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여종]하천의 도시 대전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안여종]하천의 도시 대전

[중도춘추]안여종 대전문화연대 사무국장

  • 승인 2008-06-05 00:00
  • 신문게재 2008-06-06 20면
  • 안여종 대전문화연대 사무국장안여종 대전문화연대 사무국장
▲ 안여종 대전문화연대 사무국장
▲ 안여종 대전문화연대 사무국장
지난 5월 27일 대전시가 행복한 하천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전천 옥계교 부근에서 ‘대전천 물길 살리기 행사’를 개최했다. 어떻게 행사를 진행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간 하천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사진이라도 찍어 둘 요량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별 생각 없이 참석했는데 솔직히 깜짝 놀랐다. 초등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약 1,500여명의 대전 시민들이 참석했는데 그 열기와 관심이 대단했다. 이날의 신문 방송의 취재 경쟁 또한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었다.

대전은 3대 하천인 대전천, 유등천, 갑천과 우리나라 4대강 중의 하나인 금강이 흐르는 도시다. 뿐만 아니라 76곳의 소하천과 26곳의 지방 2급 하천을 포함하면 100곳이 넘는 하천을 가지고 있는 가히 대전을 하천의 도시라고 말할 수 있다.

대전은 주변에 산이 많고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분지 지형이라 3대 하천이 모두 남쪽에서 발원하여 북쪽으로 흐른다. 혹시 천연색으로 그려진 산과 하천만을 표시한 지도가 있다면 도시의 건물들이 사라진 푸른 산과 맑은 하천을 담은 대전 지도는 매우 아름다울 거라는 상상을 해봤다. 그 만큼 대전은 산과 하천을 잘 보전하고 가꾼다면 전국에서 제일가는 환경도시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반부터 하천에 대한 관심을 시민환경단체 등에서 제기하기 시작했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도 그 이전의 하천을 단지 이수와 치수만을 생각했던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자연보전기능, 친수기능, 공간기능, 자연학습장으로서의 하천의 기능인 환경기능에 주목하게 됐다.

하천이 단지 오수의 집합소, 특히 도심 하천은 냄새나서 접근하기 어려운 오염의 대명사에서 90년대 중반이후에 수원천, 양재천, 안양천을 자연형하천으로 조성하기 시작하면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하천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이제 하천은 단지 물이 흐르는 수로나 하수도, 버려진 습지가 아닌 다양한 생명체가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하천으로 시민들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삶의 여유 공간으로서 인식하게 됐다.

나는 2004년 초 대전의 3대 하천을 발원지부터 종착지까지 직접 걸으며 답사했다. 이때 보았던 하천의 속살은 너무도 아름다웠고 또한 너무도 비참했다. 3대 하천 종주가 끝나고 대전 시민들에게 바라는 소망이 생겼다. 그동안 하천을 주차장으로 하상도로로 시민들이 운동하고, 술 먹고, 고기 구워먹고, 낚시하고, 심지어 쓰레기를 투기 하는 그런 곳으로만 생각했을 시민들에게 가족과 함께 손 붙잡고 나가서 새, 물고기, 곤충, 야생화를 관찰하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삶의 여유를 느끼고 여름이면 물장구치고 놀면서 대전 시민들의 갑천, 대전 시민들의 유등천, 대전 시민들의 대전천인 3대 하천과 친구가 되듯이 그 고마움을 하루만이라도 만끽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이제 멀지 않아 그런 때가 오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 대전이 하천을 잘 가꾸고 보전한다면 타 지역의 사람들은 물론 외국인까지도 하천 탐방객이 되어 우리 대전을 찾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대전시가 오는 9월에는 동방마트를 철거하고 내년에는 홍명상가까지 철거한 다음 점차적으로 하상도로까지 철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대전의 상징이기도 했던 목척교가 복원되고 대전천이 생태하천으로 조성된다면 그날은 더 가까이 우리 앞에 올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계획을 대전시가 관련단체와 충분히 상의하여 시민들의 기대와 축복 속에 진행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S석한컷]오늘자 대전하나시티즌 밥신 결승골 순간 일반석 표정
  2. 대전 백화점·아울렛, 어버이날·어린이날 프로모션 살펴보니
  3. [S석한컷]대전하나시티즌 서포터 대전러버스 차기 후임 콜리더의 탄생?
  4. [PMPS S1 이모저모] '마운틴듀'와 함께하는 결승전 1일차 개막
  5.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이재명 집권 막아야"
  1. [르포] 게임이 축제가 된 현장, 'PMPS 2025 S1' 결승전 1일차
  2. '첫 대전시청사' 학술세미나 성료…근대건축 유산 보존과 활용 논의
  3. 대전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 심의위원 후보 공개 모집
  4. 민주당 세종시당, 대선 승리 위한 선거체제 본격 가동
  5. 더민주대전혁신회의 "대법원 이재명 파기환송, 명백한 사법쿠데타"

헤드라인 뉴스


한폭의 그림같은 ‘명상정원’… 온가족 산책과 물멍으로 힐링

한폭의 그림같은 ‘명상정원’… 온가족 산책과 물멍으로 힐링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됐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들과 국내외로 여행계획을 잡았거나 지역의 축제 및 유명 관광지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에 반해 인파가 몰리는 지역을 싫어해 여유롭고 한가하게 쉴 수 있는 곳, 유유자적 산책하며 휴일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곳이 있다. 바로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에 위치한 명상정원이다. 명상정원은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인 호반낭만길을 지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차량을 이용한다면 내비게이션에 명상정원 한터주차장을 검색하면 된다. 주차장에서는 나무데크를 따라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벼락 맞을 확률` 높아졌다…기후변화에 장마철 낙뢰 급증
'벼락 맞을 확률' 높아졌다…기후변화에 장마철 낙뢰 급증

지난해 대전 지역에 떨어진 벼락(낙뢰)만 1200회에 달하는 가운데, 전년보다 4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낙뢰가 잦아지면서 지난 5년간 전국적으로 낙뢰 사고 환자도 잇달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기상청 '2024년 낙뢰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 지역에서 관측된 연간 낙뢰 횟수는 총 1234회다. 앞서 2021년 382회, 2022년 121회, 2023년 270회 낙뢰가 관측된 것과 비교했을 때 급증했다. 1㎢당 낙뢰횟수는 2.29회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같은 해 충남에서도 전년(3495회)에 약 5배..

산책과 물멍으로도 힐링이 되는…  대청호 오백리길 ‘명상정원’
산책과 물멍으로도 힐링이 되는… 대청호 오백리길 ‘명상정원’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됐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들과 국내외로 여행계획을 잡았거나 지역의 축제 및 유명 관광지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에 반해 인파가 몰리는 지역을 싫어해 여유롭고 한가하게 쉴 수 있는 곳, 유유자적 산책하며 휴일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곳이 있다. 바로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에 위치한 명상정원이다. 명상정원은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인 호반낭만길을 지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차량을 이용한다면 내비게이션에 명상정원 한터주차장을 검색하면 된다. 주차장에서는 나무데크를 따라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물총 싸움으로 연휴 즐기는 시민들 물총 싸움으로 연휴 즐기는 시민들

  • 산책과 물멍으로도 힐링이 되는 ‘명상정원’ 산책과 물멍으로도 힐링이 되는 ‘명상정원’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화려한 개막…4일까지 계속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화려한 개막…4일까지 계속

  •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세계노동절 대전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