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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충식 논설실장 |
홈쇼핑의 주 고객인 여성이 70%를 차지하지만 남성이라고 가만히 있지 않았다. 쇼호스트가 “지금 고객님들, 새벽 4시 37분에 올림픽 경기 보고 계시죠”라고 말한 그 시각에 필자도 우연히 깨어 있었다. 펜싱의 박상영이 금메달을 따던 그날 심야에 남성 아웃도어 주문량은 전날 대비 10배 폭증했다. 7월이면 장사가 끝나는 에어컨은 8월 사상 최대의 판매고를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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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팽이가 돌면 저 팽이도 돈다더니, 이게 웬일인가. 삼복더위에 스키복이 10배나 더 팔리기도 한다. 거꾸로 지난겨울에는 수영복과 여름용 샌들 매출이 여름 성수기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 비키니는 해외여행 수요로 겨울 휴가 필수품이 됐다. 지난겨울 날씨가 포근해 정작 겨울상품 매출은 뚝 떨어졌었다.
그러면 앞으로는? 내일(26일) 폭염이 누그러진다는 날씨 예보지만 모기 입이 쉽게 비뚤어지진 않을 듯하다. 폭염이 꺾이는 시점을 16일→18일→22일→어제(24일)로 연장해 온 기상청은 9월과 10월 늦더위를 예고했다. '양치기 소년 예보'가 아니었으면 한다. 작년 가을처럼 만약 일교차가 10도 이상이면 여름 상품과 겨울 상품이 동시에 팔릴 수도 있다. 요사이의 폭염에는 긍ㆍ부정 효과, 수혜 업종과 피해 업종이 혼재한다. 한쪽만 보고 내수가 살았다고 예단해서는 안 된다. 폭염으로 6월부터 현재까지 충북에서만 폐사 가축이 20만 마리가 넘는다. 폭염은 또한 전통시장 매출 부진, 노동생산성 하락 및 제조업 가동률 저하, 수출 악영향을 부른다. 농어업도 힘겹다. 균형 잡힌 내수 활성화에 힘쓰면서 비시즌에 겨울옷 준비하는 여유와 기대심리를 못 누리는 서민들도 살펴야 한다.
특히 추석을 얼마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고 전기요금 걱정이 치솟고 있다. 올해 1~6월 세계 기온은 20세기 평균보다 1도 이상 높았다. 지구 전체가 더워졌지만 전기요금 누진세를 11.7배까지 징벌적으로 내는 나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좀더 시원한 대안을 못 내놓는 당ㆍ정ㆍ청, 그리고 야당은 막바지 폭염에서 준비성과 경제성을 더 배워야 할 것 같다.
예수와 거의 동시대인인 왕충도 하로동선이 불필요하다고는 안 했다. 잘 쓰기만 하면 무용지물은 없다는 예지적 가르침이었다. 하선동로나 동로하선으로 고쳐 유식 자랑을 펼 필요는 없다. 2000년 전의 왕충(서기 27년~99년?)은 여름날 화로로 습기를 말리고 겨울 부채로 꺼져가는 불씨를 살림에 착안했다. 하지만 정책만은 가마솥더위에 화로를 끼고 겨울 추위에 부채를 치켜들지 말아야 한다. 날씨 문제는 특히 민생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최충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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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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