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108. 테러리즘의 핵심적 의도와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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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 칼럼] 108. 테러리즘의 핵심적 의도와 대응 전략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 승인 2025-02-20 12: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2018년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교수가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테러리즘을 포함했을 때만 해도 크게 실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물론 2001년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를 공격하는 이른바 '9·11 테러'가 있었지만, 그때만 해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으로 특수한 사건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 1월 6일, 미국 대통령 부정선거 음모론에 항의하는 폭도들이 미국 의사당을 난입했을 때, 테러리즘은 먼 곳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어느 정도 실감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17일, 우리나라에서 법원을 점거하는 폭동을 보면서 '테러리즘은 바로 우리 옆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테러리즘의 핵심 요소와 성격 그리고 대응 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먼저 테러리즘을 정의하면 '정치적, 이념적, 종교적, 또는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폭력이나 위협을 사용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기원전 1세기 로마제국에 저항하며 암살을 시도한 사건으로부터 출발하여 근현대에는 민족주의, 이념적 갈등, 종교적 극단주의가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테러리즘의 성격은 다양하지만, 우리가 유념해야될 점은 물리적 피해를 가하는 것이 목적이라기보다는 공포를 조성하는 방법으로 정치 상황을 바꾸려고 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전략은 '적'에게 물리적으로 결정적인 피해를 입힐 수 없는 아주 약한 일당이 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성격 때문에 유발 하라리 교수는 "테러범은 군(軍)의 장성처럼 하지 않고 연극의 연출가처럼 사고한다"고 하였습니다. 테러가 하나의 연극이라는 것이지요. 테러를 통해 공포와 혼란을 일으키면 상대방이 과잉 반응을 하여 힘을 잘못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테러범 자신들이 조장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과격한 군사적 정치적 폭동 상태를 자초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과격 행위가 여론을 악화시키고 중립적인 인사들의 입장을 바꾸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질적 충격보다 감성적 충격을 가하는 것이고 그 점에 착안하여 유발 하라리 교수는 군사작전이 아니라 연극의 연출에 비유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파리는 찻잔 하나도 혼자서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러나 파리는 도자기 가게를 부술 수도 있는데, 그것은 파리가 황소 귓속에 들어가 윙윙거리면 황소는 미쳐 날뛰게 되고 그 행위로 도자기 가게를 부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9·11 테러' 이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미국이라는 황소를 자극해서 중동이라는 도자기 가게를 파괴하고 테러범은 도자기 잔해 속에서 번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여기에서 테러범들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군대가 없으면서도 공포를 조성함으로써 자력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정치적 힘의 균형을 바꿀 수 있는 것이지요. 자신들이 불리하고, 일부 희생이 있음을 잘 알고 있지만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훨씬 많다는 전략적 계산입니다. 이에 대해 유발 하라리 교수는 성공적으로 테러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에 관심을 갖도록 당부합니다. (이하 유발 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249쪽 참조)

첫째, 정부는 테러망을 겨냥한 비밀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둘째, 미디어는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여 과잉 보도를 피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미디어가 테러에 집착하고 정부가 과잉 대응을 하면 테러는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공포'와 '과잉'에 말려들지 않게 균형 있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테러리즘의 실패는 양극단을 제외한 균형 있는 시민들이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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