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수 작가 "글 쓰는 건, 내 마음을 엮는 일"

  • 문화
  • 문화/출판

송대수 작가 "글 쓰는 건, 내 마음을 엮는 일"

육십 넘어 수필가로…사업가에서 작가로 인생 2막
'글코를 꿰다' 수필로 풀어낸 내면의 회복과 사유
"수필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아무나 깊게 쓰진 못해"

  • 승인 2025-05-08 08:56
  • 수정 2025-05-08 08:57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KakaoTalk_20250422_094024867
책 '글코를 꿰다'의 송대수 작가./사진=송대수 작가 제공
글을 쓴다는 건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지만 쉽지 않다. 송대수 작가는 그 어려운 길을 황혼 무렵에 시작했다. 평생 제조업과 유통업에 종사하며 살아온 그가 60대 중반에 수필가로 등단해 최근 두 번째 수필집 '글코를 꿰다'를 출간했다. "글을 쓴다는 건 나의 어리석음과 나약함을 마주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송 작가를 만나본다.<편집자 주>



- 첫 책을 낸 이후 두 번째 수필집을 펴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 2016년 서울의 한 문예지에 기고한 글로 수필 부문에 등단하게 되었다. 이후 대전과 서울의 문예지에 수필을 기고해왔다. 첫 책은 2022년 4월, 7년간 유럽 여행을 담은 '바람이 부는 그 곳에'였다. 그 책을 낸 후 1년간 꾸준히 글을 썼고, 문예지에 실었던 글들과 새로 쓴 글을 모아 두 번째 책을 내게 되었다. 이번 책은 글쓰기에 좌절했던 시간을 딛고 다시 펜을 든 결과물이다. 지금도 글쓰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그 고된 과정 속에서 얻게 된 성찰과 희망이 글 속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 수필이라는 장르는 문학 안에서 어떤 자리에 있다고 보시는가?



▲ 문학은 글을 쓰는 이의 경험과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본다. 수필은 그 중에서도 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오해도 있지만, 오히려 솔직한 이야기를 문학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나의 글 역시 문학적 표현을 통해 독자와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자 노력했다. 수필은 짧지만, 한 편을 쓰는 데 있어 그만큼의 깊이와 고뇌가 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번 수필집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가?

▲ 주로 나의 삶에서 겪은 개인적인 이야기들이다. 특히 글쓰기가 얼마나 어려운 과정이었는지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처음에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두려웠고, 내면의 약함을 감추고 싶었다. 그러나 글을 쓰면서 점점 마음이 열렸고, 오히려 감춘 것들을 드러내는 것이 치유로 이어졌다. 인생 2막을 살아가며 얻은 작지만 소중한 깨달음들을 담아냈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쓰는 글이 주는 위안이 있다.

- 수필집 제목이 독특하다. '글코'는 어떤 의미인지?

▲ 글을 쓰다 보면 머릿속에서 어떤 단어가 뭉글뭉글 솟아오를 때가 있다. 사전에는 없는 단어지만 의미를 담아내기에 적합하다고 느껴 스스로 만든 말이 '글코'다. '글코를 꿰다'는 수필에서는 이런 감정의 흐름을 엮듯 풀어내고자 했다. 그래서 책 제목으로 삼게 되었다.

- 이번 수필집에서 특히 애착이 가는 글이 있다면 어떤 글인지?

▲ 모든 글이 다 소중하지만 굳이 꼽자면 '묵주'와 '작은 행복'이다. '묵주'는 부산 수도원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졸며 손에 묵주를 쥐고 있었던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무심함과 간절함이 공존하는 그 순간이 글의 단초가 되었다. '작은 행복'은 플루트와 관련된 이야기다. 인생 2막을 살아가며 플루트는 나에게 반려자 같은 존재다. 우울할 때 불면 기분이 나아지고, 삶의 즐거움을 준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더 깊은 감정을 주었다. 나이 들면서도 배움과 기쁨이 공존하는 삶이야말로 진짜 행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 향후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

▲ 다음 수필집을 내기까지는 최소 3년 정도 걸릴 것 같다. 수필은 짧지만 매주 한 편씩 쓰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책을 꼭 내고 싶다. 제목은 미리 '사계주'라고 정해봤다. 비발디의 사계에서 착안했는데, 우리 삶 역시 계절처럼 변하기에 그에 맞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 또 하나의 바람은 단편소설을 쓰는 것이다. 이청준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특히 인간 내면과 역사,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다룬 그의 글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나도 언젠가는 그런 작품을 쓰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동래구, 제3회 온천천 빛 축제 개최
  2. 김포시농기계임대사업소, 노후농기계 불용품 매각
  3. 상명대 간호학과, 나이팅게일 선서식 개최
  4. 천안시보건소, '생명존중 안심마을' 4곳 지정
  5. 한기대 STEP, '열정 가득' 온라인 서포터즈 3기 출범
  1. 천안 벽산 블루밍 파크포레, 사업계획 승인 및 도급계약 모두 마쳐
  2. 나사렛대, 기아자동차 정주훈 상무 초청 '경영인의 날' 성료
  3. 충남창경센터, 'The Future with AX Forum' 개최
  4. 한기대, 충남경제정책 경연대회 우수상·장려상
  5. 천안법원, 만취상태로 차 들이받아 상해입힌 50대 여성 벌금형

헤드라인 뉴스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유성복합터미널을 운영할 주체가 최근 결정되면서 대전 시민들의 고속·시외버스 운송체계가 동구 용전동과 유성구 구암동의 두 개의 복합터미널의 양강 체계로 전환될 전망이다. 대전교통공사는 11월 19일 주식회사 루시드 및 금호고속주식회사와 유성복합터미널의 공동운영사로 결정하고 5년에 추가 5년 연장 가능한 계약을 체결했다. 유성복합터미널은 2010년부터 민간사업자 공모방식으로 4차례 추진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2020년 대전시의 공영개발로 전환됐다. 시가 사업비 449억 원을 투입해 버스 15대가 동시에 승객을 승하차하는 플랫폼을 갖추고..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주말부터 전국에서 누리호 관련 행사가 진행되며 4차 발사 성공을 기원하는 분위기가 고양되고 있다. 23일 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27일 오전 12시 54분에서 1시 1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서 누리호 4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발사 예비 기간은 이날부터 12월 4일까지며 이 기간 중 누리호 4차 발사가 진행된다. 이번 발사는 기존과 달리 늦은 시간 진행된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기의 궤도 진입을 고려한 시간이다...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고환율에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고환율에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국제유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름값은 고유가 행진을 이어가 주목된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고환율로 인한 원유 수입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주간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ℓ당 25.80원 오른 1729.72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38.54원 오른 1636.57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은 4주 연속 동반 상승했다. 대전·세종·충남지역 내 기름값도 10월 넷째 주를 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