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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뱃속에서 나온 녀석들이라곤 해도 사람은 본디 십인십색이다. 그래서 쌍둥이라 할지라도 성격이 판이한 경우가 많다. 그러하거늘 아들과 딸이란 어떤 이분법(二分法) 출생의 내력을 안고 태어난 녀석들이니 오죽하랴.
다른 건 논외로 치더라도 아들은 낮에 실컷 '퍼자고' 밤에는 업어달라며 징징대기 일쑤였다. 긴 병에 효자 없듯 만날 그렇게 업고 밖에 나가자는 아들을 때론 모른 척 했는데 그럼 더욱 울며 보채곤 했다. 반면 딸은 밤에 새근새근 잘 자서 더 귀여움을 받았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더욱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놀이터만 가 봐도 많은 아이들이 왁자지껄 뛰어놀던 모습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다. 이로 말미암아 학생들의 감소로 통합되거나 폐교되는 학교까지 늘고 있다.
얼마 전 <지방교육재정알리미> 홈페이지에 들어가 '시.도별 폐교 보유현황'을 보니 전국적으로 무려 3683개교가 폐교됐다고 했다. 아울러 매각폐교는 2330개교이며 아직도 408개교가 미활용폐교로 남아있대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게 출렁거렸다.
작년의 우리나라 출산율이 다시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고 한다. 지난 8월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출생 통계(확정)'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17명으로 전년보다 0.07명 감소했다고 했다.
이처럼 여전히 출산율이 낮은 건 그만큼 아이를 낳아 기르기가 힘들다는 방증의 바로미터다. 저 출산 극복이라 하여 아무리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봤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인 셈이다. 더욱이 북한은 사거리를 자유자재로 구가하며 툭하면 미사일을 쏘아대고 있다.
그러면서 미군철수 및 공공연한 '남한접수'의 야욕까지 드러내면서 우리 정부는 아예 상대조차 않고 있다. 따라서 이에 불안함이 가중되면서 '젊은이들이 아예 결혼조차 않으려는 게 아닌가'라는 기우(杞憂)까지 들게 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얼마 전부터 이웃집에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궁금하여 아내에게 물으니 새댁이 아기를 낳았단다. 반가운 마음에 그 녀석이 우는 소리를 '감상했다'. 그러자니 지난 시절 아들과 딸을 길렀던 추억이 야금야금 떠올랐다.
어제 야근을 마치고 이른 아침에 돌아와 눈을 붙였다. 하지만 그 아기의 울음소리에 그만 선잠으로 그치고 말았다. 그랬음에도 전혀 불쾌하지 않았던 건 그 소리가 내겐 복음(福音)으로까지 들렸기 때문이다.
'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 ~ 넌 항상 어린 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되었고 ~ 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너에게 해줄 말이 없지만 ~
네가 좀 더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에 내 가슴 속을 뒤져 할 말을 찾지 ~"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이다.
이처럼 엄마와 딸이 대화를 나누고, 또한 아빠와 아들이 술잔을 기울이자면 그 관건은 단연 결혼과 출산이다. 그래서 첨언하는데 전운이 짙게 드리워진 한반도는 아기의 울음과 웃음소리라는 복음의 시작과 정착지로써도 미흡하다.
북한의 도발 시 재기불능으로 만들 힘이 있다고는 하는데 말로만 해서야 믿을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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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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