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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단보도 교통지도.(사진=충북도 제공) |
'아동안전지킴이집'은 지난 2008년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경기도 안양시 초등학생 유괴·살인 사건 등을 계기로, 공권력의 한계를 보완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도입한 치안 협력 모델이다.
낯선 사람이 따라오거나 길을 잃는 등 아동이 신변에 위협을 느꼈을 때 임시로 피신해 보호를 요청하면, 업주가 아이를 안심시킨 뒤 곧바로 112 경찰에 연계해 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2026년 4월 말 기준 도내 골목길 구석구석에 526곳이 촘촘히 포진해 있다. 이들은 단순히 간판만 걸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해 한 해 동안 학교폭력 방지, 실종 아동 예방, 범죄 신고, 교통사고 예방 지도 등 총 121명의 위기 아동을 현장에서 안전하게 구조·보호하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아동안전지킴이집은 아이들의 안전을 담보하는 공간인 만큼 위촉 과정이 까다롭다. 사회봉사에 뜻이 있고 아이들의 접근성이 좋은 상가 업주가 자발적으로 관할 지구대·파출소에 신청하면, 경찰서의 엄격한 현장 실사 평가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특히 성범죄를 비롯한 형사 전과 경력이 있거나 청소년 유해업소로 분류되는 곳은 신청 단계에서부터 전면 배제된다.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자원점포가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영웅들도 있다.
청주시 오창읍에서 11년 동안 아동안전지킴이집을 이끌어온 박정현(49) 씨가 대표적이다. 박 씨는 대형 차량 통행이 잦은 위험천만한 횡단보도에서 자발적으로 등하교 교통지도를 해왔다. 아이들이 멀리서도 쉽게 피신처를 찾을 수 있도록 사비를 들여 안내 간판을 추가 설치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월 충청북도자치경찰위원장 감사장을 받았다.
박정현 씨는 "내 아이의 안전을 지킨다는 평범한 부모의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어느덧 11년이 흘렀다"며 "골목길에서 아이들이 안심하고 뛰어노는 데 작은 보탬이 된다는 것 자체가 큰 보람인 만큼, 더 많은 이웃 사장님들이 이 뜻깊은 동행에 힘을 보태주셨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충북경찰청은 아동안전지킴이집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3월 15일부터 4월 30일까지 한 달 반 동안 도내 전수 일제 정비를 단행했다.
이번 정비를 통해 폐업하거나 활동이 미비한 점포를 과감히 정리해 원스톱 정예화를 꾀했다. 세월의 흔적으로 빛이 바래거나 파손되어 식별이 어려웠던 노후 표지판 58개소를 새것으로 전면 교체했다. 아울러 현재 운영 중인 업주들을 대상으로 위기 상황별 대처 요령과 아동보호 행동 지침에 대한 직무 교육도 병행했다.
청주=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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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재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