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펠릿, 21세기형 청정연료 대표주자 '급부상'

목재펠릿, 21세기형 청정연료 대표주자 '급부상'

톱밥 등 나무부스러기 모아 담배필터 크기로 압축 국내 시장규모 작년보다 6배 성장… 적극육성 계획

  • 승인 2011-06-26 13:10
  • 신문게재 2011-06-27 11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녹색사업단-기후를 이겨내는 산림바이오매스] 6.차세대 에너지원

정부는 지난 2009년 녹색뉴딜사업의 9개 핵심사업 중 하나로 산림 바이오매스의 이용 활성화 등을 발표했다. 또 2020년까지 600개의 녹색마을을 조성하고, 국토면적의 10%를 숲 가꾸기 사업을 통해 목재펠릿을 공급, 국내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의 12%를 충당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목재펠릿은 기존 보일러에 혼소 또는 추가 전용보일러 설치 등으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타 신재생에너지보다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다. 산림청은 현재 숲 가꾸기 일관시스템 구축으로 안정적 목재펠릿 원료 공급체계를 마련하고 숲 가꾸기는 대상지역을 집단화·규모화, 솎아베기량을 상향 조정해 수집량 확대, 작업도 개설 및 임업기계화로 산물수집 생산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산림바이오매스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목재펠릿에 대해 알아보자. <편집자 주>

▲목재펠릿이란=톱밥 같은 나무 부스러기를 모아 담배 필터 정도 크기로 압축한 목재펠릿(Wood Pellet)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1세기형 청정연료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목재펠릿은 나무 부산물을 잘게 분쇄한 다음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압축, 담배필터 크기로 만든 청정 목질계 바이오 연료다.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미국에서 개발됐다. 그러나 유가가 하락하면서 빛을 보지 못하다 1990년대 교토의정서 발효 이후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전 세계 생산량 1000만t(2009년 기준)의 80%를 소비하고 있다. 유럽국가들은 2020년에는 전체 신재생에너지의 20% 수준인 7500만t의 펠릿을 사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중국까지 가세할 경우 2020년 전 세계 수요량은 1억5000만t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목재펠릿이 각광받는 이유는 우선 다른 바이오매스 연료에 비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무게의 장작에 비해 부피가 절반 정도다. 도시지역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크기가 작고 규격화돼 있어 운반이 쉽고 다른 연료와 달리 발화점이 낮아 운송 과정에서 특별한 설비나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 게다가 펠릿을 이용한 난방시설은 아황산가스 등 유독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매우 환경 친화적이다.

▲목재펠릿, 왜 중요한가=목재펠릿은 아무리 많이 태워도 유엔 기후변화협약에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혀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나무는 살아 있을 때 를 흡수하기 때문에 죽은 나무를 원재료로 하는 목재펠릿을 ' 중립'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009년 초 청와대 수석회의에서 “목재펠릿은 정부의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부합하는 사업이므로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할 정도로 목재펠릿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목재펠릿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는 대체 에너지 사업의 하나로서 주목받고 있다. 목재펠릿의 90%가 유럽과 북미에서 생산되는데,이 중 80%는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EU(유럽연합)에서 난방과 발전용으로 쓰이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3만t에 불과했던 국내 목재펠릿 시장 규모가 올해는 비닐하우스 등 농업용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년보다 6배나 성장한 18만t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전기를 생산할 때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의무화되는 2012년부터는 발전용으로 목재펠릿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오는 2020년이 되면 국내에서 연간 500만t의 목재펠릿이 필요할 것으로 산림청은 내다봤다.


▲정부,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승부'=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목재펠릿 산업을 적극 육성해 나간다는 정부의 방침은 확고하다. 산림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벌채나 숲가꾸기 등을 통해 연간 발생하는 원목이나 부산물은 약 640만㎥에 달한다. 이 중 45%인 340만㎥가 버려지고 있다. 산림청은 이 가운데 200만㎥를 수집해 약 100만t의 목재펠릿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 2009년 농가주택 7000여 세대에 목재펠릿을 소비할 보일러를 보급했다. 농림수산식품부도 시설원예 100여㏊에 대한 보급사업을 지원했다.

지난해 말 전국에 18개 제조시설이 가동, 연간 약 20만t 이상의 펠릿 제조 능력을 갖추게 됐다.

내년부터 발전사에 대해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게 하는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 제도가 시행되면 발전사들은 가장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우드칩이나 목재펠릿 등 목질계 바이오매스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산림청은 발전사들까지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연료로 사용하게 되면 연간 수요는 50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림청은 앞으로 500만t 수요시대에 대비해 해외 산림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6개국에 8개 업체가 진출해 연간 30만t 가량 생산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재 국내에서 목재펠릿 보일러를 만드는 업체도 6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업체는 가정용 보일러나 시설원예 등에 적합한 중형 보일러 또는 산업용 스팀보일러 등으로 특화해 시장을 분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목재펠릿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목재펠릿 보일러 성능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아직 유럽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지만 산림청의 강력한 품질 향상 독려와 업계 스스로 사활을 걸고 기술 개발에 매진한 결과 단기간에 성능을 높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 품질을 인정, 목재펠릿 보일러 구매 의사를 타진해 오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목재펠릿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이외에 펠릿 관련 기술력 제고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산림과학원과 목질바이오매스연구사업단을 중심으로 원천기술을 개발 중이다.

▲넘어야 할 산도 많아=목재펠릿은 대용량 소비처인 산업체의 이용을 대폭 늘리는 등 일상과 밀접한 생활 및 산업에너지로 자리잡으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펠릿 난방시설 지원은 산림청의 가정용 펠릿보일러와 농림수산식품부의 시설원예 펠릿난방기로 제한돼 있다. 수요처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산업용 지원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산림청은 올해 경기도와 충북, 전남 등 목재펠릿 제조시설이 설치돼 있는 곳을 중심으로 산업용 보일러 시범보급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산림청은 1~3t 규모의 스팀보일러가 산업용 목재펠릿 보일러로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목재 펠릿 시장의 성패는 대량 소비가 가능한 발전회사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높다.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도입에 따라 발전사들은 오는 2022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10% 이상을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우선 2012년부터 2%를 의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 발전사는 이미 바이오매스 전용 발전소를 착공했다. 발전사들이 당장 사용하는 것은 우드 칩 등 저가의 바이오매스다.

그러나 국내 바이오매스 총량이 제한돼 있는 데다 바이오매스 공급자 측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펠릿 생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목재펠릿이 바이오매스 에너지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기후변화 해결의 열쇠”라며 “바이오매스와 석탄을 혼소 발전하면 에너지 효율을 2배로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혼소 발전은 석탄을 이용하면서도 기후변화와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림청은 목재펠릿을 이용해 농·산촌을 중심으로 한 지역 단위 난방을 실시하는 탄소 순환 마을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농·산촌 지역은 도시가스 등 저가 연료 보급이 어렵다.

소규모 목재펠릿 제조시설을 갖추고 목재펠릿 보일러를 이용, 각 가정으로 스팀을 보내 난방도 하고 축사나 시설하우스 등 농작물 생산단지에 필요한 열원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농·산촌 지역은 주변에서 나오는 나무를 직접 생산해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에너지 자립과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

펠릿산업 발전을 위한 여러가지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려면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목재펠릿 산업은 초기 단계인 데다 특히 산업용의 경우 아직 설치 사례가 많지 않다. 목재 펠릿 보일러로 교체하려는 사람들이 이미 설치한 업체를 방문, 사례를 직접 견학하는 프로그램 마련도 시급하다.

목재펠릿 보일러는 일반 산업용 보일러에 비해 고가인 만큼 보일러 교체 비용을 융자 지원하고 연료비 절감액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하거나, 목재펠릿 보일러 임대사업 지원도 정책적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목재펠릿 담당부서도 일원화돼야 한다. 현재 지식경제부 농식품부 산림청이 각각 분담하고 있는 역할을 산업이 정착될 때까지는 주력 부서인 산림청에서 총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높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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