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티즌 투자유치 비공개 협상 왜?

  • 정치/행정
  • 국회/정당

허태정 대전시티즌 투자유치 비공개 협상 왜?

협상과정 불확실성 최소화 '공든탑 무너질라' 고육지책
핫이슈 '컨벤션 효과 '정치인 許' 의중 반영 해석도 나와

  • 승인 2019-10-23 15:36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0000577516_001_20191016163517757
출처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 기업구단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허태정 시장이 대기업과 협상 과정을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을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다.

협상 과정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과 함께 일각에선 '정치인' 허태정의 컨벤션 효과 극대화라는 계산법도 깔려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허 시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관심을 보이는 대기업이 있어 비공개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기업에서 MOU 체결 전까지 비공개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기업 측의 요구로 기업명을 함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허 시장의 공식 입장인 셈이다.



허 시장은 언론은 물론 시청 내 관련 업무 담당자 조차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극소수 최측근만을 데리고 베일에 가려진 기업과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협상 테이블을 차린 것은 협상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허 시장은 일단 기업 측으로부터 연고지 유지와 투자유치를 전제로 시티즌 운영권 이관을 결정했지만, 세부적인 투자규모와 홈구장 등 각종 시설 운영권 등을 둘러싸고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다.

뿐만 아니라 협상 과정에선 선수 및 프런트 고용승계 등 구단 구성원의 이른바 '밥줄'과 관련된 상당히 민감한 문제들도 다뤄지고 있다.

만약 기업 이름이 공개될 경우 지역 시민사회계는 물론 경제계, 정치권 등에서 협상 과정에서 좀처럼 수용키 어려운 요구조건이 쏟아질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이를 '압박'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렇게 될 경우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협상이 자칫 제동이 걸리며 최악의 경우 협상 결렬과 기업구단화 무산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밀실 협상' '거래 의혹' 등 비판을 감수하고서라도 지금까지 공든 탑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허 시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행정가 허태정'이 아닌 '정치인 허태정'으로의 계산법도 기저(基底)에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40년에 가까운 K리그 역사상 시민→기업구단 전환 시도는 이번 시티즌 사례가 처음이다. 이 때문에 한국 축구계는 물론 경제계 시선까지 대전으로 모이고 있으며 그 중심엔 허 시장이 있다.

과연 시티즌에 투자할 기업이 어디냐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지만, 최종 확인은 허 시장의 입을 통해서만 가능한 상황이다.

재선 기초단체장 출신인 그는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체급을 올려 광역단체장에 처음 당선됐다. 민선 7기 최대성과 중 하나가 될 이같은 이슈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가고 싶은 심산이라는 것이다. 자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것을 마다할 정치인은 없다. 허 시장이 시티즌 투자기업을 단 한 번의 브리핑으로 밝히지 않고 지금까지 수차례 뜸을 들여온 이유가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선 허 시장의 '이슈 끌어가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해 선거 과정에서 새 야구장인 베이스볼드림파크 중구 건립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정작 당선 이후 자치구 신청을 받는 것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결국 새 야구장 이슈는 지난 7월 최종 입지가 중구로 확정될 때까지 결정될 때까지 1년 동안 지역을 뜨겁게 달군 바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더이상 세종시 '체육 인재' 유출 NO...특단의 대책은
  3.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4.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5. 세종시 교통신호제어 시스템 방치, 시민 안전 위협

헤드라인 뉴스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가운데 17일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다시 한번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높다. 관련 발언이 나온다면 좀 더 진일보된 내용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정부 최초로 전 국민에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2주 차 부처 업무보고가 16일 시작된 가운데 18일에는 행정안전부 업무보고가 진행된다. 대전과 충남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추가 발언을 할지 관심을 두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하기 위해..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출산과 보육비 비과세 한도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전자담배도 담배 범위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5건과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24건, 일반안건 3건, 보고안건 1건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지역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공포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