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정회고록) “남기고 싶은 이야기”(8회) 심대평 前 충남지사의 훈훈한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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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정회고록) “남기고 싶은 이야기”(8회) 심대평 前 충남지사의 훈훈한 리더십

김 용 교
前 충남도정책기획관
前 아산시 부시장

  • 승인 2026-03-03 16:26
  • 신문게재 2026-03-04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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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과 재해에는국군장병들의 지원노력이 큰몫을 담당하고 있다.
김용교 부시장
김 용 교
前 충남도정책기획관
前 아산시 부시장
(2)예비역 장군과 중화요리 불도장(佛跳墻)

심 지사는 군인을 참 좋아한다. 국가안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주역인 군인들에 대하여 무한한 사랑과 신뢰와 응원을 보낸다.



"어느 나라든 국가는 안보 없이 국민의 생명도, 재산도, 경제도, 교육도, 복지도 모두 공염불이 되기 마련”이라며 “그러기에 첫째도 안보요, 둘째도 안보로 안보가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심 지사 본인도 행정고시 시험시기와 연계시키면서 하루빨리 병역의무를 마칠 필요가 있어 대학 재학 중 자원(自願)하고 사정하여 군에 입대하고 병역의무를 마친 바 있다.



심 지사는 세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모두 현역 복무를 마쳤고 막내 아들 심우찬 변호사는 육사를 졸업하고 서울 법대 위탁교육 후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군 법무관으로 근무하기도 하였다.

심대평 지사는 두 차례에 걸친 국회의원을 역임하면서 두 차례 모두 비인기 상임위라 할 수 있는 「국방위원회 소속」으로 의정 활동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군인과 공무원들이 함께 근무하는 「을지연습」 때는 대전의 보문산 을지연습 벙커 식당에 들러 사병들과 함께 즐겁게 식사를 하기도 하였다.

1989년1월1일 관선 충남지사 때에는 대전시를 충남도로부터 직할시로 분리 승격시키면서 노른자위라 할 수 있는 신탄진읍 등 대덕군은 대전시로 넘겨주면서 대전시와 연접돼 있고, 대전시에서 강력히 희망했던 육·해·공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는 충남도 관할로 유지시켜 놓았다.

내가 정책기획관으로 있을 때 하루는 지사님께서 부르시더니 "그동안 신세 진 예비역 장성들을 도지사 공관에 초청하여 위로해 드리고 싶다"며 “무슨 음식으로 대접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 좀 해보라”는 당부가 있으셨다.

통상 의전팀과 비서실을 통하여 준비해 오던 일을 나에게 맡기신 것이다. 정책기획관이라는 자리는 업무 영역이 명쾌하게 정해진 바가 없고 도정을 종합·조정·기획하는 업무이다 보니 도정 전반에 걸쳐 어느 업무를 다루던 이해되고 인정되는 직책이다.

예비역 장군 초청의 경우도 정책기획관실에는 8개 팀 50여 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8개 팀 중에는 민·관·군 합동 을지연습을 실무 총괄하는 「비상대책팀」이 있어 정책기획관이 예비역 장성 초청 만찬 준비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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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지사는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평소 군부대와 유대를 강화하였다.
나는 이런저런 검토를 하던 중 서울 중급 호텔 중식당에서 주방장으로 있다가 뜻한 바가 있어 계룡산에 입산하여 수도 생활 중인 김성수(후에 김종민으로 개명)씨를 찾아가 방문 목적을 설명하고 자문을 구하였다.

김종민 씨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요리의 품격으로 볼 때 중식(중화요리)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메뉴는 중식 중 「불도장」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그렇다면 불도장은 어떤 요리인가? 불도장은 부처 불(佛), 넘을 도(跳), 담장 장(墻)자로 "수도 중인 스님도 담장을 타고 넘어와 먹고 싶어 할 정도로 귀한 요리"로 전해지면서 산해(山海)진미의 재료들이 듬뿍 들어간다고 하였다.

이같이 배산임해(背山臨海)의 바다를 낀 중국 「복건성(福建省)」에서 유래된 불도장 재료는 요리사에 따라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보면 중국산 「소흥주」로 육수 맛을 맞추고, 상어지느러미, 건전복, 해삼, 인삼, 능이버섯, 돼지힘줄,왕새우, 건관자,생선부래,은행,밤,대추,구기자 등 열네 가지가 들어간다고 하였다.

"직접 요리를 해줄 수 있겠느냐?"고 의사를 물었더니 흔쾌히 대답하였다. 호스트와 게스트 모두의 일정을 감안하여

1) 일요일 저녁으로 정했고, 2) 장소는 도지사 공관 남쪽 일자형 방에서, 3) 요리는 공관 주방에서 하기로 하면서, 4) 초청 대상자는 육·해·공군 참모 총장을 역임한 4성 장군과 3성 장군, 투스타 등 예비역 장성 14명을 초청키로 하였다.

초청자 14명과 도지사, 배석자인 나까지 포함하면 16명이 앉을 수 있는 방이 필요했고 같은 모양의 탕기형(湯器形) 그릇 16개가 필요하였다. 공관 남쪽 직사각형 방을 살펴보니 16명이 앉을 수 있었고 사모님과 함께 주방의 그릇을 헤아려 보니 불도장 요리를 담을 같은 모양새의 탕기가 딱 16개가 비치돼 있었다.

김종민 요리사는 아침 9시에 공관에 도착하여 식탁에 내놓을 그릇을 종류별로 모두 사전 점검하였고 그릇 점검을 마친 후에 불도장 재료 구입을 위해 대전중앙시장으로 직접 가서 장을 보아왔다. 요리는 4~5시간을 푹 삶고 끓여야 제맛이 난다고 하였다.

요리는 오후 1시부터 시작하여 6시까지 계속되었다. 요리사이면서 수도인으로서 어찌나 지극 정성과 집중력을 발휘하여 요리를 하는지 이를 지켜보는 나는 스스로 경건해지는 분위기였다.

몇 가지 대화도 오갔다. "중식요리 중 최고급 요리는 무엇입니까?" "불도장을 최고로 칩니다" "가격은 얼마입니까?" "1인당 15만 원 정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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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현장에서 땀흘리며 노력 지원하는 국군장병들.
초청자들에 대한 의전과 예우의 품격은「도지사공관 초청」에서 이미 결론이 났었다. 게스트 입장에서는 호텔 초청보다 도지사공관 초청이 의전격이 높고, 자부심도 크게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후 5시 반이 되면서 초청자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먼저 오신 분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이상무(李相武) 해병대 사령관이 들어서면서 "지사님 이상무 이상 없이 도착하였습니다. 이상무!!" 하며 거수경례를 하자 지사님께서 포옹으로 맞아주었는데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자기 이름을 활용하여 재치와 유머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 이상무 장군의 모습이 지금도 인상 깊게 떠오른다. 만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심 지사는 그동안 현역으로 계실 때 충남도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신 데 대하여 깊은 감사의 뜻을 표명하였다.

예비역 장군들께서도 북한의 동향과 우리 군부의 미래 전략 가치 등 나라를 위한 대화가 오가기도 하여, 호탕한 분위기로 흐를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술잔은 오가되 차분하였고 국가안보에 대한 대화가 주를 이루었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현역 일때나 전역 후나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장시간 만찬을 마친 후 지사님과 나는 배웅을 하고 응접실에서 다시 마주 앉았다.

지사님께서 "내가 평소 군부대와 협조 협력을 강조해 온 것은 국가안보 주역에 대한 사기를 높여 주자는 것과 함께, 폭우,태풍,대형산불 등 재해, 재난을 당하면 목숨이 위태로울 때 생명을 구해야 하고, 응급처치와 긴급복구를 해야 하는데 이때 응급 대처인력은 군 장병들이 나서줘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일이다.

“공무원, 경찰, 소방관들이 있지만, 숫적으로나 체력면에서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는 평소에 군부대와 좋은 인간관계와 유대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오늘 만찬에 모신 분들 모두가 우리 도가 풍수해를 당했을 때 교량이 끊어지고, 둑이 무너지고, 논에 벼가 쓰러지고, 가옥이 파손되어 도지사는 발을 동동거리고 있고 이재민들은 망연자실 하고 있을 때 군 장병들이 도와준 덕분에 농민들, 피해를 입은 도민들의 아픈 마음을 다독거려주고 응급처치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라는 요지의 추가 말씀이 계셨다.

그날 지출한 돈은 재료구입비 60만원이 전부였다.수고비를 전달하려 하였으나 수도인으로 돈을 받을 수 없다며 한사코 사양하여 끝내 전달치 못했다.

한편 요리사 김종민 씨는 입산수도를 마치고 대전월드컵 경기장 안의 중식당 「이화원」의 총지배인으로 근무하였고 이때 결혼을 하게 되어 내가 결혼식 주례를 서 주기도 하였다.

선연(善緣)은 선연으로 만나는가 보다.

수년 전부터는 전남 나주시 혁신도시에 중식당을 차려 영업을 하고 있는데 심성이 착한 데다 요리 실력을 갖추었고 겸손하고 정직하여서인지 손님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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