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서울 서초동 신청사 신축 계획과의 연계가 가능해 효용성도 있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언급한 대로 세종에는 '약 33만 평'의 가용부지가 남아 사법부 이전을 수용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강남' 서초동에 건설할 경우의 수십 배에 달하는 세금 낭비를 막고 수도권 과밀을 심화하지 않는 현실적 대안이기도 하다. 정치·행정수도 이상의 실질적 수도 요건을 갖추는 핵심 요소가 된다. 행정수도에 왜 사법부까지 들어서느냐는 반박 대신, 대국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국가의 미래 비전과 관계되는 일이다.
대법원과 국회까지 옮기는 것은 수도를 전부 옮기는 천도(遷都)라는 20여 년 전 주장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 행정(대통령실·중앙행정기관), 입법(국회)과 나란히 할 사법(대법원·헌법재판소) 기능 이전에 대해 정치적 의도라는 색안경을 낄 이유는 없다. 사법의 백년대계는 입법·행정·사법의 삼권이 집중된 수도 기능의 완성이라는 국가백년대계 속에서 이루면 된다. '세종 대법원 시대'는 행정수도를 넘어 국가 수도의 위상을 다지는 최고의 퍼즐이다. 사법연수원, 법원공무원교육원도 이와 동반해 이전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국회(세종의사당)와 대통령실(세종집무실)과 함께 '최고법원' 대법원 등 사법 기능까지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은 국가 통치 중심의 완성을 의미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법 개정 시 적극 협조" 의사를 밝힌 만큼 정부 추진 의지를 믿는다. 국회는 법의 목적과 범위를 이에 일치시키는 심도 있는 제도적 검토를 시작해야 한다. 국회, 대통령·정부, 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5대 헌법기관이 세종에 모일 날은 언제쯤일까. 대법원의 서초동 신청사 신축 계획을 세종 이전 계획으로 수정한다면 새로운 시발점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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