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계족산의 요정, 정진옥의 또 다른 변신(變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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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계족산의 요정, 정진옥의 또 다른 변신(變身)

김용복/평론가

  • 승인 2024-11-25 15:02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2시 한국효문화 진흥원 대강당.

계족산의 요정 정진옥이 또 다른 변신(變身)을 선보이는 날이다.

벌써부터 관람을 오신 어르신들로 좌석이 꽉 찼다.

정진옥의 창작공연 '그래도 좋은 인생이었다'를 관람하기 위해서다.



이곳은 대한민국 물론 세계 유일의 효문화마을이 있는 데다가 족보박물관이 있으며, 전국문중협회(회장:정진남)와 효문화진흥원(원장 김기황)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전의 어르신들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어르신들을 모신 관광버스가 매일 모여든다.

대전에선 312번 버스와 313번 버스가 15분마다 다닌다. 65세 어르신들에게는 버스비가 무료요, 이곳 효문화마을에서 제공하는 중식비가 5천 원으로 저렴하다. 그리고 효문화마을 강당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매일 바뀌어 진행된다. 어르신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즐기기에는 이보다 좋은 곳이 대한민국에 없으리라. 그래서 '전국 효문화 마을'이요, '전국 효문화 진흥원'인 것이다.

오늘 주제는 한국의 오드리햅번 정진옥 단장이 이끄는 창작공연 '그래도 좋은 인생이었다'이다. 대전문화재단(관장 백춘희)에서 지원을 받아 오늘 첫 공연을 시작했다 한다.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대전문화재단이 이처럼 노인들을 배려해 지원을 했다는 것에 대하여 그 직원들과 백춘희 관장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어쩌면 어르신들을 자신의 부모님 모시듯하는 이장우 대전 시장의 배려가 있어 지원하게 됐고 이곳 효문화진흥원 강당을 대관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처럼 이장우 대전 시장은 어르신들에 대한 배려가 깊은 분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좋은 인생이었다'는 지난 10월부터 진행되었던 우리나라 오드리햅번인 정진옥 단장이 이끄는 '뻔뻔(Fun Fun)한 클래식'팀의 새로운 창작 첫 공연이라 한다. 오늘을 시작으로 전국 어디서나 부르면 달려가서 어르신들에게는 흥을 돋궈드리고 젊은이들에게는 희망에 찬 삶의 욕구를 불러일으키게 해줄 것이란다.

오늘 출연한 출연진만도 요염하지만 상냥하고, 아름답기 오드리햅번을 능하할 정진옥 단장을 비롯하여, 지휘자 박영범, 메니저 박민성, 호산나 역을 맡은 김호준, 제자 역을 맡은 유용진, 소리꾼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강다은, 피아니스트 박혁숙, 단무장 남지미 등 모두가 대전지방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분들이다.

제작진도 보자.

총괄 김종훈, 대본 김종훈과 정진옥, 연출 역시 김종훈과 정진옥, 작가 김종훈, 작곡 및 음악감독 남지미, 영상 정대경, 음향 이근호, 디자인 심현경 등이 제작에 참여하였다.

오늘의 주인공 정진옥에 대하여 더 자랑 좀 하고 넘어가자.

그는 소프라노다. 대전은 물론 우리나라에는 내로라하는 소프라노가 많다. 정진옥 성악가의 미모를 자랑하기 위해 너스레를 떨려는 것이 아니다. 그의 인간미와 타고난 음정에 대한 느낌을 말하기 위해서다. 그는 언제나 아는 분들을 만나면 다가와 상냥하게 웃으며 인사를 해준다. 그는 그가 내는 특유의 성량으로 보아 '드라마틱(dramatic, Hochdramatisch)'소프라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소리가 가장 풍부한 '드라마틱'은 음을 오래 지속할 수 있어야 하며, 음색은 깊으면서 화려해야하고 동시에 당당한 외모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는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가 아무리 높은 음으로 노래를 불러도 그의 다정다감한 음색 때문에 귀에 거슬리지가 않고 감동을 받는다.

이렇게 모든 것을 갖춘 정진옥 성악가를 찾아내어 계족산 황톳길 무대에 세운 '맥키스컴퍼니'의 조웅래 회장의 사람 보는 눈 또한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대전에 있기에 계족산에 황톳길이 생기고 전국에서 젊은이들이 이곳을 찾아 활력소를 얻게 되었고, 전라도 김제에서는 질 좋은 황토를 팔아 재정에 도움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출연자 이 사람 놓칠 수 없다.

소리꾼 강다은 양이다. 조명 빛에 비취는 강 양은 외모부터 젊고 아리따웠다. 대부분 소리꾼들은 한복 차림에 쥘부채를 들고 나와 목울대에 힘을 주어 소리를 부르는 어르신들인데 강다은 양은 젊은데다가 쥘 부채대신 가야금을 들고 나와 손으로는 가야금 현을 뜯고 목울대로는 흥을 돋궜다.

♬옹헤야

옹헤야 어절씨구 옹헤야 저절씨구 옹헤야 잘도헌다 옹헤야

에헤에헤 옹헤야 어절씨구 옹헤야 잘도헌다 옹헤야

철뚝넘어 메추리란놈이 보리밭에 알을낳네 옹헤야

에헤에헤 옹헤야 어절씨구 옹헤야 잘도헌다 옹헤야♬

신바람이 절로났다. 젊고 예쁜 소리꾼의 목울대를 타고 나오는 음색(音色)이 분위기와 딱들어맞아 어르신들의 엉덩이를 그대로 두질 않았다. 자리에서 너나할 것 없이 일어나 춤을 춰대기 시작했다. 끼가 많은 나도 무대로 달려나가 가야금을 받아들고 젊은 소리꾼 손을 맞잡고 춤을 춰대기 시작했다. 함성이 예서제서 울려 나왔다.

♬어절씨구 옹헤야 저절씨구 옹헤야 잘도헌다 강다은♬

강당 로비에서 안내를 맡은 장옥란 해설사와 황금희 해설사도 상냥하고 교양이 있었다. 그래서 마음이 편안했다.

오늘은 마치 어르신들의 축제분위기 같았다.

너도 즐겁고, 나도 즐겁고, 우리 무두가 즐거웠다.

오늘이 첫 무대공연이란다.

이런 공연이 우리 대전 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서나 볼수 있도록, 그래서 어르신들은 외로움을 달래고, 젊은이들은 활력소를 얻어 희망찬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김용복/평론가

김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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