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이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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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이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승인 2020-01-25 08:26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초상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아름다운 퀴어 영화다. 시대 배경은 18세기 유럽. 당시는 남성 중심의 사회였다. 고풍스럽고 고색창연한 어느 섬의 영지에서 여성들의 특별한 사랑은 시작된다. 자살한 언니를 대신해 밀라노의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 엘로이즈는 세상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다. 내면으로 침잠하는 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백작부인은 딸의 초상화를 그려 보내야 한다. 하여 딸의 모습을 그려줄 화가가 필요한 것이다. 초빙된 여성 화가가는 모델 엘로이즈의 아픔과 고통을 알아가면서 연민을 느낀다. 화가 앞에서 모델이 된 엘로이즈와 모델을 그리는 화가 마리안느. 둘 사이엔 어느덧 사랑의 불꽃이 피어오른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아름다운 바닷가 풍광 속에서 두 여인의 격렬한 사랑은 어디까지 일까.

몇 년전 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떠올랐다. 이 영화는 남성들의 사랑이었다. 이탈리아에서 펼쳐진 지적이고 순수한 남자들이 겪는 폭풍같은 끌림은 관객들도 설레고 가슴 아리게 한 영화였다. 왜 사랑은 비극일까. 왜 사랑은 미완으로 끝나야 하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서 연상되는 그림도 있다. 그 유명한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위의 방랑자'. 거친 파도가 치는 망망대해 바다를 바라보는 고독한 남자. 바다를 바라보는 남자에게 감정이입이 되며 삶의 한 편린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에서 엘로이즈는 바위에 부딪히는 거친 파도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그녀에게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결국 마리안느와 엘로이즈는 타오르는 사랑의 격정을 가슴깊이 간직한 채 이별을 고한다. '영원히 꺼지지 않을 사랑의 기억' 말이다. 인상적인 영상과 두 여인의 비밀스런 사랑이 잘 어우러진 영화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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