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전당대회와 지역정치인에 관한 단상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전당대회와 지역정치인에 관한 단상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

  • 승인 2024-07-30 10:04
  • 수정 2024-07-30 10:16
  • 신문게재 2024-07-31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유재일 대표님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4·10 총선으로 새롭게 등장한 여야가 국민들의 여망과 바람과 달리 정치갈등의 격화로 적지 않은 실망과 우려를 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유난히 무더운 요즘 날씨와 함께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진앙 중 하나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정당들이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출범시켜 희망과 비전을 주려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하지만 전당대회의 일련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진정성 있는 공감대나 신선한 기대감을 주기에는 태부족한 것 같다. 특히 충청 지역민 입장에서는 지역발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지도부 구성이 실망스러울 것이다.

지난 23일에 치룬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대표최고위원에 서울 출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선출했고, 충남 출신 장동혁 국회의원이 포함된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대표 경선에서 충청 연고를 지닌 나경원 의원과 윤상현 의원이 석패했지만, 최고위원 경선에서 충청 연고자를 한 명 배출함으로써 여타 정당에 비해 충청 대표성을 다소나마 반영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해 볼 수 있다. 다음 달 18일에 치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는 3명의 대표 후보와 8명의 최고위원 후보가 경합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충청 연고자는 한 명도 없다. 마찬가지로 5월 19일과 7월 20일 각각 지도부를 선출한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도 대표나 선출직 최고위원에 충청 연고자는 전무하다. 전체적으로 보면, 4개 주요 정당의 선출직 최고위원 15명 중 충청 연고자는 1명(6.6%)뿐인 것이다.



지난달 26일에 충청 출향인사 모임인 사회공헌포럼에서는 제21대에 이어 제22대 국회의원 취임 축하회를 가진 바 있다. 당시 충청 연고 의원은 충청권 지역구의원 28명, 비충청권 지역구의원 15명, 충청 출신 비례대표의원 6명 등 총 49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체 300명 의원 중 16.3%에 해당하는데, 전국 인구 중 11.8%를 차지하는 충청 지역민과 비공식적으로 알려진 충청 출향인을 합친 16%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 의석에서 충청 대표성이 적절하게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지역발전과 밀접히 관련이 있는 정당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충청 대표성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면, 정부·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에서도 충청의 지역발전을 촉진하거나 추동시킬 수 있는 정치적 환경과 역량이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 같은 주장이 자칫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에게 이른바 정치적 부족주의(tribalism)에 해당하는 지역주의에 경사 하도록 하는 것이 아닌지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정체성 대상을 국가뿐만 아니라 지방과 세계에도 두고 있는 정치행위자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주의(localism), 국가주의(statism), 세계주의(cosmopolitanism) 등 다양한 가치들을 갖고 있으며, 세계화와 지방화가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글로컬(glocal) 마인드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정치지도자나 국가지도자로 성장하고자 하는 국회의원이라면 선거구나 연고 지역에 대한 정체성을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삼는 것은 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당권에 도전하는 것을 정치적 소명이자 책무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충청권 28명 국회의원 중 3선 이상은 박범계(대전 서구을·4선), 조승래(대전 유성구갑·3선), 김종민(세종갑·3선), 강훈식(아산시을·3선), 성일종(서산시태안군·3선), 어기구(당진시·3선), 이종배(충주시·5선), 박덕흠(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4선) 등 8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뛰어난 정치적 역량과 권력의지를 갖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당권 도전을 겸양의 미덕을 발휘해 사양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 2년 후에는 기라성 처럼 죽 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50대 국회의원들의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한 도전이 기대된다. 외람되지만, 그런 도전이 두려우면 다음 총선에서 연부역강 한 정치지망생에게 지역구를 양보하는 것이 그동안 지지와 성원을 보내준 지역민들에게 긍정적인 기억을 선사하는 일일 수 있다. 차제에 정당 지도부에 입성한 적이 없이 국회의장단에 기웃거리는 행태를 삼가는 것도 정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임을 덧붙이고 싶다.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온기 페스티벌" 양산시, 동부 이어 서부 양산서 13일 축제 개최
  2. 천안 불당중 폭탄 설치 신고에 '화들짝'
  3. 천안시, 2026년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참여자 모집
  4. 대전 학교 냉난방 가동 체계 제각각 "중앙통제·가동 시간 제한으로 학습권·근무환경 영향"
  5. [중도초대석]김연숙 심평원 대전충청본부장 “진료비 심사, 의료질 평가...지속가능한 의료 보장”
  1. ‘조진웅 소년범’ 디스패치 기자 고발당해..."소년법, 낙인 없애자는 사회적 합의"
  2.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노후 전선·붕괴 직전 천장… 충남경제진흥원 지원 덕에 위기 넘겨
  3.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4. 대전경찰, 지난 대통령선거 선거사범 50명 송치… 지난 20대보다 174%↑
  5.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위기의 소상공인 다시 일어서다… 경영·디지털·저탄소 전환까지 '맞춤형 종합지원'

헤드라인 뉴스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조국을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을 기리고 모시는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국 광역도 중 유일하게 국립호국원이 없었던 설움을 씻어내고 충남에서도 호국영령을 제대로 예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9일 총사업비 495억원 규모의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을 위한 2026년 타당성 연구용역비 2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말 기준 충남 보훈대상자는 3만3479명으로, 참전유공자·제대군인 등을 포함한 향후 국립묘지 안장 수요는 1만8745명으로..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국 12월 금리 변동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반서비스와 제약 업종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전월 대비 4조 5333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9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9조 446억 원으로 전월(174조 5113억 원) 보다 2.6% 늘었다. 같은 기간 충북 지역의 시총은 2.4%의 하락률을 보였다. 대전..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43분께 "태안화력발전소 후문에서 가스폭발로 연기가 많이 나고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인력 78명과 소방차 등 장비 30대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해당 폭발로 인해 중상을 입은 2명은 병원으로 이송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 49분께 초진을 완료했고 현재 자세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내포=오현민 기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