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에 정전사고로 공장 셧다운까지…석화업계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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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불황에 정전사고로 공장 셧다운까지…석화업계 '설상가상'

LG화학·롯데케미칼 총 240만t 캐파 멈춰…"손해배상 청구할 듯"

  • 승인 2025-02-26 08:32
  • 임붕순 기자임붕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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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대산석유화학공단 정전 사고 현장 모습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 정전이 발생하면서 장비 재가동에 수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각 업체에 최소 수십억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최근 수요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부진한 업황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업계에 예상치 못한 생산 중단까지 발생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공장 가동이 멈췄다. LG화학은 이날 낮 12시께, 롯데케미칼은 낮 12시30분께 다시 전력을 공급 받기 시작했다.

각 업체는 일단 생산공정에 투입된 원료를 모두 연소시키고 생산 재개까지 공장을 전면 폐쇄했다.

공장 가동이 멈추면 이미 투입된 원료에서 제대로 된 제품이 생산되지 않고 설비에 영향이 생길 수 있어 원료를 모두 태워야 한다.

전기 공급이 재개되더라도 설비 점검 등 절차가 필요해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최소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대산공장 나프타분해시설(NCC)은 에틸렌 기준 연산 130만t의 생산능력(캐파)를 갖추고 있으며, 롯데케미칼도 연산 11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해왔다.

정전으로 모든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최소 수십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다행히 다른 공장에서도 에틸렌 등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수일분 이상의 재고가 비축되어 있어, 공급 차질은 없다고 한다. 대산석유화학 단지 내에서 원재료를 공급받는 다른 석유화학 업체 관계자는 "여파를 살펴보고 있지만, 공급에 차질이 생길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고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재고자산은 LG화학이 지난해 3분기 2조7144억원, 롯데케미칼이 2조8589억원이다. 2023년 연말 대비 LG화학은 5104억원, 롯데케미칼은 572억원 증가했다.

당장 공급 단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설비 등에 영향이 있을 시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전체가 셧다운된 상태고, 당분간 가동 중단이 예상돼 생산 차질은 불가피하다"며 "구체적인 경위와 피해 규모가 파악되면 추후 손배해상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G화학과 롯데대산유화(현 롯데케미칼)는 2006년 변전소 변압기 고장으로 정전을 겪은 뒤 한국전력에 104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불황을 겪는 상황에 생산 중단까지 겹치며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은 화학 산업 생산액 세계 5위, 에틸렌 생산 능력 세계 4위로 대표적인 주력 산업이지만, 2022년 하반기 이후 장기간 불황을 겪고 있다.

LG화학은 작년 4분기 영업손실 2천520억원으로 5년 만에 분기 적자를 냈으며, 롯데케미칼은 작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내며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특히 롯데는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석유화학 비중을 축소하기로 하고 비핵심 자산 전반에 걸쳐 에셋라이트(자산 경량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두가 '위기의 석유화학'이라고 말하는 상황에 생산 중단까지 발생해 내부에서도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이른 시일 내 가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구역 전기사업자인 씨텍으로부터 전기와 열 등을 공급받고 있다.

한국전력 한 관계자는 "한전에서 씨텍으로 전기가 가면 씨텍이 각 업체로 다시 공급하는 체계"라며 "일단 한전 선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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