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선생의 뜻과 정신

  • 오피니언
  • 여론광장

[기고]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선생의 뜻과 정신

이연우/충남도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 승인 2024-12-01 09:49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조선의 학문과 사상은 성리학과 예학으로 대변된다.

임병양란 이후엔 단순한 개인의 학문이나 연구, 수양의 방편이 아니고 새로운 국가의 질서를 확립하여 나라의 기강을 반석 위에 올려 놓기 위한 경세(經世) 사상이 그 핵심이었다.

그래서 선비가 갖추어야 할 조건은 민본을 바탕으로 한 경세 능력과 출처 대의를 먼저 따졌다. 율곡(栗谷), 구봉(龜峯), 사계, 신독재(愼獨齋) 선생이 그랬고 우암(尤菴), 동춘(同春), 초려(草廬), 미촌(美村), 시남(市南) 선생 등 충청 5현이 모두 그랬다.

어진 인간성을 바탕으로 사리사욕에 물들지 않고 세상의 지속적인 관심과 책임의식을 가질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인간의 본성은 인의지만 그 본성을 체계적으로 사회화하여 일상생활에서 예제를 제정하고 다시 그 예제를 근거로 국가사회의 법제(法制)를 시행하는 왕도정치를 추구할 것을 역설했다. 이렇게 개인의 도덕과 양심을 회복하고 정의를 옳고 바르게 실천하게 되면 그것이 건강한 가정과 사회와 나라를 만들 수 있디고 보았다.

조선 500년이 유지된 것은 조선 중기 이후 선생의 사상과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바른 정치를 펼치고자 하였던 선생의 고매한 뜻을 되새기는 것은 개인의 호사(豪奢)가 아니다. 선생이 살았던 시기는 변화와 격동의 시기였다. 1575년 동서분당, 1589년 기축사옥 그리고 1592~1598년 임진왜란 1613년 계축사옥, 1623년 인조반정과 1627년 정묘호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산림(山林)의 종장(宗匠)으로서 그리고 한 시대를 담당할 주체로서 홀로 부단한 삶을 영위했다.

17세기 전쟁의 포화에서 겪은 성리학은 이미 무너져 버린 국가를 재건하는 지도이념과 사회질서 이념으로서 충분히 기능하지 못했다.

이 때 선생은 사회혼란을 막고 국가 재건의 주요 방법으로 강상(綱常)과 오륜(五倫)을 되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했다.

강상의 강(綱)은 군신, 부자 등 인간관계를 의미하고 상(常)은 언제나 변함없는 삶의 가치를 의미한다. 오륜은 부자(父子), 군신(君臣), 부부, 장유(長幼), 붕우(朋友) 등 인간관계의 핵심적인 윤리관계를 정의했다.

즉, 17세기는 강상과 오륜을 지킴으로서 국가와 사회의 안정된 기강을 확립하려 했고 그 방법을 예절의 보급을 통하여 구현하고자 했다.

그 중심에 사계선생이 계셨고 그 제자들에 의해 그 뜻과 정신이 계승되었으며 예학을 중심으로 한 사회질서를 재편성하게 되었다.

선생은 이러한 국가적 난제 속에서 한국 예학의 종장으로 국가를 재건하고 인의(仁義)를 중심으로한 인간과 인륜과 예의가 바탕이 된 그런 사회를 이루려고 헌신하였다.

요즘 같이 나라 안팎으로 어려운 땐 선생의 삶을 다시 되돌아 보고 이해관계나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않고 민생을 중심으로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지도자는 없는지 따져 물을 일이다.

벌써 차기 대권 주자 운운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렇게 사람이 없는지를 묻는 것은 내 주위에는 흔한 이야기가 됐다.

이미 광복 79년을 맞는데도 우리 주위엔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는 인사들의 목소리만 커진다. 사계 선생을 위시한 충청 5현들이 계시면 뭐라 말씀하실지 궁금하다. 그래서 더 부끄럽다.

이연우/충남도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KakaoTalk_20241127_112944554
이연우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