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한 비구름의 영향으로 장대비가 쏟아져 시민들이 우산과 종이박스 등으로 비를 피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중도일보DB) |
13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대전과 충남 지역에 10월 들어 0.1㎜ 이상 비가 내린 날이 13일에 이르고 있다. 서산은 10월 8일 하루를 제외하고 이달 들어 매일 비가 내렸고, 그 외 지역에서는 10월 1일부터 13일까지 매일 0.1㎜ 이상 비가 내렸다. 한 달 평균 강수일수 6.1일을 벌써 2배 넘어선 것이다.
강수량을 봐도, 계룡시에 이달 1일부터 13일 오후 3시까지 누적 127㎜를 기록해 평년 57.8㎜를 2배 넘게 내렸다. 서천 114.5㎜, 공주 111.5㎜, 당진 101㎜ 등으로 지난 2주간 가을철에서는 보기 드물게 100㎜를 넘게 비가 내렸다. 이달 들어 비가 가장 적게 내린 지역인 서산 대산도 누적 26㎜에 이를 정도다. 청명한 가을에 곡식이 익어가는 계절이라는 기대와 달리 여름 장마철에 버금가는 강수일수와 강수량을 기록 중이다.
문제는, 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벼에 검은 반점이 생기는 '깨씨무늬병' 등 농작물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벼 깨씨무늬병은 조기 조식재배, 출수기 이후 토양 양분이 부족한 경우 주로 발병하며, 초기 잎에 깨씨 모양의 암갈색 병반이 생기고 심할 경우 벼알에 암갈색 반점이 형성돼 미질저하 등의 피해를 유발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벼 깨씨무늬병은 전국에서 연평균 1만6000㏊ 발생했으나, 올해는 9월 16일 기준으로 전남 1만3300㏊, 충남 7000㏊, 경북 4700㏊, 전북 1만2000㏊ 등 전국 29만7000㏊에서 확인되고 있다. 올가을 유독 비가 많이 내리면서 배·사과 등 과일 농가가 수확을 늦추다가 낙과가 발생하거나 수확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고, 마늘·생강 등 채소 재배 농가도 피해를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깨씨무늬병 피해에 대해 농촌진흥청과 함께 다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해 농업재해 인정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온·강수 등 기상여건과 토양 성분 등 발병원인 분석에 필요한 정밀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이번 조사결과를 종합 검토해 10월 중 농업재해 인정 및 복구비 지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병안·세종=이희택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