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 김용균씨 사망사고 '위험의 외주화'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 김용균씨 사망사고 '위험의 외주화'

김성회(한국다문화센터 대표,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 반딧불이 중앙회장)

  • 승인 2018-12-25 08:25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김성회
김성회(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 반딧불이 중앙회장)
지난 12월 11일 충남 태안에 있는 태안화력 9, 10기 운송설비점검을 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숨진 김용균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민주노총 등 70개 단체로 꾸려진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에서는 이번 사고가 위험하고 힘든 작업을 외주화하는 관행에서 비롯된 사고임을 분명히 하며, '위험의 외주화' 방지대책을 넘어서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민주노총 등 시민대책위에서 발표한 '김용균씨 사망사고의 진상'에 대해서는 수긍이 가나, 그 해결방법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인가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김용균씨가 사망한 근본 원인은 '위험하고 힘든 업무를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위험의 외주화'임엔 틀림없지만, 그 해결방법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인가에 대해선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태안화력처럼 공기업 정규직의 고임금과 직무 태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권력이 바뀔 때마다 내려오는 낙하산과 고임금 유지를 위해 인력감축을 하면서, 힘들고 위험한 일은 외부 하청에 맡기는 비도덕적 관행이 되풀이되어 왔다. 그래서 한 해 50여명이나 되는 산재 사망자의 대부분은 외주 하청업체 노동자들이다. 즉, 원청인 대기업, 공기업 정규직은 안전하고, 편하고, 고임금인 반면, 외주 하청업체의 노동자는 힘들고, 위험한, 저임금의 노동구조가 고착화되어왔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산업재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위험의 외주화'의 본질이다. 즉, 특권적인 대기업, 공기업 정규직에 비해 열악하기 그지없는 하청업체 비정규직의 현실이 김용균씨 사망사고의 본질이며, 각종 산업재해의 본질이다.

그런데도 민주노총 등 시민대책위는 해결책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들고 나왔다. 대기업, 공기업의 특권적 정규직이 중심이 된 민주노총에서 사태의 본질을 갑자기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문제로 바꿔버린 것이다.

민주노총 등의 주장대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면 제2의 김용균씨를 방지할 수 있나? 산업안전을 확보하고, 재해를 막을 수 있나? 오히려 김용균씨가 사망하게 된 것은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인 공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이 위험하고, 힘든 일은 하지 않고, 외부하청업체의 미숙련 노동자에게 맡겼기 때문 아닌가?

그렇게 자신들이 원인을 제공해놓고, 문제의 해결책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비약이고 정치적 선동이다. 불행한 사고에 대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선동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불행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세월호 침몰로 수많은 어린 학생들을 잃었음에도, 정치선동과 투쟁으로 제대로 된 안전대책과 선진화된 시민질서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제천 화재참사와 강릉팬션 가스중독 같은 제2, 제3의 세월호가 계속되고 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화 되어도,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 화력발전을 계속하는 한 제2의 김용균씨는 나올 수밖에 없다. 그것을 방지하는 길은 김용균씨가 감당해야만 했던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할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작업환경과 시스템을 혁신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노총 등은 특권위에 군림하는 대기업, 공기업 정규직이라는 자신들의 책임은 외면한 채, 모든 원인을 비정규직 문제로 귀착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교묘하게 비틀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뿐 아니라, 정치적 선동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이것은 도둑이 '도둑 잡으라'고 소리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부끄럽고 파렴치한 행위이다. 태안화력의 정규직들이 자신들은 편안하고, 고임금을 받으며, 위험하고 힘든, 저임금 노동은 외주 하청업체에 맡겼던 것처럼….

/김성회(한국다문화센터 대표,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 반딧불이 중앙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타임월드 매각 검토에 둔산 상권 촉각…백화점 유지 변수
  2. 당진푸르지오3차 입주민, 투기꾼 탓에 추가 분담금 위기 맞자 '어깨띠' 매고 거리로
  3. 대전 한전 전력연구원 ESS 화재…배터리팩 28개 전소
  4. 행정수도 온통대전 충청 밥상머리 민심 관통 전망
  5. 최재근 일자리진흥원장과 전용석 대전신보재단 이사장 각각 임명
  1. 대전시 지역 첫 방산 소부장 특화단지... 'AX 클러스터' 시정동력 탄력
  2. 허태정 "트램 흔들림 없이 추진" 정상 추진의지 밝혀
  3. 중부권 최대 민속놀이 대축제…제36회 충남도지사배 민속대제전 성료
  4. 석 달 파행 끝낼까…대덕구의회 21일 의장단 선출
  5. 충남 천안·아산 7개 산업단지, 반도체 후공정 특화단지 지정

헤드라인 뉴스


충남 3선 국회의원 지낸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사의

충남 3선 국회의원 지낸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사의

충남 아산시을 지역구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던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21일 사의를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오늘 오전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2025년 이재명 정부 초대 비서실장에 임명된 지 1년 4개월 여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국정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 탓이라고 수차례 말한 상황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이 종합적으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

저축성예금 50조원 목전 둔 대전... 은행권 예금 금리 경쟁에 더 오를까
저축성예금 50조원 목전 둔 대전... 은행권 예금 금리 경쟁에 더 오를까

주요 시중은행이 앞다퉈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며 금융소비자 모시기에 나서면서 50조 원을 목전에 둔 대전 예금은행 저축성예금 수신 잔액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이 수신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정기예금 금리를 3% 중반까지 올리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대표적인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0.1%포인트 올렸다. 지난 14일 같은 상품 금리를 최고 0.6%포인트 올린 이후 일주일 만에 추가 인상이다. 이에 따라 1년 이상 2년 미만 만기 예금 금리는 연 3.4%에서 3.5%로 올..

충청권 AI활용 발전비전 전력공급 원활한 확보 시급… 화력발전 의존 장래에 불리
충청권 AI활용 발전비전 전력공급 원활한 확보 시급… 화력발전 의존 장래에 불리

충청권 지자체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방산·바이오·반도체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 AI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고 있지만, 필요한 전력 확보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충청권은 석탄화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데다 송전망과 무탄소 전원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향후 데이터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전력 공급에 병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전력 대전충남본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충북이 AI를 활용한 성장전략에 집중하면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나 전력공급이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한다’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한다’

  • 미리 보는 2026 지상군페스티벌…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실전 시현 미리 보는 2026 지상군페스티벌…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실전 시현

  • ‘풍요로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풍요로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 차례상 차리기 배우는 어린이들 차례상 차리기 배우는 어린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