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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예술의전당. |
연습실과 악기 보관 장소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효율적인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문화 인프라 확충 없이 단체만 급하게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대전시는 2023년 대전시민교향악단 '대전아트필하모닉'을 창단한 데 이어 이달 1일 대전시민합창단 '대전아트콰이어'도 출범시켰다. 이들은 모두 시 소속 비상임 예술단이다
그러나 정작 연습 공간 확보는 여전히 미비한 상태다.
아트필하모닉은 대전예술의전당 내 앙상블홀 리허설룸을, 아트콰이어는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의 연습실을 공유해 쓰고 있다. 청소년합창단은 방과 후 연습을 하기 때문에 아트콰이어는 낮 시간대를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고, 아트필하모닉이 사용하는 리허설룸은 대전시립예술단뿐 아니라 외부 공연자들도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사용 시간 조율이 불가피하다. 특히 악기 보관 장소는 모든 예술단이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시립예술단인 교향악단·무용단·합창단·청소년합창단·국악단 등은 대전예술의전당이나 대전시립연정국악원 내 전용 연습실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비상임 예술단은 전용 공간 없이 기존 단체와 일정을 조율하거나 비는 시간대를 활용해야 하는 구조인 것이다.
민선8기가 새롭게 출범시킨 비상임 예술단은 39세 이하 청년 예술인을 주축으로 하며, 1년마다 단원 평가를 거쳐 재계약이나 일부는 시립예술단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60세 정년이 보장된 기존 시립예술단 구조상 청년 예술인 진입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정책이다.
그러나 창작 활동에 있어 연습 공간과 악기 보관 장소는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다. 현재와 같이 제 공간 없이 떠도는 상황에서는 집중력 저하와 장비 관리 문제, 일정 중복에 따른 효율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크다. 이에 예술단을 창단하는 데 앞서 운영 여건이 마련돼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에 따르면 음악 전용 공연장으로서 음향 설비가 갖춰진 시설은 현재로선 대전예술의전당이 유일해 다른 대체 공간은 없는 실정이다.
이에 시는 장기적으로 인프라 개선에 나서고 있다.
현재 중구 중촌동에 조성 중인 제2문화예술복합단지에 클래식 전용 공연장을 포함한 예술단체별 전용 연습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단지는 오는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그 전까지는 현재의 공간 활용 방식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대전시 관계자는 "전용 공간은 없지만 기존 시설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으며 연습 일정 조율 등을 통해 원활히 운영 중"이라며 "청년 예술인들의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출범한 만큼 어려움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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