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초 광천산 아니어도 '광천김'" 대법, 지역서 쌓은 명성 인정

  • 사회/교육
  • 사건/사고

"김 원초 광천산 아니어도 '광천김'" 대법, 지역서 쌓은 명성 인정

원초 생산보다 오랜 가공·유통 역사에 주목
광천김 등록무효 기각…특산품 판단 기준 제시
앞서 취소된 상표독점권, 11월 24일 재출원 가능

  • 승인 2026-09-14 17:37
  • 신문게재 2026-09-15 3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대법원은 김 원초의 생산지가 아니더라도 오랫동안 가공과 유통을 통해 명성을 쌓았다면 '광천김'이라는 지리적 표시를 인정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광천이 김 유통의 중심지로서 쌓아온 역사와 소비자 인지도가 지역적 특성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등록 무효 소송을 최종 기각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원초 산지 여부보다 가공 산업의 역사와 브랜드 가치가 지리적 표시의 중요한 요건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GettyImages-jv11979052
조미김. (사진=게티이미지)
김 원초를 충남 홍성 광천에서 생산하지 않았더라도 광천에서 오랫동안 김을 생산·가공하며 명성을 쌓아왔다면 '광천김'이라는 지리적 표시를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광천김'의 지역성은 김 원초가 어디에서 생산됐느냐보다 광천에서 김을 가공·유통해 온 역사와 그 과정에서 쌓인 이름값에 있다는 취지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한 김 제조업체가 광천김영어조합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무효 소송에서 원고의 상고를 기각했다.

광천김영어조합법인은 2014년 조미구이 김을 상품으로 '광천김'을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으로 등록했다.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은 특정 지역에서 생산·제조·가공된 상품의 품질이나 명성, 특성이 해당 지역에서 비롯된 경우 지역 이름을 공동 상표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제도다.

분쟁은 광천김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충북의 한 김 제조업체가 '광천김'이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조합 측이 명칭 사용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해당 업체가 마트에서 철수하자 업체는 오히려 '광천김'의 지리적 표시 등록 자체가 잘못됐다며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다.

업체 측은 광천이 현재 김 원초의 생산지가 아닌 데다 광천에서만 사용하는 특별한 김 가공법이 있는 것도 아닌 만큼 '광천김'을 지리적 표시로 보호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광천김의 지역성을 김 원초가 어디에서 생산됐는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봤다. 광천은 과거 천수만 일대에서 생산된 재래김이 모여 거래되면서 오랫동안 김 유통·판매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으며, 이후 천수만 간척사업 등으로 광천이 바닷길과 멀어진 뒤에도 지역 업체들은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김 원초를 가져와 조미김을 만들고 판매하며 김 가공산업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지역 업체들이 오랫동안 '광천김'이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홍보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광천이 대표적인 김 가공지역으로 알려진 점도 판단에 반영됐다.

이에 대법원은 광천에서 생산된 조미구이 김이 쌓아온 명성이 광천이라는 지역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광천김'의 등록이 애초부터 무효였다는 업체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이번 판결과 별개로 '광천김'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은 일부 광천김영어조합 조합원이 정해진 원료와 생산지역 기준 등을 지키지 않은 사실이 인정돼 2023년 등록이 취소되면서 기존 단체표장에 따른 독점권은 사라진 상태다. 상표법상 광천김 단체표장의 재출원은 등록취소가 확정된 지 3년이 되는 오는 11월 24일 이후 가능하다.
이현제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정부·민주당, 행정수도특별법·행복도시특별법 최우선 처리 약속
  2. '평당 1900만 원대' 세종 스마트시티 2100세대 분양 초읽기
  3.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총사업비 5716억원 확정… 사업 추진 속도 내나
  4. 대전 구도동 수소생산시설 최적지 제시…개발제한구역 규제 '걸림돌'
  5. 세종 행정수도 '11월' 중대 기로… 법안 심사에 예산 확보전까지
  1. 오석진 교육감 국제중·고 설립 내년 기반마련…원도심 교육격차 해소할까
  2. 천문연, ‘우주 팽창 논쟁’ 암흑물질로 새로운 접근 나선다
  3. 대전 서구, 갈마문화공원에 1.6㎞ 무장애 둘레길 조성
  4. 대청호보전운동본부 25주년 기념... 앞으로 25년 논의
  5. 천안·아산지역상생발전위원회, 아산탕정2집단에너지사업 조속 추진 촉구

헤드라인 뉴스


머크, 대전 추가투자 가능성 시사… 지역경제 동반성장은 과제로

머크, 대전 추가투자 가능성 시사… 지역경제 동반성장은 과제로

머크(Merck)가 대전 생산센터 준공을 계기로 추가 투자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대전 바이오산업의 확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KAIST와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연구시설 확충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대전이 머크의 아시아·태평양 생산거점을 넘어 연구개발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열린 머크 대전 생산센터 준공식에서 머크 독일 본사와 독일 정부 관계자들은 대전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대규모 생산시설 건립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외국인투자지역 입주에 따..

국비확보에 `온통대전` 캐시백 더 준다… 최대 18%, 11월 15일까지 한시적 적용
국비확보에 '온통대전' 캐시백 더 준다… 최대 18%, 11월 15일까지 한시적 적용

대전시가 정부의 추가 국비 지원을 확보하면서 지역화폐 온통대전의 캐시백 혜택이 한시적으로 최대 18%까지 확대된다. 29일 대전시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로부터 추가 교부받은 국비 7억 9500만 원과 기존 확보한 국비를 활용해 이날부터 11월 15일까지 온통대전 캐시백 비율을 일반 시민 15%, 복지대상자 최대 18%로 상향한다. 이번 조치는 전국적인 소비 활성화 행사인 '2026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과 연계해 추진하는 것으로 고물가와 소비 부진으로 위축된 지역 소비를 촉진하고 소상공인의 매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기획-③] 두 번의 주민투표에도 끝나지 않은 오사카의 선택
[기획-③] 두 번의 주민투표에도 끝나지 않은 오사카의 선택

수도권 일극 체제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할 해법으로 추진된 충남·대전 행정통합이 첫 출범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출발선에 섰다. 하나의 경제·생활권을 구축하고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주민 동의와 재정·권한 이양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해졌다.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것만으로 통합의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행정통합을 경험한 일본과 대만 역시 행정 효율화와 재정 기반 강화라는 기대 속에 주민 갈등과 재정 부담, 지역 간 불균형이라는 숙제를 마주했다. 본보는 일본의 헤이세이 대합병과 오사카 행정체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 ‘포기마다 정성 담아’…맛있는 이웃사랑 ‘포기마다 정성 담아’…맛있는 이웃사랑

  • 미래 진로직업 체험 미래 진로직업 체험

  •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