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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동년배의 세 남자가 염라대왕 앞으로 불려갔다. 대왕은 세사람에게 거짓이 안 통한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고는 첫번째 사내에게 점잖게 물었다.
"너는 그 동안 몇 차례나 오입을 했는고?"
사내가 머리를 조아리며 답했다.
"예, 제가 어찌 감히 거짓을 아뢰오리까? 한 열 번쯤 됩니다요……"
"으음, 그렇군. 그럼 너는 티코를 타고 다니거라"
그는 감지덕지하며 티코를 몰고 물러갔다.
대왕이 두 번째 사내에게 같은 질문을 의젓하게 던졌다.
사내가 두 손을 싹싹 비비며 답했다.
"예, 저는 딱 세 번 했습지요."
"으음, 그렇지, 그럼 너는 아반테를 타고 다니거라"
그 또한 감격해 하며 아반테를 몰고 물러갔다.
대왕이 세 번째 사내에게 똑같은 질문을 위엄 있게 던졌다.
사내가 당당하게 답했다.
"대왕께서 잘 아시다시피 저야 오직 제 아내밖에 몰랐던 남자 아닙니까?"
"음, 맞아, 그럼 너는 그랜저를 타고 다니거라."
그는 좋아라 하며 그랜저를 몰고 물러갔다.
그리하여 세 남자는 넓디넓은 하늘나라를 돌아다니다가 어느 날 우연히 네거리 신호등 앞에서 일제히 멈추어 서게 되었다.
그런데 티코와 아반테가 흘깃 옆 차선의 그랜저를 쳐다보니 그 사내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게 아닌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기이하고 궁금해서 한 마디 내뱉었다.
"여보쇼, 형씨! 우리는 이런 하잘 것 없는 차를 타면서도 불평이 없는데 그랜저면 황송하지 뭐가 그리 불만이요?"
그러자 사내가 탄식하면서 섧게 말했다.
"제가 방금 저 길모퉁이를 돌면서 마누라를 보지 않았겠습니까? 아 그런데 자전거를 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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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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