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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충식 논설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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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DB |
이 대목에서 게임 강국이 뭐했느냐며 질타당할 수도 있다. 창조경제와 연결하든 말든 그건 자유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만 생각하면 온오프라인, O2O(Online to Offline) 사업 전략으로는 토종 뽀로로 고(GO)의 출시에 집중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세상에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주문한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공감을 표한다. 개발사인 아이앤틱이나 닌텐도는 인터넷 음원 판매에 따른 '자사품(음반산업)의 매출 감소', 즉 '카니발라이즈'를 겁내다 침체를 겪은 소니와 대비를 이룬다. 목 좋은 위치에 개업한 식당처럼 어젠다 세팅을 잘했다.
다시 버려야 할 것은 조급증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닌텐도 게임기를 개발할 수 없으냐고 물은 뒤에 '명텐도'나 MB '명도즈' 같은 신조어가 유행했는데 7년이 지나 흡사 그럴 만한 분위기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우리가 먼저 하면 좋았을 텐데, 반성 많이 한다”며 타국 선점을 아쉬워했다. “한국 뭐했느냐”, “내 그럴 줄 알았지” 식의 사후 과잉 확신을 하는 논객도 여럿 봤다. 이해하지만 그래봐야 후견지명(hindsight) 효과 정도일 뿐이다. 하긴 그런 결과론이라도 있어야 한다.
사실은 없는 것이 아니었다. KT가 만든 '올레 캐치캐치'는 포켓몬 고보다 5년 먼저였다. 인기는 시들했다. 20년 쌓인 캐릭터와 차별화된 콘텐츠에 기술력을 업은 포켓몬 고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포켓몬 고 개발사는 주먹구구가 아닌 검색어 데이터 패턴으로 호응도를 예측했다. 30조원의 개발비도 들어갔다. 누구든 부가가치를 창출할 R&D 투자를 주장하기는 쉽다. 하지만 공감을 넘어 동화되는 경험 제공이 포켓몬 고 신드롬의 본질이다. 게임산업 키운답시고 청소년 심야 이용 규제를 풀겠다는 정부 정책과 비교가 된다.
우리가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 고'에서 건져낼 덕목이 있다면 유연성이고 진득함이다. '만약 넥슨이 권력에 줄을 댈 힘을 게임에 기울였다면' 하는 가정법도 튀어나온다. 분석과 전망은 뒤로 하고 일단은 헌터로서 즐겨봤으면 한다. 포켓몬 고는 그냥 대박 놀이가 아니다. 알파고에 이은, 미래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 관계 설정을 선험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어쩌면 게임이 아니고 생생한 경영이다. 정식 출시돼 현실이 된 증강현실을 지역 곳곳의 포켓몬센터를 통해 되도록 많은 국민이 공유하면 좋겠다. 우리가 앞서가기 위해서다.
최충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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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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