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 의료 소외지서 손쉽게 진단"

  • 경제/과학
  • 대덕특구

생명연 "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 의료 소외지서 손쉽게 진단"

생명연-美 하버드의대 공동연구팀 성과
12개 시료 35분 내 분석, 현지 테스트도

  • 승인 2024-08-28 17:16
  • 신문게재 2024-08-29 6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40828153611
HPV 현장진단 시스템(CreDiT) 이미지와 내부 구조도. 12개의 시료를 전처리부터 검출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Sample-to-Answer' 방식의 HPV 진단시스템이다. 생명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를 손쉽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문 의료시설에서만 가능하던 검사를 의료낙후 지역 여성들이 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이창열 박사팀은 미국 하버드 의대 이학호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인체유두종 바이러스(HPV·Human Papilloma Virus)를 35분 내 검출할 수 있는 현장진단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인체유듀종 바이러스는 피부에 접촉해 감염되면 사마귀를 발생시키는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생식기 점막에 감염되면 자궁 상피세포로 침입해 여러 단계의 종양을 거쳐 자궁경부암을 일으켜 백신을 맞거나 바이러스를 조기 검출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자궁경부암 진단은 세포검사, 아세트산 시각검사, PCR 검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이 같은 진단법은 모두 전문 의료시설이 필요하거나 검사에 긴 시간이 걸려 의료환경이 열악한 국가나 지역에선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유전자가위 기반의 핵심 검출 기술과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을 융합해 고감도로 표적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휴대할 수 있도록 해 현장에서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clip20240828153939
왼쪽부터 교신저자인 이학호 미 하버드대 의대 교수, 세자르 M.카스트로(Cesar M. Castro) 교수, 제1저자 생명연 이창열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한 번에 최대 12개 시료를 35분 내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진단 시약을 고형화해 현장 운송과 보관도 용이하다.

개발된 진단 플랫폼은 임상 시료 169개를 모두 정확히 분석해 높은 임상 적용 가능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열악한 의료환경에 처한 국가나 지역의 의료 소외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실제 의료환경이 열악한 우간다나 가나에서 현지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생명연 이창열 박사는 "HPV 진단의 보편화를 촉진해 그간 원인도 모른 채 자궁경부암 위협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던 의료 소외계층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버드 의대 이학호 교수는 "향후 진단 프로브를 다양화해 자궁경부암 이외의 다른 암 바이오마커와 신종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진단시스템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7월 25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으며 미국 국립보건원(NIH),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생명연 주요사업, 교육부 학문후속시대지원사업, 과기정통부 해외우수기관협력 허브구축사업 지원을 받았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역대 최대 1조 2천억 확보" 김해시, 미래 성장동력·안전망 구축 탄력
  3. 천안법원, 정차 차량 들이받고 도주한 40대 여성 '징역 1년 6월'
  4. 천안시의회 박종갑 의원, 경로당 안마기기 구매 과정 점검 필요성 제기
  5. 백석대 상담대학원, 서울보호관찰소와 교류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1. 천안시의회 노종관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지역생산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통과
  2.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3. 연암대 연합팀 '7DO', 충청·강원권 공유·협업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
  4. '대량 실직 위기'…KB국민카드 대전 신용상담센터 노동자 150여 명 불안 확산
  5. 어깨·허리 부상 잦은 소방공무원에게 물리치료사협회 '도움손'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