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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효준 기자 |
'2025 대전 0시 축제'가 한창이던 8월 16일 오후 5시. 대전 중앙로를 기점으로 길게 이어진 지하상가에서 1시간가량 서성이는 동안 수많은 방문객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대전의 대표 축제를 표방하며 민선 8기에 탄생한 0시 축제는 올해도 우려와 기대 속에 무사히 막을 내렸다. 8월 8일부터 16일까지 9일간의 일정동안 펼쳐진 이번 축제엔 200만 명 안팎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된다.
확실히 사람들은 많았다. 0시 축제 기간 동안 대전역 일대부터 중구청까지의 원도심은 '사람 구경'이 가능할 만큼 북적였다.
이 기간 가장 많은 사람이 오간 장소는 아마 중앙로와 대전역 일대에 조성된 지하상가 통로일 것이다. 축제 기간 동안 원도심 일대 차량 통행이 제한된 만큼, 대다수의 방문객들은 지하상가와 연결된 도시철도를 이용해 0시 축제 현장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 뜨거운 햇빛과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대피소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수많은 사람들이 그저 지하상가를 '지나가기만 했다는 점'이다. 지하상가 통로를 따라 수많은 상점이 들어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켜보는 입장에선 상점의 문턱을 넘는 인파는 그리 많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상인들의 하소연도 끊이지 않았다. 지하상가에서 의류 상점을 운영하는 A씨는 축제 기간 동안 사람만 많이 오갔을 뿐 매출엔 큰 변화가 없었다며 나에게 하소연했다. 지하상가뿐만 아니라 축제 현장 인근의 잡화점 상인도 '사람은 많았지만 실속은 별로 없었다'를 주장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그 수많은 방문객 중 대다수는 분명 무언가를 소비할 준비가 돼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평소와 같은 지하상가엔 축제 분위기를 기대한 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상품도, 발걸음을 붙잡을 콘텐츠도 부족했다. 지하상가의 옷가게와 잡화 상점들은 축제와의 연계성 없이 기존 본인들의 판매 상품을 변함없이 내밀었고, 이에 방문객들은 외면으로 답한 것이다.
지역 축제가 유동인구를 책임진다면, 이 시기 상권은 소비 전환을 구상하고 책임져야 한다. 원도심 활성화와 지역경제 선순환을 도모하기 위한 축제였던 만큼, 방문객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상인들의 주도적인 콘텐츠 개발 노력도 더 필요했다는 뜻이다.
3년 연속 성황리에 끝마치며 명실상부한 대전 대표 축제로 자리 잡은 0시 축제는 이제 올해의 성과를 뒤로 한 채 내년을 위한 준비에 돌입할 것이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방문객이 떠나가지 않고 지역 경제의 선순환과 대전 관광 활성화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상인들도 새로운 기획과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심효준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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