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의 모범적인 효와 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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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의 모범적인 효와 예절

김덕균 중국산동사범대학 한국학연구소장

  • 승인 2025-06-08 16:57
  • 신문게재 2025-06-09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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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균 소장
물이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문화도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인류 고대문명의 발상지 중국의 황하문명이 한국, 일본에 영향을 미친 것도 같은 이치이다. 그런 가운데 한중일 삼국은 같은 한자문화권, 유교문화권에 편성됐다. 유교문화가 생활의 기본이 됐고, 갑골문 이후 전개된 다양한 한자문화가 지대한 영향을 주면서 훗날 두 나라 각각의 소리글자가 나왔어도 한자를 사용하지 않으면 완성도가 떨어질 정도로 한자의존도는 매우 높았다. 소리글자의 특성상 외래어 표기가 늘면서 한자어 사용이 줄긴 했어도 정확한 문장 이해를 위해서는 한자가 필수라는 것이다. 한자를 많이 알면 알수록 표현도 다양하고 깊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글보다 한자 의존도가 높은 일본어는 말할 것도 없다.

생활문화 전반에 영향을 준 유교문화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종교인구 분포 상 기독교(천주교 포함)와 불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유교문화 국가로 분류된다. 그렇다고 여기에 반대하거나 반발하는 사람도 없다. 유교를 종교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도 그 이유가운데 하나다. 일본도 특유의 불교와 신도(神道)문화가 절대적이지만 역시 유교적 한자문화권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양국 모두 생활 속 유교적 의식구조가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심에는 예의(禮儀) 질서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고개를 숙이는 예절문화는 유별나다. 굳이 나라를 소개하지 않아도 인사 예절만 보고도 한국사람, 일본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 개인차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사람은 정중하게 한 번, 일본 사람은 두 번 이상 몸을 숙여 절을 한다. 유교문화가 태동했지만 평등사회를 추구하면서 달라진 중국인들의 뻣뻣한 예절문화와는 구별된다. 하지만 중국이 다시 전통문화와 예법을 강조하는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런데 유교적 예절문화의 모범국가로 분류되는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생각이 흥미롭다. 중국내 소통되고 있는 각종 한국어 교재의 내용과 한국 드라마의 영향이다.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한국어 교재에는 한국의 전통예절을 모범적으로 표현했다. 경어체가 특징인 한글 자체가 효와 예절을 필수로 하고 있고, 그에 따른 가정과 사회에서의 모범적인 부모 어른 공경의 모습이 잘 담겼다. 유교적 효문화와 어른 우선의 예법질서이다. 여기에 한국드라마의 영향도 만만치 않았다. 오래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사랑이 뭐길래' '대장금'에서 비롯된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최근 '폭삭 속았수다'로 이어졌다. 드라마의 공통점은 한국만의 특징적인 가족문화와 어른 존중의 예절문화이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실제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지만 중국인들이 드라마를 통해본 한국사회는 부모공경, 장유유서의 질서가 잘 지켜지는 사회의 모습이다.

한번은 한국어를 가르치는 중국인 교수와 이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한국사회를 고부간의 갈등이 없고 자녀들은 부모 말에 순종 잘하는 화목한 가족문화로 이해하며 부러워했다. 중국에서 통용되는 한국어 교재와 한국드라마가 근거이다.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교재에 한국의 모범적인 가족문화를 소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무리 사회적 패륜, 불륜, 무례, 무질서가 심각한 사회문제라 해도 이런 것을 교재에 담을 수는 없다.

이런 한국의 가족문화를 부러워하며 중국의 가족문제, 특히 고부간의 갈등을 근심스럽게 말하는 중국인 교수에게 "한국도 비슷해요. 오히려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한 것 같지는 않아요. 한국의 며느리들은 시댁의 '시'자만 들어가도 싫어하며 시금치도 안 먹어요."라고 했더니 공감한다는 듯 밝게 웃었다. 아무리 현실이 그렇다 해도 중국인 교수가 이해한 대로, 또 한국어 교재의 내용대로 효와 예절문화가 모범적으로 실현되는 한국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효와 예를 근간으로 만들어진 한글창제 정신도 살리고 사회도 바로 되어 누구나가 부러워하는 질서 있는 한국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김덕균 중국산동사범대학 한국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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