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최주환 회장 “전국 사회복지관 인력증원, 이 손으로 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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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최주환 회장 “전국 사회복지관 인력증원, 이 손으로 해내겠습니다”

최소인력배치 기준 지침 마련… 대규모 위기가정 지원 뜻깊어 새로운 복지관 평가방식 제안… 근무자 은퇴후 예우방안 모색

  • 승인 2016-02-25 14:22
  • 신문게재 2016-02-26 22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 최 회장은 누구 … ▲전주대 법학과, 대전신학대학, 한남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 수료, 월평종합사회관 관장, 한국사회복지시설단체협의회 상임공동대표,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으로 활동중. 주요저서로 '사회복지사가 꼭 알아야 할 35가지(양서원)' 등 다수가 있다.
▲ 최 회장은 누구 … ▲전주대 법학과, 대전신학대학, 한남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 수료, 월평종합사회관 관장, 한국사회복지시설단체협의회 상임공동대표,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으로 활동중. 주요저서로 '사회복지사가 꼭 알아야 할 35가지(양서원)' 등 다수가 있다.

[휴먼스토리] 재선 성공한 최주환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

최주환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제10대 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유성호텔에서 열린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정기총회에서 역대 최고 지지율로 11대 회장에 당선됐다. 280명의 전국 사회복지관협회장들이 참석한 이날 정기총회에서 최주환 회장은 250명의 표를 얻어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역사상 전무후무한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재선됐다. 이에 지난 22일 최 회장이 관장으로 있는 월평종합사회복지관 관장실에서 최 회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관장실에 들어서니 왼쪽 벽에 복지관 직원들이 붙여놓은 커다란 현수막이 눈에 띈다. '최주환 관장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란 문구 아래 최주환 회장 사진 옆에는 '3년만 더한다고 전해라~'라는 익살스런 따옴표 내용이 담겨있었다.

-회장님, 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전국의 관장님들이 보내주신 과분한 지지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그 은혜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부담이 큽니다. 어깨가 무겁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지금까지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왔지만 앞으로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사회복지관이 할 일 많은 이 땅에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규범적 토대를 강화하는 일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제가 지난 10대 회장을 맡을 당시가 사회복지관협회의 체제를 정비하는 시기였다면 11대는 입법 활동과 더불어 사무처 등의 바로세우기 단계가 될 것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전국 사회복지관협회 관장님들의 지원과 협력으로 몇가지 괄목할 성과를 이뤘습니다. 앞으로도 전국의 관장님들과 함께 사회복지관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선정하고 '선택과 집중'의 원리를 적용해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한치의 어긋남과 누수도 없이 지난 3년간 저를 잘 보좌해준 월평복지관 가족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회장님, 10대 회장님을 맡으시면서 지난 3년간 주목할만한 성과가 있다면 소개해주실까요?

▲예. 지난 3년간 전국 사회복지관의 최대 이슈인 적정인력배치기준을 마련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사회복지관은 수많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업법에 규정된 법정사업, 지역상황을 감안한 특별사업, 지방정부의 지정사업, 운영법인의 특성이 반영된 기획사업 등 여러 형태의 사업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사업들을 원만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5명 정도의 인력이 배치되어야 하는데, 이 문제와 관련된 아무런 지침이나 기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력배치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국회에서의 토론회를 비롯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서 우선은 최소인력배치기준이라는 중앙정부지침을 마련했습니다. 아쉽지만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두 번째는 대규모 위기가정지원사업을 전개한 일입니다. 벼랑 끝에 몰려있는 위기가정을 찾아서 우선 필요한 경제적 지원을 전국적으로 펼쳤는데, 그 성과가 매우 컸습니다. 전국의 사회복지관이 모두 위기가정지원사업에 참여해서 사회경제적 절벽에 놓여있던 3423가구에 57억원의 생계자금을 지원했습니다. 그 분들에게는 생존의 이유를 다시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사업은 올 해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2016년부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빈곤 대물림 차단'을 위한 프로젝트가 새롭게 진행됩니다. 앞으로 3년간 총 사업비 21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인데, 청소년들을 빈곤의 악순환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사업이라서 난이도가 높은 사업입니다. 시범사업의 성격이기는 하지만 일정한 성과를 올린 후에 정부사업으로 끌어올리고 싶은 사업입니다.

세 번째는 전국의 사회복지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전국대회를 2013년 대전의 충무체육관과 2015년 서울의 장충체육관에서 성대하게 개최한 일입니다.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전국대회는 격년제로 실시되고 있는데 제가 10대 회장에 당선되던 첫해에 대전에서 염홍철 전 대전시장님의 도움으로 전국대회를 성황리에 치렀고 작년에는 서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님의 도움으로 전국대회를 성료했습니다. 450여개소에 이르는 전국의 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와 자원봉사자 1만여명이 모인 대회이기 때문에 준비할 것도 많고, 진행 상의 난관이 적지 않았지만 대전시와 서울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아름답게 마무리된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사회복지관 근거 조항을 입법했고, 재위탁기간과 평가방법을 개선한 점도 보람입니다. 그동안 사회복지사업법이 깜깜이로 평가될 정도로 규준도, 지표도 없었거든요. 평가의 수월성을 이뤄낸 점이 의의입니다.

'사회복지관과 지역사회복지실천'이라는 제목의 사회복지 백서를 펴낸 것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백서는 사회복지관의 역사적 변화와 성장 과정들이 객관적 자료와 현장의 생생한 증언들을 바탕으로 구성됐습니다. 사회복지관의 성과와 발전 방안, 현안 이슈가 현장 전문가의 시각과 언어로 정리돼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복지 영역의 연구자나 사회복지관 관련 학습 자료로 의미있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백서에 사회복지관 사업 우수사례를 통한 사회복지관의 3대 기능에 대한 경험과 노력이 제시돼 타 실천분야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앞으로 이 백서는 각 대학 사회복지학과의 부교재나 학술적 연구 참고도서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회장님은 임기중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최초로 한국사회복지시설단체협의회 설립을 주도하셨는데요.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실까요?

▲예. 사회복지 직능단체간 벽을 허물고 서로 응원하고 사회복지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공동대응하기 위해 연대 차원에서 협회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처음 발의해서 대표를 맡고 있는데요. 노인복지관협회, 장애인복지관협회, 사회복지관협회, 재가복지협회, 여성복지연합회, 장애인복지시설연합회, 장애인직업재활연합회, 시니어클럽전국연합회, 한국지역자활협회, 한국사회복귀시설협회 등 10개 단체가 모였습니다.

-회장님, 앞으로 3년간은 어떤 과제를 풀어가실 계획인지요.

▲각 복지관 사회복지사들의 수를 적정인력 기준으로 강화하고 보완입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사회복지관에 근무하는 인력의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현재는 보건복지부가 지방정부에 권고하는 최소수준인데, 적정기준을 법제화하면 전국적으로 통일된 인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지만 사회복지관 운영의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일입니다.

3년마다 한번씩 시행하는 '사회복지관 평가'와 관련해서는 더 이상의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의 매듭을 짓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이상 평가는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회복지관들이 90점 이상의 평가를 받는다면 더 이상의 평가는 불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평가의 변별력과 수월성을 동시에 갖춘 평가방식이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재위탁 방법을 변경하고 평가제도를 규범적으로 개선하고 법인 전입금 문제를 공론화할 것입니다. 사회복지관은 5년마다 지방정부로부터 재위탁심사를 받습니다. 그런데 지방정부의 정치환경이 불안정한 곳은 이 문제로 간혹 다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재위탁 방법을 세분화하고 심사 방법도 표준화해서 적법성과 적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밖에도 사회복지관 운영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3가지 정도의 세부과제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관장님들과 함께 마음을 모아서 풀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사회복지관이 가지고 있는 사회경제적 가치를 계량화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서비스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려는 자체가 무리한 일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회복지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경제적으로 얼마의 가치를 갖는 것인지 과학적으로 검증해 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장기간 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다가 은퇴하는 분들에게 정부가 제도적으로 예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현재는 상훈법의 개정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대통령상을 확보하는 등 상훈법을 개정하고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입니다.

-후배 사회복지사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신지요.

▲후배들에게는 충고할만한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제가 중요하게 여기고 살아 온 것은 있습니다. 저는 '오늘'이라는 시점과 '중용'이라는 개념을 가슴에 품고 삽니다.

오늘에 충실하라는 말씀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야 미래가 보이는 법이지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것은 오늘에 충실하지 않으면 과거를 바로세울 수 없고 미래가 보이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늘을 충실하게 열심히 살아야 보람도 있을 것입니다. '나우 앤 히어(NOW AND HERE)'가 제 인생의 제1 모토입니다. '오늘'은 현재를 의미하는 것이고, 지금 이 순간을 지칭합니다. 오늘에 충실해야 내일도 보이고, 과제도 보이고, 보람도 보입니다. 아쉬워하거나 허덕이면서 살기보다는 오늘 이 순간을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두번째 모토는 '중용(中庸)'입니다. '중용'은 대충 어정쩡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포용과 수용으로서의 중용을 말합니다. 혹자는 무색무취의 삶이 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마흔 살에 중용을 가슴에 품은 이후에 넓게 보고, 멀리 보는 눈이 조금 열렸습니다. 바다는 강물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너그럽게 살고 싶은 소망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적인 판단은 예리하게 하고 있지만, 그것을 드러내고 진영논리에 빠져서 허우적거리지도 않습니다. 치우치지 않는게 제 인생의 좌표입니다.

-회장님이 특별히 존경하는 스승님이 계시다면서요?

▲저는 검정고시를 통해서 대학에 갔습니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법학을 먼저 배웠습니다. 그 때 저를 지도하신 교수님이 이병훈 교수님이신데, 그 분에게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서 가슴 설레는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인간의 존엄성이 구현되는 세상을 위한 일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신학대학에 편입해서 공부하는 동안 송기득 교수님에게서 기독교의 본질이 하늘을 보는 것이 아니라 땅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배웠습니다. 저의 신앙관을 다시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분의 가르침 덕분에 사회복지학을 공부해서 오늘에 이르게 된 것 같습니다. 두 분 교수님에게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대담·정리=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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