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병행문화 기여 인증 ‘가족친화기업’, 알고 보니 악덕기업?

  • 정치/행정
  • 국회/정당

일·가정 병행문화 기여 인증 ‘가족친화기업’, 알고 보니 악덕기업?

신용평가 반영과 보증료 감면 혜택받는 가족친화기업들 2년간 노동법 위반만 1825건
기소돼 인증 취소된 기업은 14곳뿐… 여성 합격 제한해 유죄받은 하나은행도 인증 유지
장철민 의원 “가족친화기업 인증 기준 분기별 의무조사 필요”

  • 승인 2024-10-30 14:42
  • 수정 2024-10-30 15:41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가족친화
일과 가정생활을 함께하는 직장문화 조성에 기여해 인증받는 ‘가족친화기업’이 오히려 노동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기본인 근로기준법은 물론이고 가족친화기업의 핵심인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줄줄이 기소됐지만, 여전히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유지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이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가족친화기업의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 등 노동관계법 위반은 모두 1825건으로 집계됐다.

가족친화기업은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는 직장문화를 조성하는 기업으로, 여성가족부가 가족친화 사회환경의 조성 촉진에 관한 법에 따라 인증하는 제도다. 가족친화기업으로 인증받으면 국가 계약상 업체 선정에서 가점을 받고 신용평가 반영과 보증료 감면 등의 혜택이 있다. 여기에 세무조사 유예까지 추진 중이다.



2024082501001631800064701
장철민 의원
여가부는 노동법을 위반하며 법규상 최소 요구사항을 지키지 않은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취소하지 않았다. 최소 요구사항 위반은 총 43건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위반이 27건으로 가장 많았다.

1825건 중 검찰이 재판이 넘긴 기소사건은 190건이었으며, 이 중 6건에 대해선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취소하지 않았다.

법령상 가족친화 관련 요구사항을 지키지 않은 기업에 대해 인증을 취소할 수 있지만, 여가부는 방치했다.

인증심사를 위한 가족친화인증위원회도 올해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그사이 위반 기업들은 각종 혜택만 챙긴 셈이다.

최근 5년간 인증이 취소된 기업은 14곳에 그쳤다. 채용 과정에서 여성 지원자 합격을 제한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판결받은 하나은행이나,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아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은 코스맥스는 아직도 가족친화기업 명단에 올라 있다.

장철민 의원은 “정부가 가족친화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유예까지 추진하며 혜택을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본래 목적이었던 가족친화환경 조성은 뒷전"이라며 “가족친화기업 인증의 필수 기준을 명시하고 인증기준에 적합한지를 분기별 의무로 조사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경기 프리미엄버스 P9603번 운행개시
  2. [기획] 의정부시, 우리동네 정책로드맵 ‘장암동편’
  3.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4. 첫 대전시청사 복원활용 탄력 붙는다
  5.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1. '세종시=행정수도' 진원지, 국가상징구역...공모작 살펴보니
  2. 충남도 청렴 파트너 '제8기 도민감사관' 출범
  3. 헌법파괴 비윤리적 2025 인구주택총조사 국가데이터처 규탄 기자회견
  4. '최대 30만 원 환급' 상생페이백, 아직 신청 안 하셨어요?
  5. 홀트대전한부모가족복지상담소, 대전아동기관단체와 협약

헤드라인 뉴스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6대 광역시 중 두번째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6대 광역시 중 두번째

대전지역 자영업자들이 극심한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폐업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도소매업의 경우 대출 증가와 폐업률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이들을 위한 금융 리스크 관리와 맞춤형 정책 지원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대전지역 자영업 현황 및 잠재 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준 대전지역 자영업자 수는 15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이후 감소세를 보인 다른 광역시와 달리 대전의 자영업 규모는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다. 전체 취업자 수 대비 자영업자가 차..

갑천에서 18홀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갑천에서 18홀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대전 유성구파크골프협회가 맹꽁이와 삵이 서식하는 갑천 하천변에서 사전 허가 없이 골프장 조성 공사를 강행하다 경찰에 고발당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나무를 심으려 굴착기를 동원해 임의로 천변을 파내는 중에 경찰이 출동해 공사가 중단됐는데, 협회에서는 이곳이 근린친수구역으로 사전 하천점용허가가 없어도 되고 불법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24일 대전시하천관리사업소와 대전충남녹색연합에 따르면, 유성구 탑립동 용신교 일대의 갑천변에서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굴착기가 땅을 헤집는 공사가 이뤄졌다. 대덕테크노밸리에서 대덕구 상서동으로 넘어..

세종 도시재생 `컨트롤타워` 생긴다… 본보 지적에 후속대책
세종 도시재생 '컨트롤타워' 생긴다… 본보 지적에 후속대책

<속보>=세종시 도시재생사업을 총괄 운영할 '컨트롤타워'가 내년 상반기 내 설립될 예정이다. 국비 지원 중단 등 재정난 속 17개 주민 거점시설에 대한 관리·운영 부실 문제를 지적한 중도일보 보도에 후속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중도일보 11월 19일자 4면 보도> 세종시는 24일 오전 10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도시재생 사업의 주민 거점시설 운영 현황과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본보는 10년 차 세종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광역도시재생지원센터와 현장지원센터 5곳이 폐쇄한 작금의 현실을 고발하며, 1000억 원에 달하는 혈세 투입..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렁주렁 ‘감 따기’ 주렁주렁 ‘감 따기’

  •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