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대전, 개척자가 몰려온다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 대전, 개척자가 몰려온다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 승인 2025-09-29 14:12
  • 신문게재 2025-09-30 19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풍경소리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최근 놀라운 일이 대전에서 일어나고 있다. 2025년 9월 현재 대전시의 인구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현상들과 비교하면 조금 의아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2013년 말 153만 명을 정점으로 그 이후 10여 년간 줄기만 하던 대전시의 인구가 최근 늘고 있는 것이다. 2025년도 1월부터 8월까지의 누적통계로 순유입인구가 3815명이 늘었다. 5월부터 4개월 연속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아직은 미미한 숫자일지는 모르지만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희망의 메시지다. 인근에 세종시의 건설로 매년 인구유출 엑소더스를 고려하면 놀라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1990년대 400만 명을 바라보던 부산시의 인구는 2025년 현재 326만 명으로 줄었고 인천시와의 격차가 30만 명도 되지 않는다. 대구시도 2003년 254만 명 정점을 찍은 후 지금까지 20여만 명이 감소했다. 광주시와 울산시도 10여 년 전 정점을 찍은 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많은 도시들이 인구유출을 막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도 2006년부터 저출산 예산에 누적으로 380조 원을 투입했다. 올해만 해도 저출산과 고령화 대응예산으로 88조 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광역자치단체도 12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는 듯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중에 대전시에서 일어난 인구증가는 분명 무엇인가 큰 의미를 갖는다.

대전시는 개척자들의 도시다. 대전은 1905년 경부선, 1914년 호남선이 개통되면서 교통과 물류의 결절점으로 발달했다. 그 당시 전국에서 일자리를 찾아 또는 생계를 위하여 지금의 원도심이라하는 동구와 중구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을 제1세대 개척자라 한다. 그렇게 성장하던 대전은 1970년대 대덕연구단지, 1990년대 정부대전청사가 대전에 입지하면서 지금의 유성구와 서구에 제2세대 개척자들이 모여들었다. 그러한 대전이 이제 제3세대 개척자들을 맞이하려 한다.

최근 대전의 딥테크 기업들의 선전은 한강의 기적과 같은 '대전의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상장된 기업 66개 기업이 시가총액 70조 원을 넘어 100조 원을 바라보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엄두도 못 내는 일을 대전이 하고 있다. 19개 대학에서 쏟아지는 인력과 학생들의 창업 열기가 그 어느 도시보다 뜨겁다. 카이스트는 올해 스타트업 140개를 목표로 뛰고 있다. 이달 말 대전시청에서 열리는 채용박람회에는 둔곡동에 자리잡은 외국계 기업 머크가 처음으로 참여한다. 많은 학생이 대전으로 몰려 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놀라운 성과는 곧 관심으로 나타난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벤처캐피탈의 최고 관심사는 대전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의 대전의 성장세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첨단기술도시들과 견줘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앞서가고 있다. 대전시의 인구가 줄지 않고 다른 도시들과는 사뭇 다르게 증가하고 있는 직접적인 이유다. 대덕연구단지 50년의 과학기술들이 그동안의 오랜 숙성 끝에 빛을 보고 있다. 카이스트를 비롯한 지역 대학들의 혁신 열기와 맞물려 스타트업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데스밸리를 넘긴 기업들의 기업공개가 줄을 잇는다. 여기에는 대전만의 고유한 특징인 '선한 영향력'이 한몫을 하여 더더욱 그 속도를 빠르게 하고 있다.

제3세대 젊은 개척자들이 몰려오고 있다. 그들은 대전의 눈부신 과학기술과 경제 성장을 동경하며 공부를 위해, 창업을 위해, 취업을 위해 들어오고 있다. 올해 대전시 전입 인구 중 60% 이상이 청년인구라는 것은 대전이 얼마나 젊어지고 있는지를 반증한다. 대전은 그 어느 도시보다도 매력적인 도시다. 다른 도시에서는 찾기가 쉽지 않은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기업이 대전에는 수두룩하다. 하지만 대전은 배가 고프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기만 하다. 120년 역사의 개척자들로 이루어진 평범한 도시였던 대전, 이제 글로벌 넘버원 초일류경제도시로 가는 서막이 열렸다.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글로컬대학 선정 충남대-공주대 3500억 수혜…향후 통합 관건
  2.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민원 불편 장기화 우려
  3. 교육부 글로컬대학 7곳 선정… 충남대-공주대·순천향대·한서대 포함
  4. [문화 톡] 국제 장애인 문화예술축제장의 그 열기
  5. 최주원 신임 대전경찰청장 취임 앞서 리튬배터리 화재현장 찾아
  1. 대전월드컵경기장 주차요금 대폭 완화
  2. 유성구민 70% "기후위기가 일상생활에 영향 미친다"
  3.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결핍과 상상력
  4. K-water연구원, 추석 맞아 지역 내 소외계층과 ‘사랑 나눔’
  5. 서철모 서구청장, 명절 물가 점검 및 전통시장 이용 독려

헤드라인 뉴스


노후배터리냐 작업실수냐… 국가 전산실 화재 원인 `주목`

노후배터리냐 작업실수냐… 국가 전산실 화재 원인 '주목'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본원 전산실 화재를 일으킨 리튬이온 배터리가 언제 설치됐는지 설명이 엇갈린 데다 배터리를 옮기기 전 전원을 먼저 차단했던 것인지 여부가 사고원인을 밝히는 조사에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이번 화재에서 유일한 화상 부상자는 화재가 시작된 배터리에서 전원 케이블을 분리하던 중 불꽃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돼 9월 26일 오후 8시 20분께 이곳 5층 전산실에서 어떻게 작업이 이뤄졌는지 규명이 요구된다. 먼저, 불꽃 튀고 화재로 이어진 무정전전원장치(UPS)용 리튬이온 배터리가 언제 설치됐는지 설명이 엇갈리고 있..

88년 행정의 심장에서 ‘충북도민 문화의 정원’으로
88년 행정의 심장에서 ‘충북도민 문화의 정원’으로

충북도는 29일 충북도청 본관 정원에서 '그림책정원 1937' 기공식을 열고, 도민 성금으로 세워진 근대문화유산을 도민 품으로 되돌려주는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환 충청북도지사, 이양섭 도의회 의장, 김태형 부교육감, 이범우 공무원노조위원장을 비롯해 문화예술·교육계 인사, 도민 등 100여 명이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사업은 김영환 도지사가 지난해 2월 "도청 본관을 도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결심을 밝힌 뒤, 1년 반 동안 정책연구용역과 도민 설문조사, 기본계획 수립, 전 국민 네이밍 공모 등 차근..

여야, 국정자원 화재에 "국민불편 최소화" 한뜻에도 책임 공방
여야, 국정자원 화재에 "국민불편 최소화" 한뜻에도 책임 공방

여야 정치권이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에 국민 불편을 최소화를 위해 빠른 사태 수습을 촉구했다. 현재 여야 모두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는 인식은 같지만, 벌써 진상 규명과 책임 소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여야 간 공방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앞서 26일 오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됐다. 화재는 발생 21시간 45분에 완진됐고, 복구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가 주요 행정 시스템이 화재로 전면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에 여야 정치권도 긴박하게 움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2차 합동감식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2차 합동감식

  • ‘가을 악취 주범’ 은행나무 열매의 습격 ‘가을 악취 주범’ 은행나무 열매의 습격

  • 웅장한 모습 드러낸 대전 갑천 생태호수공원…27일 개장 웅장한 모습 드러낸 대전 갑천 생태호수공원…27일 개장

  • ‘대한민국 새 단장 합시다’ ‘대한민국 새 단장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