개선 입법을 하여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유류분(遺留分)' 규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판단을 하기도 했다. 유류분이란 일정한 상속인을 위해 법률상 유보된 상속재산의 일정 부분을 말하며, 구체적으로 민법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민법 제1112조 제1호),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민법 제1112조 제2호),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민법 제112조 제3호),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그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정해 왔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상속인들은 유류분을 통해 긴밀한 연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유류분 제도 자체는 정당하다고 보면서도,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류분권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았고,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피상속인의 형제자매에 관한 유류분 규정은 곧바로 효력을 잃게 되었다.

부부별산제, 친족상도례, 유류분 등의 가족을 규율하고 있던 각종 제도의 변화에서 알 수 있듯이, 종래 유지되고 있던 가족의 개념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개념은 '공산(共産)'에서 '별산(別産)'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다목적실용위성 6호·누리호 5호 발사 앞둔 항우연 가 보니
  2. 대전지검 검사 24명 공석 등 검찰 인력유출 심각…기소사건도 2년새 43% 감소
  3. 대전안전공업 화재, 본격 원인조사 위한 철거시작
  4. 고유가 '직격탄' 교육현장 긴급 지원… 숨통 트이나
  5. “아파트 옮겼으니 퇴직금 없다”… 경비노동자 울리는 용역구조
  1. "통합대학 교명 추천 받아요"…충남대·공주대 새 간판 달까?
  2. 대전교육청 2026년 공무직 채용 평균 경쟁률 6.61 대 1… 조리실무사 '최저'
  3.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4.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5.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헤드라인 뉴스


안전공업 참사 39일만에 철거… 발화점 감식까진 시간 걸릴 듯

안전공업 참사 39일만에 철거… 발화점 감식까진 시간 걸릴 듯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 현장에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철거 작업이 시작됐다. 참사 발생 39일 만이다. 다만 아직 붕괴 위험이 남아 있는 데다 차량 100여 대를 반출해야 하는 만큼, 발화 추정 지점 등에 대한 본격적인 합동감식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28일 대전고용노동청과 경찰,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부터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 동관 일대에서 철거 작업이 진행됐다. 이날 작업은 동관 옥상 주차장에 남아 있던 차량을 공장 밖으로 반출하는 작업부터 시작됐다. 철거업체는 위험..

대전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전면 개통… 시공한 원평종합건설 눈길
대전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전면 개통… 시공한 원평종합건설 눈길

한 달가량 통제됐던 대전 천변도시고속화도로가 전면 개통되면서 공사를 진행한 (주)원평종합건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공사는 원촌육교 진입 램프 구간 보강토 옹벽의 지하 침하와 배부름 현상으로 보수·보강 형태로 진행됐으며, 개통 시점까지 앞당기면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8일 대전시에 따르면 3월 30일 통제됐던 원촌육교 일원 보강토 옹벽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이날 오후 5시를 기해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전면 개통이 이뤄졌다. 당초 개통 시점은 5월 1일로 예정됐지만, 공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하면서 3일 앞당겨..

[6·3 지방선거, 충청의 내일을 묻다] 말로만 균형발전…더 쪼그라든 지역
[6·3 지방선거, 충청의 내일을 묻다] 말로만 균형발전…더 쪼그라든 지역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최대격전지이자 민심 바로미터인 충청 민심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현안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충청의 표를 애걸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국가사업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원도심 활성화, 청년 유출 대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러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주요 현안 상당수가 이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충청의 명운이 달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74명 사상’ 안전공업 건물 철거 돌입…현장감식 병행 ‘74명 사상’ 안전공업 건물 철거 돌입…현장감식 병행

  • 이재명 대통령,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제481주년 기념다례 참석 이재명 대통령,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제481주년 기념다례 참석

  • 지방선거 사전투표 제1차 모의시험 지방선거 사전투표 제1차 모의시험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