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올해는 대전이 나침반을 들어야 할 때

  • 오피니언
  • 중도일보 독자위원회

[독자위원 칼럼] 올해는 대전이 나침반을 들어야 할 때

백춘희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역혁신·마을공동체 전문위원

  • 승인 2020-01-29 08:33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백춘희(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백춘희 전문위원
2018년 7월 민선 7기 들어 현재까지 대전은 굵직한 변화 없이 흘러왔다는 주위의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대전이 갈 길을 잘 가고 있다고 평가하는 시민도 많지는 않은 듯하다.

대전발전 청사진을 목표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는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대전이 여기에 머무는 것이 정처 없이 흘러온 것인지 목표를 향해 올바른 항해를 해 온 것인지 돌아보아야 할 시점이다.



오랜 대전시 숙원사업이었던 한밭야구장 새 단장 문제는 지난해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가 됐다. 생각지도 않았던 지역민 갈등으로 번졌던 것이 그 원인이다.

대체로 현재의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자리를 지키고 한밭운동장을 활용해 새롭게 단장할 것이라는 중구민과 대전시민들의 생각에 혼란을 준 것은 ‘지역공모’였다. 즉, 중구의 한밭운동장이 아닌 대전 어디에도 갈 수 있다는 대전시 발표에 중구는 당황하고 다른 지역은 생각지도 않은 기대를 한 것이다.



결론은 현 위치에서 축구장을 야구장으로 새롭게 재탄생하는 것으로 결정했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 간 경쟁은 과연 발전적이었느냐는 질책을 받았다.

최근 확정된 시민구단 대전시티즌 매각은 경제적 논리 이외에 주인인 대전시민의 뜻을 얼마나 담아내었느냐에 대한 질문에 대전시는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전시와 기초자치단체장 사이 노골적인 불협화음도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 부구청장 인사문제와 관련해 대전시와 중구청 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시장과 구청장 힘겨루기로까지 비화했다. 통상 이러한 갈등은 소속 정당이 다를 경우 간혹 불거지는 일이긴 하지만 대전은 모든 자치단체장이 같은 정당 소속이다.

지난해 대전시가 최대 역점을 둔 사업 가운데 하나가 '대전방문의 해'다. 스쳐 지나가는 대전이 아닌 '머무는 대전'을 기치로 다양한 기획과 전략을 내놓았다. 홍보도 예전보다 눈에 많이 띄었다. 그러나 그 이상은 안 보인다. 의욕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또 하나는 대규모 공모사업에 줄줄이 낙방한 현실이다. 하기야 대전이 대규모 국책사업이나 대기업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오늘도 여전하다고 무덤덤하다면 대전은 무엇으로 발전할 것인지 대안이 필요하다.

인구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150만명을 정점으로 대전시 인구는 해마다 줄고 있어 2047년에는 133만명대에 이른다는 추계도 나오고 있다. 단순 인구 숫자만의 문제가 아닌 고령화가 급속해져 늙은 도시로 변모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상 열거된 사례 이외에도 대전에는 수많은 일이 전개되고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느냐이다. 대전발전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그곳으로 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파악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다.

대전시티즌도 매각 이외에 시민구단이라는 대전시민의 자존감을 어떻게 지속할 것인지 계속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시민과 소통해야 한다. 대전을 연고로 하지 않을 수도 있느냐는 질문은 아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기초자치단체와 협력은 대전을 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기본이며 리더십의 가늠자다. 대전시 한 부서의 일로 치부하고 예산만 몇 푼 더 준다고 대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는다. 전방위적으로 대전시민 전체가 나설 수 있는 자리를 깔아 주어야 한다.

자연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출생률이 전국적인 문제지만, 대전은 세종으로 이동하는 인구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 됐다.

대전이 갈등을 치유하고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을 기반으로 협의도, 협력도, 시너지도 탄생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모두가 공감하는 지향점이 필요하다.

희망과 기회를 상징하는 하얀 쥐의 해 경자년을 맞아 대전은 백년대계 기회를 향한 나침반을 들어야 한다. 그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정확히 읽고 노를 제대로 저어야겠다.

백춘희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주시, 옥정물류창고 2부지 사업 취소·용도변경 양해각서 체결
  2. [월요논단]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허와 실
  3. "2026년 달라지는 대전생활 찾아보세요"
  4. 코레일, 환경·동반성장·책임 강조한 새 ESG 비전 발표
  5. 국가철도공단 전 임원 억대 뇌물사건에 검찰·피고인 쌍방항소
  1.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2. 29일부터 대입 정시 모집…응시생 늘고 불수능에 경쟁 치열 예상
  3. '티라노사우루스 발견 120주년' 지질자원연 지질박물관 특별전
  4. KAIST 비싼 데이터센터 GPU 대신 내 PC·모바일 GPU로 AI 서비스 '스펙엣지' 기술 개발
  5.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대전시장 "형식적 특별시는 시민동의 얻기 어려워"

이장우 대전시장 "형식적 특별시는 시민동의 얻기 어려워"

이장우 대전시장은 29일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 '형식이 아닌 실질적 특별시 완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주재한 대전시 주간업무회의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특별시) 관련 핵심 특례 확보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조직권·예산권·세수권 등 실질적 특례가 반드시 법안에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시장은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법안이 가장 중요하다"며"형식적 특별시로는 시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면서 충청권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지방정부 모델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각..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 통합 흐름은 세종특별자치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지역 정치권과 공직사회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응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강준현 세종시당위원장(을구 국회의원)이 29일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세종이 충청 메가시티의 중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호재"라고 말했다. 최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일각서 제기되고 있는 '행정수도 상징성 약화' 우려와는 상반된 입장이다...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새해 경영환경에 대한 대전지역 중소기업들의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지역본부(본부장 박상언)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대전지역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지역 중소기업 30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5.2%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6.3%로,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8.5%)보다 두 배가량 많아 내년 경영 여건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