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총독에 불호령' 만공대선사를 아십니까

  • 정치/행정
  • 충남/내포

'일제총독에 불호령' 만공대선사를 아십니까

8일 수덕사서 학술대회-독립운동 활동 등 재조명 조선불교 말살정책 저지-한용운에 독립자금 제공

  • 승인 2016-09-05 14:53
  • 신문게재 2016-09-06 16면
  • 내포=유희성 기자내포=유희성 기자
생지옥으로 기억된 36년 간의 일제침략시대에서 그들의 수장인 일본 총독을 맹렬히 꾸짖었다면 얼마나 후련했을까?

여기 한국불교를 대표해 일본 미나미 총독에게 불호령을 내려 벌벌 떨게 했던 만공선사<사진>의 얘기가 있다.

1937년 3월 11일이었다. 악질로 유명세를 탄 일본 미나미 총독은 전국 13개 도지사와 불교 31본산 주지를 불러 모아 조선불교진흥책을 주제로 회의를 열었다.

미나미는 이 자리에서 “조선불교는 일본불교와 합병해 더 큰 진흥을 이뤄야 한다”며 야비한 눈을 흘겼다.

회의장에는 총과 칼을 옆구리에 찬 일본군 헌병대 등이 도지사와 주지들을 압박해 침묵만이 흘렀다.

이때였다. 당시 마곡사 주지였던 만공은 책상을 부서질 듯 두 손으로 내리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는 미나미에게 손가락질하며 사자후를 토했다.

만공은 “조선불교는 1500년 역사를 유지하고 그 수행정법과 교화의 방편이 여법하거늘 일본불교와 합하여 잘 될 필요가 없으며, 일제가 종교에 간섭하지 않는 것만이 유일한 진흥책이다”며 “데라우치 전 총독은 조선 승려들을 파계시킨 죄인으로, 죽어서 무간지옥에 떨어져 고통 받을 것”이라고 소리쳤다.

회의장에 쩌렁쩌렁하게 울린 만공의 목소리에 미나미 총독과 헌병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이날의 일은 일본군에게 큰 충격으로 남았고, 결국 조선불교말살정책에 실패했다.

1940년 10월 1일 발간한 조선총독부시정 30년사에서 일본은 “조선불교의 진흥에 관해서는 시정 이래 시종일관 보호 선도에 힘쓰고 있는 중이지만, 기대한 만큼 효과를 올리지 못했다”고 적었다.

만공은 만해 한용운에게 독립자금도 지원했다.

당시 만공을 모셨던 수연스님(91)은 “총독부 회의와 선학원 고승대회 등에서 만공이 만해에게 독립자금이 든 봉투를 건넸다”고 밝혔다.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만공을 독립운동가로서 재조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러한 한국불교의 정신적 지주 만공 대선사에 대해 연구하는 학술대회가 오는 8일 오후 1시 예산군 수덕사 황하정루에서 열린다.

심응섭 순천향대 명예교수가 사회를 보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김시명 순국선열 유족회장, 이덕진 문성대 교수, 김광식 동국대 교수, 이은윤 전 기자, 하춘생 동국대 교수, 이동언 동국대 교수의 연구발표가 진행된다.

혜월 스님(운상선원 주지), 주경 스님(불교신문사 사장), 한상길(동국대 불교학술원), 경완 스님(수덕사 환희대), 이정은 3·1운동 기념사업회장의 토론도 열린다.

만공은 1871년 태안에서 태어나 1883년 공주 동학사에서 출가했다.

만공은 1941년에는 일본의 식민불교정책에 항거하기 위해 선학원 고승대회를 주도하는 등 일제에 대항했으며, 광복 직후인 1946년 생을 마감했다.

예산=신언기ㆍ내포=유희성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법원, 유튜브 후원금 횡령 혐의 40대 여성 선고유예
  2. 캄보디아서 구금 중 송환된 한국인 70%, 충남경찰청 수사 받는다
  3. 천안시, 직원 대상 청렴·반부패 추가교육 실시
  4. 대한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 '중대재해 근절 성실·안전시공 결의식' 개최
  5. 대만 노동부 노동력발전서, 한기대 STEP 벤치마킹
  1. 천안시, '정신건강의 날 기념' 마음건강 회복의 장 마련
  2. 천안시의회 이병하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 운영' 등 2건 상임위 통과
  3. 천안동남소방서, 현장대응활동 토론회 개최
  4. 천안시 보건소, '영양플러스 유아 간식 교실' 운영
  5. 한화이글스의 가을…만원 관중으로 시작

헤드라인 뉴스


충청 메가시티 잇는 BRT… 세계적 롤모델 향해 달린다

충청 메가시티 잇는 BRT… 세계적 롤모델 향해 달린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간선급행버스체계인 BRT '바로타' 이용자 수가 지난해 1200만 명을 돌파, 하루 평균 이용객 3만 명에 달하며 대중교통의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행복청은 '더 나은 바로타'를 위한 5대 개선 과제를 추진해 행정수도 세종을 넘어 충청권 메가시티의 대동맥으로, 더 나아가 세계적 BRT 롤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청장 강주엽·이하 행복청)은 행복도시의 대중교통 핵심축으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BRT '바로타'를 세계적 수준의 BRT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17일 밝혔다. 행복청에 따르면..

32사단 과학화예비군훈련장 세종에 개장… `견고한 통합방위작전 수행`
32사단 과학화예비군훈련장 세종에 개장… '견고한 통합방위작전 수행'

육군 제32보병사단은 10월 16일 세종시 위치한 예비군훈련장을 첨단 ICT(정보통신기술)를 융합한 훈련시설로 재개장했다. 제32보병사단(사단장 김지면 소장)은 이날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 과학화예비군훈련장 개장식을 갖고 시설을 점검했다. 과학화예비군훈련장은 국방개혁 4.0의 추진과제 중 하나인 군 구조개편과 연계해, 그동안 예비군 훈련 간 제기되었던 긴 대기시간과 노후시설 및 장비에 대한 불편함, 비효율적인 단순 반복형 훈련 등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추진됐다. 제32보병사단은 지난 23년부터..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가치 재확인… 개방 확대는 숙제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가치 재확인… 개방 확대는 숙제

조선시대 순성놀이 콘셉트로 대국민 개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3.6km)'. 2016년 세계에서 가장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주·야간 개방 확대로 올라가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의 주·야간 개방 확대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주간 개방은 '국가 1급 보안 시설 vs 시민 중심의 적극 행정' 가치 충돌을 거쳐 2019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확대되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제한적 개방의 한계는 분명하다. 평일과 주말 기준 6동~2동까지 매일 오전 10시, 오후 1시 30분, 오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빛으로 물든 보라매공원 빛으로 물든 보라매공원

  • 나에게 맞는 진로는? 나에게 맞는 진로는?

  • 유성국화축제 개막 준비 한창 유성국화축제 개막 준비 한창

  • 이상민 전 의원 별세에 정치계 ‘애도’ 이상민 전 의원 별세에 정치계 ‘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