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 경제라운지] 세종시 불법 전매 어찌하오리까

  • 오피니언
  • 최충식 경제통

[최충식 경제라운지] 세종시 불법 전매 어찌하오리까

  • 승인 2016-05-18 14:22
  • 신문게재 2016-05-19 22면
  • 최충식 논설실장최충식 논설실장
▲최충식 논설실장
▲최충식 논설실장
세종시 아파트에서 실증적으로 확인한 것이 있다. 미분양 물량 추이와 아파트 가격 동향의 관계다. 투자자 혹은 투기자들은 미분양을 주택가격의 척도라고 불문율처럼 믿는다. 주택 시장은 물론 다를 때가 많다.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상승하지만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상승해 가수요가 발생하기도 한다. 세종시 같은 특별한 시장일수록 더욱 그렇다.

6년 전이었다. 세종 신도시 아파트 첫 분양 때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분양률 감소 자체가 주요 기사가 되곤 했다. '세종시 미분양주택 감소율 전국 최고'라는 중도일보 기사(2013년 9월 30일) 게재일이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지금 세종시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말 16가구, 올 3월 기준 4가구(국토교통부 집계)가 전부다. 세종 불패 신화의 일등공신은 전체의 70%(나중에는 50%)나 우선 분양을 받은 중앙부처 공무원과 이전기관 종사자들이다.

집값은 이에 힘입어 2년 새에 36%나 뛰었다. 대전과 청주의 시세를 가뿐히 앞질렀다. 지난해만 1만 건 가량의 분양권을 되파는 이른바 전매(轉賣)가 이뤄졌다. 불가피한 사정도 있겠지만 특별공급 제도의 수혜자들은 수천만 원에서 1억원이 넘는 P(프리미엄·웃돈)를 챙기기도 했다. 투기가 우려된다며 세종시 아파트 전매 제한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세종시가 대전과 청주 인구를 흡수한 빨대현상에는 이런 든든한 배경이 있었다. 청주에서만 2014년에서 2015년까지 1만 2259명이 세종으로 빠져나갔다.

고대했던 세종시 건설 효과, 달리 표현해서 수도권 빨대현상 완화의 모습이 아니었다. 1970년대에는 서울시로의 이사 금지법을 만들려는 시도까지 했지만 경제발전의 뒤로 밀렸다. 1992, 1993년의 경기침체와 1997년 IMF 경제위기 등 고비마다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계획 및 제3차 수도권정비계획 기준상의 수도권인 서울, 인천, 경기는 그 덕에 대한민국 인구를 반분(48%)하고 있다. 지역 생산액의 48.1%, 제조업의 46.9%, 서비스업의 56.3%, 의료기관의 50.4%, 대학의 39.2%, 예금액의 68% 등은 끄떡도 않는다.

공공기관 85%를 차지했던 서울이 4단계에 이르는 세종청사 이주 등으로 완화된 것이 성과라면 성과다. 취득세까지 감면받고 주택법에서 금하는 '아파트 공급질서 교란'이 그래서 더 안타깝다. 주거 정착이 아닌 서울 컴백의 희망버스가 된 통근버스 출퇴근을 택했다. 도시 간 상호작용으로 사람과 물자와 정보가 오가는 기능 지역의 성격은 세종시에 강화되지 못했다. 대전, 충남, 충북의 동질 지역을 넘어선 네트워크 구조에도 진전이 없었다.


공무원 탓만은 아니다. 하지만 공무원 책임이 무겁다. 공공성을 벗어난 사익 추구에 대해 투자와 투기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봐넘길 수는 없는 사안이다. 다만 이런 사실이 세종시 폄훼 용도로 오남용되지 않아야 한다. 출장비가 연 200억원이라는 세종청사 업무 효율 저하 기사가 또 나온다. 비효율적(inefficient)은 어떠한 효율도 없다는 뜻이 아니다. 비생산적(unproductive)이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음이 아니듯 말이다. 초기 비효율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정말로 걱정이라면 함께 해소해 나가는 게 도리일 것이다.

다시 필자의 전망을 보태본다. 분양권 시장의 일시 '급랭'은 피할 수 없지만 걱정하는 만큼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검찰의 불법 전매 사건 수사가 최대한 신속하게 종결된다는 전제에서다. 국내 주택경기 지표에 빨간불이 켜지고는 있지만 미분양과 아파트 관계지수가 상대적으로 덜 밀접한 곳이 세종시다. 대전 등의 과거 사례를 짚어봐도 역(逆)의 상관관계가 없을 때가 있다. 여러 요인이 작용하지만 아파트에서는 수요와 공급보다 가격이 더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최충식 논설실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문화 톡] 진잠향교 전교 이·취임식에 다녀와서
  2. [한성일이 만난 사람]민희관 신우이레산업 대표(이레농원 대표)
  3. 여야 지도부 대전 화재 참사 조문 행렬…정청래·조국 희생자 조문
  4. 임전수 세종교육감 6대 분야 공약… 표심 자극
  5. 대전 화재 부상환자들 골절과 신경손상 중복피해 많아
  1. 대전YMCA, 제35대 장현이 이사장 취임
  2. 조문객 발길 이어지는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
  3. 대전 문평동 화재 관계기관 합동 브리핑
  4. 24일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122만 명 응시
  5. 사람 없이 AI가 운영하는 공장 KAIST '카이로스' 공개… 100% 국산 기술

헤드라인 뉴스


직장인 평균 대출 5275만원 `역대 최대치`… 주담대 11%↑

직장인 평균 대출 5275만원 '역대 최대치'… 주담대 11%↑

국내 임금 근로자들의 평균 대출액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출에서 40% 이상을 차지하는 주담대는 최근 11% 이상 증가율을 보이며 가계대출의 확대를 주도했다. 2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일자리행정통계 임금 근로자 부채'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임금 근로자 개인 평균 대출은 전년 대비 2.4%(125만 원) 증가한 5275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2년 이후 2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 이후 최대치다. 임금 근로자의..

"중동發 에너지 위기 넘는다" 25일 0시부터 차량 5부제
"중동發 에너지 위기 넘는다" 25일 0시부터 차량 5부제

중동발(發) 에너지 위기 속 이재명 정부가 25일 0시부터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요일제)'를 시행키로 했다. 민간부문에는 자율적인 참여를 권장했다. 미국-이란 전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공에는 의무를, 민간에는 자율을 적용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에너지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원유 자원안보위기 '주의' 경보 발령에 따른 대응 계획을 보고했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는 25일부터 전기차와 수소차를 제외하고 의무적으로 시행된다. 공공기관은 이미 관련 규정에 따라 5부제..

두쫀쿠 가고 버터떡 왔다… 급변하는 유행에 지역 자영업자도 고민
두쫀쿠 가고 버터떡 왔다… 급변하는 유행에 지역 자영업자도 고민

전국적으로 대유행을 이끌던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 인기사 사그라들고, 버터떡이 새로운 트렌드로 확산되면서 대전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한숨이 커지고 있다. 두바이초콜릿에서 탕후루, 두쫀쿠로 이어진 유행의 바통 시간이 갈수록 짧아져 이번 버터떡 역시 두쫀쿠 처럼 악성 재고로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대전 자영업계에 따르면 2025년 10월 시작된 두쫀쿠 트렌드가 올해 2월까지 6개월가량 인기를 끌다 최근 들어 급격히 식고 있다. 한때 두쫀쿠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지역 매장 앞에는 구매하기 위해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안전공업 화재사고 희생자를 향한 애도 물결 안전공업 화재사고 희생자를 향한 애도 물결

  • 2026년 진잠향교 춘계 석전대제 2026년 진잠향교 춘계 석전대제

  • 합동분향소 찾은 정청래 대표 합동분향소 찾은 정청래 대표

  • 국립대전현충원 찾은 김태흠 지사 국립대전현충원 찾은 김태흠 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