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대전교육감 선거를 바라보며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대전교육감 선거를 바라보며

임효인 사회과학부 차장

  • 승인 2026-04-28 17:44
  • 신문게재 2026-04-29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임효인 증명사진
임효인 사회과학부 차장
뜬금없지만 축구 얘기부터 좀 해야겠다. 어느 주말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경기가 지상파 방송에 중계됐다. 10대 때 줄기차게 드나들던 빅버드가 반가워 채널을 멈추니 수원삼성 블루윙즈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선수들의 친선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반가운 얼굴들이 잇따라 나오는데 그 감동이 꽤 컸다. 경기 시작 전 노트에 선수 포지션을 적어 놓은 것을 확대한 거대한 천이 경기장 잔디밭 위에 올라왔다. 각 포지션에 레전드 선수들의 이름을 보니 벅차기까지 했다.

국가대표 축구팀의 부진으로 축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낮아진 상황에서 어떻게든 과거 축구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경기였을까. 오는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일 수도 있겠다. 이날 경기는 보는 내내 과거 축구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했고 지난 인생의 어느 순간에 내가 축구를 참 사랑했다는 생각과 함께 성적이 부진하더라도 축구를 예전처럼 사랑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일었다.

기획이란 게 중요한 이유가 이런 것인가 싶다. 그것을 보고 접한 이로 하여금 관심과 흥미를 끄는 것은 물론 또 다른 마음을 먹게 하는 것. 그것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일 수도 있고 어떤 후보에게 유권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선거도 다르지 않다. 채 40일도 남지 않은 대전교육감 선거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교육감 후보들을 보며 '나는 이 사람을 뽑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는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지 말이다. 후보들의 면면을 좀 더 자세히 지켜보는 기자로서 그 의문에 대한 시원한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 후보자의 어떤 철학이나 공약을 알려 유권자의 선택을 유도하기보단 선거의 유불리를 따진 능구렁이 같은 속내만 읽히는 게 사실이다.

후보들의 말대로, 대전교육 현안이 참 많다. 지금 대전은 학생들이 안전한 학교에서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일까? 선생님들이 소진되지 않고 학생을 애정으로 이끄는 현실일까? 학부모는 교육청과 학교를 신뢰하고 지지할 수 있을까?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과 그 고민의 결과를 유권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신이 왜 교육감이 돼야 하는지, 당선이 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확신이 먼저 있어야 한다. 지금 선거는 그 질문에 답하기보다 질문 자체를 흐리고 있는 듯하다. 유권자의 선택을 이끌어야 할 기획은 보이지 않고 누가 더 유리한 유치에 서 있는지 따지는 계산만 있다.

그 주말 축구 경기가 특별했던 이유는 경기 그 자체도 있지만 다양한 연출과 최선을 다해 뛴 선수들이 모습 때문이다. 선거도 다르지 않다. 무엇을 할 것인지,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가 보일 때 비로소 유권자의 마음이 움직인다. 지금 필요한 건 계산이 아니라 한 번이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일이다. 임효인 사회과학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을 철도교통 거점으로", 서산시, 4개 철도사업에 13조7천억 투입 추진
  2. [현장취재]K-리더십 연구소 개소식
  3. '시간 여행+짬뽕'으로 뜨거운 군산… 언제 가볼까
  4. 충청권 4개 시도,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 공동 대응 나서
  5. 세종시, 3년 연속 '지속가능도시' 1위… 이면의 숙제는
  1. 대전시, 2026년 명장 3인 선정… 정한철·라영태·이형덕 명장
  2. 천안시탄소중립지원센터, 천안흥타령춤축제서 탄소중립 실천 홍보
  3. 천안도솔도서관, '읽고, 풀고, 쓰는 한글날' 운영
  4. [홍석환의 3분 경영] 누구를 위한 배려인가?
  5. 천안을 이재관 의원, 동물보호시설 사칭 막고 은퇴 봉사동물 지원하는 '동물보호법' 일부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헤드라인 뉴스


6일부터 국회 국정감사 돌입… `충청발전` 지렛대로 활용해야

6일부터 국회 국정감사 돌입… '충청발전' 지렛대로 활용해야

6일부터 시작되는 22대 국회 후반기 국정감사를 충청현안 관철을 위한 결정적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장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처리는 물론 다가오는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국군사관학교 설립, 충청권 광역철도(CTX) 등 지역발전과 직결하는 현안들에 대한 점검과 함께 추진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국회는 6일부터 각 상임위원회별로 피감 기관을 상대로 국정감사에 들어간다. 이번 국감은 이재명 정부 2년 차에 진행되는 만큼 각종 사안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2025년 국감의 경우 정부 출범..

[2026 국감]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더딘 충청…대전 잔액률 74%
[2026 국감]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더딘 충청…대전 잔액률 74%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4년 차를 맞았지만, 충청권에서도 모금액 상당 부분이 실제 지역사업에 쓰이지 않은 채 기금으로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은 고향사랑기부금 집행액 가운데 답례품과 운영·홍보비 등 제도 운영에 들어간 경상비가 차지하는 비중만 전국 17개 시·도 권역 중 가장 높은 69.2%에 달했다. 제도 시행 이후 대전시는 지정기부를 포함한 사업비 집행 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집계돼 기부금을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정현 의원(더불어..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117건 잡았지만… 환수 확정은 11곳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117건 잡았지만… 환수 확정은 11곳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조사에서 100건이 넘는 위반 사례가 확인됐지만, 실제 환수까지 이어진 경우는 일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환수가 결정된 금액도 대부분 걷히지 않아 부정유통으로 발생한 부당이득을 끝까지 회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국회의원(대전 동구)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조사에서 모두 117건의 위반행위가 적발됐다. 해당 가맹점들이 2024년 한 해 동안 환전한 온누리상품권은 2917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현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지상군페스티벌 ‘북적북적’ 지상군페스티벌 ‘북적북적’

  • 러닝 열풍인데 천변길 관리는 ‘미흡’ 러닝 열풍인데 천변길 관리는 ‘미흡’

  •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