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저장강박증 의심 가구 속출하지만… 실태 파악·대책 마련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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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저장강박증 의심 가구 속출하지만… 실태 파악·대책 마련 '전무'

청소, 치료 지원 과정 대상자 동의 받기 어려워
자문단 구축·사후관리 등 체계적 대책 마련돼야

  • 승인 2024-11-26 17:01
  • 수정 2024-11-26 18:56
  • 신문게재 2024-11-27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산성동 집
주거 개선이 이뤄진 중구 산성동 쓰레기 집 현장. 집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고물과 폐기물들이 정리된 모습이다. (사진=정바름 기자)
매년 대전에서 저장강박증 의심 가구로 인한 안전 문제, 주민 민원이 속출하고 있지만 실태 조사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거 개선과 심리치료 지원 과정에서 대상자 동의를 받기 어려워 현장의 애로점도 상당한 만큼 자문단 구축, 사후관리 등 체계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주민 민원에 구청과 경찰까지 나서 대청소가 진행된 중구 산성동 3층 높이 쓰레기 집 현장에 가보니 집 주변으로 쌓여 있던 폐기물들이 대부분 정리된 상태였다. 쓰레기더미에 가려져 있던 현관문도 드러나 비로소 사람이 드나들 정도로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해당 주택은 악취와 거주자 위생, 쓰레기더미 붕괴 우려로 22일 인력 70여명 투입돼 폐기물 20톤 이상이 정리됐다.

하지만, 동네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근 주택 주민 A씨는 "이번에 쓰레기 집이 정리돼 속 시원하기도 하지만, 집주인이 다시 폐기물들을 쌓아 놓을까 걱정된다"며 "작년에 구청에서 와서 청소를 해줬는데도 불구하고 쓰레기들을 쌓아놔서 이번에도 문제가 됐던 것"이라고 토로했다.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의 저장강박증을 포함한 강박 장애 추정 인구수는 2880명이다. 저장강박증은 쓰레기와 잡동사니를 버리지 못하고 모으는 증상이다. 동네 안전과 위생, 미관상 문제로 주민 민원의 온상이 되고 있다.

대전에서도 쓰레기를 쌓아둬 주민 민원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매년 발생하고 있지만,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저장강박증 의심 가구에 대한 정확한 현황조차 알 수 없는 실정이다.

5개 자치구별로 저장강박증 의심 가구는 지역 내 위기·취약가구를 통틀어 지원하는 통합사례관리 사업 내에서 지원되고 있다. 대부분 민원 발생 시 각 동 행정복지센터가 파악해 대상자의 동의를 얻어 청소를 하고, 자치구 별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심리 치료·상담을 지원하는 식이다.

하지만, 자치구마다 관리도 제각각이다. 특히 서구의 경우 지원이 이뤄진 저장강박증 의심 가구 한에서 수치를 파악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반면 중구, 유성구는 지원 가구 수에 대한 대략적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원과정에서 현장 공무원의 애로사항도 상당하다. 청소와 심리 치료 지원을 위해선 대상자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상자 스스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거부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서구 관계자는 "개인의 재산권 문제가 걸려 있다 보니 강제집행을 할 수 없어 청소 지원부터 쉽지 않다"며 "대상자 중 보호자가 없는 이들도 많아 가정방문 등을 통해 계속해서 대상자를 설득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덕구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쓰레기를 주택 바깥까지 쌓아놔 주민 피해가 심한 저장강박증 의심 가구가 있지만, 대상자가 청소 동의를 해주지 않아 지금까지 설득 중인 상태"라고 토로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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