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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여종 대전문화연대 사무국장 |
대전은 3대 하천인 대전천, 유등천, 갑천과 우리나라 4대강 중의 하나인 금강이 흐르는 도시다. 뿐만 아니라 76곳의 소하천과 26곳의 지방 2급 하천을 포함하면 100곳이 넘는 하천을 가지고 있는 가히 대전을 하천의 도시라고 말할 수 있다.
대전은 주변에 산이 많고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분지 지형이라 3대 하천이 모두 남쪽에서 발원하여 북쪽으로 흐른다. 혹시 천연색으로 그려진 산과 하천만을 표시한 지도가 있다면 도시의 건물들이 사라진 푸른 산과 맑은 하천을 담은 대전 지도는 매우 아름다울 거라는 상상을 해봤다. 그 만큼 대전은 산과 하천을 잘 보전하고 가꾼다면 전국에서 제일가는 환경도시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반부터 하천에 대한 관심을 시민환경단체 등에서 제기하기 시작했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도 그 이전의 하천을 단지 이수와 치수만을 생각했던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자연보전기능, 친수기능, 공간기능, 자연학습장으로서의 하천의 기능인 환경기능에 주목하게 됐다.
하천이 단지 오수의 집합소, 특히 도심 하천은 냄새나서 접근하기 어려운 오염의 대명사에서 90년대 중반이후에 수원천, 양재천, 안양천을 자연형하천으로 조성하기 시작하면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하천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이제 하천은 단지 물이 흐르는 수로나 하수도, 버려진 습지가 아닌 다양한 생명체가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하천으로 시민들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삶의 여유 공간으로서 인식하게 됐다.
나는 2004년 초 대전의 3대 하천을 발원지부터 종착지까지 직접 걸으며 답사했다. 이때 보았던 하천의 속살은 너무도 아름다웠고 또한 너무도 비참했다. 3대 하천 종주가 끝나고 대전 시민들에게 바라는 소망이 생겼다. 그동안 하천을 주차장으로 하상도로로 시민들이 운동하고, 술 먹고, 고기 구워먹고, 낚시하고, 심지어 쓰레기를 투기 하는 그런 곳으로만 생각했을 시민들에게 가족과 함께 손 붙잡고 나가서 새, 물고기, 곤충, 야생화를 관찰하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삶의 여유를 느끼고 여름이면 물장구치고 놀면서 대전 시민들의 갑천, 대전 시민들의 유등천, 대전 시민들의 대전천인 3대 하천과 친구가 되듯이 그 고마움을 하루만이라도 만끽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이제 멀지 않아 그런 때가 오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 대전이 하천을 잘 가꾸고 보전한다면 타 지역의 사람들은 물론 외국인까지도 하천 탐방객이 되어 우리 대전을 찾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대전시가 오는 9월에는 동방마트를 철거하고 내년에는 홍명상가까지 철거한 다음 점차적으로 하상도로까지 철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대전의 상징이기도 했던 목척교가 복원되고 대전천이 생태하천으로 조성된다면 그날은 더 가까이 우리 앞에 올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계획을 대전시가 관련단체와 충분히 상의하여 시민들의 기대와 축복 속에 진행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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