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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오랜 숙제였던 물관리 일원화의 첫 단추인 수량과 수질관리 업무통합을 지시했다.
우리나라의 연간 강수량은 약 1230mm로서 세계 평균치인 970mm보다 많지만 인구밀도가 커서 1인당 수자원량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UN인구행동연구소가 물 부족국가로 분류하였고 실제 매년 물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는 강수가 여름에 집중되고 산지비율이 높은데다가 토양피복심도가 낮아 비가 오자마자 대부분 바다로 유출되는 특성이 있어 이용이 어렵다. 충남 서북부지역은 최근 연속 4년간 물부족으로 농업용수는 물론 공업용수도 부족하고 심지어 식수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물은 하천이나 저수지를 통해 농업용수나 생·공용수로 사람을 위해 직접 사용되기도 하지만 하천을 중심으로 한 모든 생명체의 필수 생명원이다. 물이 없으면 농업이나 수산업도 어렵지만 하천 수변을 터전으로 하는 자연 생명체도 위협을 받게 되어 모든 생태·환경적 위협요인이 된다. 앞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가뭄의 지속기간은 더욱 증가할 것이고 반면 홍수의 크기는 더욱 커져서 가뭄과 홍수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그 증거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물이 없어서만은 아니다. 많은 다목적댐을 보유하고 있어 수도권 물을 공급하고 있는 한강유역이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반면 지형조건으로 다목적댐을 건설할 수 없었던 영산강 유역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생공용수의 대부분은 섬진강의 물을 유역변경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경북 일부지역과 충남 서북부지역 등 다목적댐이 없는 지역은 수자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사실 충남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공장 신축시 공업용수 확보가 절대적 조건이 되고 있다.
또한 지역적 편중도 문제지만 관리주체가 다원화되어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더욱 아쉬운 일이었다. 국가하천이나 다목적댐은 국토부의 지휘하에 국토관리청, 홍수통제소, 한국수자원공사가 홍수제어와 생·공용수 공급위주로 관리하고 있으며, 전체 용수이용량의 70%에 달하는 농업용수는 약 1만7000여개의 농업용 저수지를 관리하는 농식품부가 농촌공사를 통해 관리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의 발전용댐은 산업자원부가 발전위주로 관리하며 지자체는 소하천 및 지방상수도 수원을 관리한다. 강수예측은 기상청이 하며, 홍수 및 가뭄의 재난수준은 국민안천처에서 관리한다. 환경부는 오염원 및 수질관리를 담당하며, 과거에는 수질측정만 하다가 근래에 들어 상수도 및 하수도 업무를 국토부로부터 이관 받아 관리하고 있다. 그동안 물관리를 위한 정부부처간 협의체는 구성되어 있으나 물관리의 목표와 운영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간, 또는 저수지나 수계간 물이 남아도 서로 조정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어 오랬동안 물관리 일원화가 제기되어 왔다.
필자도 물 전문가로서 역대정부의 물관리 통합 작업에 자문해 왔으며, 최근 통합물관리학과를 만들어 학문적 뒷받침을 하고 있어 관심이 크며, 정부의 통합 노력에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정부는 우선 국토부의 이·치수 등 수량관리 업무를 환경부에 이관하므로서 물관리 일원화의 큰 맥을 바로잡았다. 수질은 적대적으로 수역에 유입하는 수질오염원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수량에 의해 그 질이 결정되므로 통합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또한 국토부가 관리하던 일정규모 이상의 국가하천도 문제이지만 지자체가 관리하는 상류의 소하천 관리도 중요하고, 더 더욱 전체 수자원의 70%를 관리하는 농업용수의 통합적 활용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도 과거 농업용 물고 싸움이 많았지만 전세계적으로 수자원을 둘러싼 수리권 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국가간 전쟁의 원인이 된 경우도 있다. 다행스럽게 우리는 약간의 지역간 분쟁이 있었으나 물을 정부가 통제하여 관리하므로서 분쟁은 적은 편이다. 앞으로 기후변화와 물수요 증가로 물분쟁 소지는 증가할 것으로 예견되므로 물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정부의 물관리 조직체계를 정비한 후, 5대강의 지역간 물 분포의 불균형을 해소하여 최소한 생·공용수만이라도 불편f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연결가능한 스마트물관리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농업용 저수지는 매우 노후되어 있으므로 새지 않은 물그릇으로 정비하고 정확한 수자원 예측으로 적정한 시기에 빗물을 잘 담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비교적 큰 가뭄이 온다고 해도 지역간 물이동 및 국민적 물절약을 시행하면 큰 댐을 건설하지 않아도 용수문제는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관리의 선순환 체계 구축으로 물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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