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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대전 커피 음료점 사업자 수는 8월 현재 3093개로, 1년 전(3204개)보다 111개 줄었다. 지역 커피 음료점 수는 최근 8년 중 6년간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상승곡선을 그렸다. 2018년 8월 1816곳이었던 커피 음료점은 다음 해 2146곳으로 2000곳을 돌파했다. 이어 코로나 19가 발발했던 2020년엔 2441곳으로 확장됐다. 다중이용시설 기피 현상이 생기며 테이크아웃 커피 음료점이 우후죽순 늘어나기 시작하던 2021년엔 2752곳으로 크게 늘었다. 이듬해인 2023년엔 3236곳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커피 음료점이 은퇴 후 제2의 삶을 시작하기 좋은 아이템으로 분류되자 퇴직자들이 대거 자영업에 뛰어든 데 따른 상승세로 분석된다. 여기에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등도 가세한 결과로 풀이된다.
상승세가 멈춘 건 2024년부터다. 2024년 8월 3204개로, 6년 연속으로 멈추지 않고 생겨나던 커피 음료점이 1년 만에 32개 줄었다. 2025년 8월엔 3093곳으로 111개 하락했다. 이 추세라면 내년도 커피 음료점 수는 3000개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폐업 원인으로 과당 경쟁에 따른 출혈이 꼽힌다. 일례로, 대전 중구의 한 상권에선 200m 내 커피 음료점이 6곳이나 몰려있다. 한 커피 음료점이 테이크아웃 아메리카노를 다른 가게보다 500원 내리자 일제히 가격을 내렸다. 저렴해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다는 건데, 경쟁이 심해질수록 손에 남는 게 없으니 같이 침몰한다고 지역 커피 전문점 업주들은 설명한다. 여기에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까지 동네마다 들어서다 보니 하루 꼬박 8시간을 넘게 일해도 직장에 다니던 월급보다 적게 번다고 토로한다. 중구의 한 커피 음료점 업주는 "오픈했을 때 장사가 잘 되나 했더니, 주변에 커피 음료점이 갑자기 들어서면서 아르바이트생은 고사하고 혼자 근근이 장사하고 있다"며 "건물주가 아니고서야 월마다 내는 월세와 원두 가격, 공과금 등을 내고 나면 정말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일선 커피 음료점 업주들은 출점 제한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자율 규약 도입이 아닌 강제가 어렵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2년 모범거래기준을 두고 동일한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신규 가맹점 출점 제한 거리를 500m로 제한한 바 있으나 과도한 제약이라는 비판이 일면서 2014년 폐지됐다. 편의점 업계가 2018년 자율규약으로 50~100m 내 신규 출점을 제한하고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 창업이 비교적 다른 외식업보다 쉬운 탓에 많이 생겨났으나, 출점 제한도 없어 한 카페가 가격을 내리면 인근 상권 전체가 모두 가격을 내리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프랜차이즈의 경우 정부에서 정한 출점 제한이 생기지 않는 이상 경쟁은 더욱 심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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