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원휘 의장 |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이란, 인도-파키스탄, 각국 내전 등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는 방위산업의 전략적 가치와 자주국방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대한민국 방위산업 'K-방산'은 세계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다. 방산 수출액은 2022년 173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3일 폴란드와 K2 전차 2차 수출계약을 맺는 등 유럽과 중동으로 해외 보폭이 확대되고 있다. 세계 시장 10위권에 진입한 K-방산은 단순한 군수산업을 넘어 이제는 국가 경제를 이끄는 핵심 산업이 됐다.
이런 가운데 방위사업청의 대전 이전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2023년 6월 주요 정책부서가 1차 이전했고, 신청사는 2028년 6월 준공 예정이다. 완공시 대전은 약 1,6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연간 18조 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방위산업 핵심 도시가 된다. 세계적 방산도시 미국 헌츠빌과 비견될 만한 잠재력을 갖추게 된다.
대전은 산·학·연·관·군 방산협력 생태계가 잘 구축된 도시다. 국방과학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 국방기술품질원 등 40여 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밀집해 국방정책, 첨단 무기체계 개발 및 신뢰성 평가, 국방 신기술 연구 등 방위산업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풍산 등 주요 방산기업 연구소와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집적된 230여 개 중소·벤처 방산기업, 그리고 육군교육·군수사령부, 자운대 등도 포진하고 있다.
이런 집적도와 협력체계는 대전이 방위산업 혁신과 첨단기술 융합의 최적지임을 입증한다. 이는 향후 지역 산업계와의 파급효과는 물론, 우리나라를 세계 4대 방산강국으로 이끄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현재, 대전시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방산 기반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2026년까지 346억 원이 투입되는 로봇드론지원센터는 지역의 드론·로봇 산업기반 여건을 활용해 기업입부, 창업, 시험·실증, 기술교류, 제품홍보 등 종합적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5년간 국·시비 총 490억 원이 투입되는 방산혁신클러스터는 국방드론특화 연구개발 및 기술사업화, 시험평가장비 구축 등 방산혁신성장생태계 조성을 통해 지역방산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특히, 국방반도체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지난 9월 방위사업청과 함께 대전에 국방반도체센터를 신설한 것은 미래 첨단국방과학도시로서 도약을 알리는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최근까지 출자자 간 주주협약, 개발제한구역 해제 지연 등 답보 상태였던 안산첨단국방산업단지는 최근 걸림돌이 해소되면서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 159만㎡ 규모로 조성되는 안산 산단은 이미 39개 국방기업과 6,500억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계획대로 조성된다면 우수 기술력 사업화, 기회발전특구 세제 지원, 규제 특례, 정주여건 개선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와 고용을 창출하는 국가 전략산업의 한 축이 될 전망이다.
대전이 K-방산 중심지로 자리 잡으려면 앞으로의 정책 방향은 전문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 확대, 기술이전 촉진, 대전투자금융 자본금 확충 등 방산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자본력을 강화하는 지원책 발굴이 필요하다. 산·학·연 연계 프로그램 강화와 과감한 주거·복지 혜택 제공으로 인재 유출 방지에도 힘써야 한다.
이와 함께 원스톱 행정지원체계 구축과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으로 복잡한 규제와 절차적 장벽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정치적 역량을 결집해 방산 관련 생산시설 확충과 국책기관 유치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대전이 명실상부 K-방산의 수도로 자리매김하고, 미래 국방산업의 성장동력으로 나설 때다. 민·관 모두가 한마음으로 그 도전과 변화를 주도해 가자.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