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 경제라운지] 프로야구 몸값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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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식 경제라운지] 프로야구 몸값의 끝은?

  • 승인 2016-04-06 14:38
  • 신문게재 2016-04-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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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충식 논설실장
▲ 최충식 논설실장
프로야구는 확실히 기록의 경기답다. 백분율로 모자라 0.1, 0.01, 0.001 단위까지 할푼리(割分厘)라는 천분율로 표시한다. KBO리그 개막으로 승률, 타율, 장타율, 출루율, 도루 성공률, 방어율, OPS(장타율+출루율) 등 기록 싸움이 재개됐다. 치열한 순위 다툼에서 연봉도 예외가 아니다. 정규시즌 개막전 명단에 오른 선수 267명의 연봉 총액은 647억 5600만원이었다. 지난해보다 98억 5150만원 불어났다. 17.5% 증가다.

선수 숫자로 나누면 평균연봉은 2억 4253만원이 나온다. (참고로, 2016년 대통령 연봉은 2억 1201만원이다.) 한화는 3억 96만원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이은 2위다. 한화 다음을 NC, SK, 삼성이 잇고 있다. 외국인 선수 연봉왕에는 190만 달러(21억 9260만원. 이하 6일 환율 기준)의 한화 에스밀 로저스가 등극했다. 그 뒤는 기아의 헥터 노에시, 170만 달러(19억 6180만원)다. 한화의 윌린 로사리오는 130만 달러(15억 20만원)에 계약했다. 용병시대 초창기, 두산 타이론 우즈의 2억 4000만원 받던 일이 옛일 같다. 이런 걸 금석지감(今昔之感)이라 한다. 전직 빅리거의 이름값이 몸값이 됐다.

공식적으로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 30만 달러가 폐지된 지 불과 2년 전이다. 100만 달러(11억 5400만원)의 둑도 이내 무너져내렸다. 몸값 인상은 10개 구단의 전략 보강 경쟁의 단면이다. 용병>모병제>징병제 순으로 효율을 쳐주는 노동경제학적인 견해가 생각난다. 최적화된 노동력 제공 측면에서는 실제 효율이 높을 수 있다. 그럴지라도 한국야구 발전의 저해요인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고액연봉은 어느 정도 수요와 공급, '품질'에 대한 명성의 3요소가 맞아 형성됐을 것이다. 한국의 13배인 미국경제, 3.8배인 일본경제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시장 규모나 경제력, 구단 재정 상황에서 과한 측면은 있다. 이들을 포함한 1군 선수 267명 중 억대 연봉자가 148명이지만 소득 격차는 여기에도 어쩔 수 없이 있다. 좁은 집터에서 발견된 생선뼈보다 넓은 집터에서 발견된 생선뼈가 컸다는 캐나다 고대 유적지에서의 조사가 뜬금없이 생각난다. 아, 1만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불평등 경제학을 선수 연봉에서 찾자는 것은 아니다.

김태균, 로저스와 함께 한화의 대표적 고액 연봉자인 정우람은 지난 시즌 1155개의 공을 던졌다. 공 하나 던지는 데 181만원 꼴이라 한다. (절대, 자신과 비교하지는 마시길.) 고연봉 고효율의 실력을 이번 시즌에서 유감없이 발휘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국내 선수의 경우는 덜하지만 용병 몸값 인플레이션은 어떤 면에서 '죄수의 딜레마'와 같다. 외국인 선수 30명 중 14명이 새 얼굴이긴 해도 각 구단이 신사협정만 하면 과잉 투자를 비껴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야구가 창출하는 무시 못할 경제 효과가 있지만 악화된 경제상황이나 외화 유출 또한 감안해야 한다. 그것이 효용이고 효율이다.

한화가 1승당 투자비용 대비 효율이 낮았던 건 2008년 이후 용병 농사에 흉작에 한 원인이 있었다. 10구단 어느 팀이건 올 시즌 수확의 절반은 용병 농사에 달려 있다 해도 맞는 말이다. 팔꿈치 문제로 개막 초반 합류를 미룬 로저스, 그리고 로사리오, 마에스트리는 한화 대권 도전의 핵심 퍼즐로 꼽힌다. 다른 구단의 팬들도 노에시(기아), 웹스터(삼성), 테임즈(NC), 코엘료(넥센), 마리몬(kt), 에반스(두산), 고메즈(SK) 등등의 연봉 대비 기여도를 다 같이 지켜보고 있다. 1군 연봉 상승이 KBO리그 성적 상승을 견인했으면 좋겠다. 즐거운 잔치판에서 돈 계산부터 해본 이유는 이름값, 몸값, 돈값을 제대로 해달라는 의미도 있다.

최충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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