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 경제라운지] 포켓몬 고(GO) 100%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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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식 경제라운지] 포켓몬 고(GO) 100% 활용법

  • 승인 2016-07-20 12:26
  • 신문게재 2016-07-21 22면
  • 최충식 논설실장최충식 논설실장
▲최충식 논설실장
▲최충식 논설실장
포켓몬 고(GO) 열풍으로 지구가 들끓는 듯하다. 대천해수욕장과 무창포해수욕장, 꽃지해수욕장, 해운대해수욕장, 상주해수욕장 등 유명 휴가지에는 걱정하는 상인이 생기기 시작했다. 포켓몬이 실현되는 속초해수욕장으로 인파가 쏠린 까닭이다. 미국과 동일한 서비스 권역에 포함돼 모바일 위치 기반 게임이 가능한 곳이 '태초마을'(주인공이 게임을 시작한 곳) 속초, 고성과 양양 등 설악권, 그리고 울릉도다. 실제 공간 환경에 가상정보를 섞어 증강(增强)된 현실감을 맛보려고 게임 유저들이 몰려든다.

▲ 연합뉴스 DB
▲ 연합뉴스 DB
이럴 때 군중심리학자 귀스타브 르봉이라면 군중은 충동의 노예라고 비판했을 테고, 미국 교수 대니얼 솔로브라면 네티즌은 마치 독벌레처럼 민첩하게 움직인다고 독설을 했을 것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현실의 도로, 숲, 강, 건물에서 3D로 나타나는 포켓몬의 출현을 보는 지금, 군중의 용감성은 이제 새로운 차원을 맞고 있다. 속초시청이 '포켓몬 고 전략 지원 사령부'를 운영하고 속초경찰서, 속초해양안전경비서에 비상이 걸린 지금 상황은 실제 상황이다. 주머니 속 괴물 잡으려고 산을 넘거나 배를 타다 보면 부작용이 속출하겠지만 자제하는 가운데서도 눈앞에 구현되는 현상을 피하지 말고 바라봐야 한다.

이 대목에서 게임 강국이 뭐했느냐며 질타당할 수도 있다. 창조경제와 연결하든 말든 그건 자유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만 생각하면 온오프라인, O2O(Online to Offline) 사업 전략으로는 토종 뽀로로 고(GO)의 출시에 집중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세상에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주문한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공감을 표한다. 개발사인 아이앤틱이나 닌텐도는 인터넷 음원 판매에 따른 '자사품(음반산업)의 매출 감소', 즉 '카니발라이즈'를 겁내다 침체를 겪은 소니와 대비를 이룬다. 목 좋은 위치에 개업한 식당처럼 어젠다 세팅을 잘했다.

다시 버려야 할 것은 조급증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닌텐도 게임기를 개발할 수 없으냐고 물은 뒤에 '명텐도'나 MB '명도즈' 같은 신조어가 유행했는데 7년이 지나 흡사 그럴 만한 분위기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우리가 먼저 하면 좋았을 텐데, 반성 많이 한다”며 타국 선점을 아쉬워했다. “한국 뭐했느냐”, “내 그럴 줄 알았지” 식의 사후 과잉 확신을 하는 논객도 여럿 봤다. 이해하지만 그래봐야 후견지명(hindsight) 효과 정도일 뿐이다. 하긴 그런 결과론이라도 있어야 한다.

사실은 없는 것이 아니었다. KT가 만든 '올레 캐치캐치'는 포켓몬 고보다 5년 먼저였다. 인기는 시들했다. 20년 쌓인 캐릭터와 차별화된 콘텐츠에 기술력을 업은 포켓몬 고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포켓몬 고 개발사는 주먹구구가 아닌 검색어 데이터 패턴으로 호응도를 예측했다. 30조원의 개발비도 들어갔다. 누구든 부가가치를 창출할 R&D 투자를 주장하기는 쉽다. 하지만 공감을 넘어 동화되는 경험 제공이 포켓몬 고 신드롬의 본질이다. 게임산업 키운답시고 청소년 심야 이용 규제를 풀겠다는 정부 정책과 비교가 된다.

우리가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 고'에서 건져낼 덕목이 있다면 유연성이고 진득함이다. '만약 넥슨이 권력에 줄을 댈 힘을 게임에 기울였다면' 하는 가정법도 튀어나온다. 분석과 전망은 뒤로 하고 일단은 헌터로서 즐겨봤으면 한다. 포켓몬 고는 그냥 대박 놀이가 아니다. 알파고에 이은, 미래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 관계 설정을 선험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어쩌면 게임이 아니고 생생한 경영이다. 정식 출시돼 현실이 된 증강현실을 지역 곳곳의 포켓몬센터를 통해 되도록 많은 국민이 공유하면 좋겠다. 우리가 앞서가기 위해서다.

최충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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