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46. 무염다적(無廉多敵)

  • 문화
  •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46. 무염다적(無廉多敵)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20-02-20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설 '표현의 자유' 짓밟은 민주당의 오만을 규탄한다] 2월 14일자 경향신문의 보도 내용이다.

=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자당에 대해 비판적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와 이를 게재한 경향신문을 고발했다가 취하했다. 임 교수는 지난 1월29일자 경향신문 정동칼럼 코너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글에서 "촛불정부를 자임한 민주당이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를 골몰하고 있기에 유권자의 심판이 필요하다"고 했다.

칼럼 내용은 '민주당의 행동이 많은 실망을 사고 있으니 좀 더 잘하라'는 채찍질에 가깝다.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이런 비판에 스스로를 돌아보고 경각심을 가질 것이다.

정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반박 논평을 내거나 반대 의견의 칼럼을 기고하면 될 일이었다. 한데 민주당은 임 교수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고발 사실이 알려진 뒤 보수야당뿐 아니라 우군인 진보진영 내에서까지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내에서도 "어쩌다 이렇게 교수의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진보 인사들은 "나도 고발하라"며 비판 행렬에 동참했다.

민주당이 부랴부랴 고발을 취하한 이유도 이런 거센 비판에 깜짝 놀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공지문에서 애초 임 교수를 '안철수 전 의원'의 싱크탱크 출신이라고 명시했다가, '특정 정치인'으로 정정하는 해프닝까지 연출했다.

마지못해 고발은 취소했지만, 뭐가 잘못됐고 뭐가 문제인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고서야 역풍이 가라앉을지 의문이다. 학문·사상·표현·언론의 자유는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이다.

민주당은 과거 보수정권에서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을 때마다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의 "나는 당신과 의견이 다르다. 하지만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당신의 자유를 위해 언제나 죽을 수 있다"는 말을 단골로 인용해왔다.

지난해 10월 윤석열 검찰총장이 기자를 고소하자 "가장 강한 권력을 가진 검찰총장의 고소는 언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라고 질타했다. 검찰총장의 고소는 안되고, 집권여당의 고발은 괜찮다는 건 무슨 논리인가.

신문의 칼럼란은 원래 권력층에 날선 비판이 오가는 공간이다. 그런 공간이 자유롭게 허용되는 것이 민주주의요,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빼앗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적이다.

민주당은 독재정권 시절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위해 맨 앞에서 싸웠다고 자부해온 정당이었다. 그런데 이제 정권을 잡고 나니 조그마한 쓴소리도 수용하지 못하는 협량함을 보이고 있다. 그럴수록 임 교수의 칼럼에 동의하는 시민은 늘어날 것이다."=

사견이지만 조동중(조선, 동아, 중앙일보)과 달리 경한오(경향, 한겨레, 오마이뉴스)는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하는 언론이(었)다. 그랬거늘 기껏 칼럼 하나 올렸다고 그처럼 반발하다니 어이가 없었다.

개인적 주관이 많이 반영된 것이지만 이래 가지고 다가오는 4월 총선을 어찌 치르려고…… '전통적 우군'이었던 경향신문마저 등지면 어쩌려고…….

['총선에서 여당 승리해야' 43%, '야당 승리해야' 45%… 한국갤럽 여론조사] 마찬가지로 2월 14일자 경향신문에 올라온 선거관련 뉴스다.

4·15 총선에서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뉴스다.

무염다적(無廉多敵)은 '사람이 염치가 없으면 적을 많이 만들게 된다'는 의미다. 사전에는 안 나오지만 내가 스스로 작명했다. 자기 당을 칭찬할 때는 가만있다가, 조금이라도 지적(그것이 건설적 의견임에도)을 하면 발끈하는 건 분명 소인배(小人輩)나 하는 작태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사자성어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국화로 물들다", '제26회 아산시 국화전시회 개최'
  2. 대전 유성국화축제 한창…13만 분 가을꽃 물결
  3. 세종시행 '중앙행정기관' 임시 둥지, 2027년 어디로?
  4. 세종시 대평동 '상가 공실' 전환점 맞나… '라면 페스타'가 온다
  5. 온통대전, 11월부터 월 최대 9만 1000원 캐시백 받는다
  1. 제주관광공사, 인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팝업 '성료'
  2. 대덕구의회 사퇴 촉구 빗발치지만 주민소환은 '그림의 떡'
  3. 김찬술 대덕구청장 결국 병원행…區의회는 또 원구성 무산
  4. 2026년 육군본부 국정감사
  5. 대덕대교 부분 통제 첫 날…차로 통제에 병목현상

헤드라인 뉴스


김장 앞두고 배춧값 내렸지만… 농가도 소비자도 웃지 못한다

김장 앞두고 배춧값 내렸지만… 농가도 소비자도 웃지 못한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무 가격이 지난해보다 떨어졌지만 생산 농가와 소비자 모두 마냥 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농민들은 생산비 상승과 농산물 판매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소비자들은 새우젓 등 일부 양념 재료의 가격 급등으로 김장비용 부담을 느끼고 있다. 김장 물가 안정에도 농가와 가계의 서로 다른 고민이 자리한 셈이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546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하락했다. 무도 1개당 2251원으로 7.5% 내..

세종시로 이전하는 `국가기관`… 종사자 주거 안정 대책은
세종시로 이전하는 '국가기관'… 종사자 주거 안정 대책은

중앙행정기관의 대규모 이전을 앞둔 세종시에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성공적이고 원활한 이전을 끝마치기 위해선 이전 기관 종사자들의 정주여건 안정화가 필요충분조건이란 판단에서다. 당장 내년 2000여 세대의 임대주택을 비롯해 3년간 1만 세대의 입주가 가시화된 상태인데, 공급 물량을 더욱 확대하고 인허가 기간 단축 등 주택 수급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20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내년 중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비롯한 27개 중앙행정기관, 종사자 기준 3000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세종으로 자..

은행서 잠자는 계좌 3억 4000만개... 장기 미거래 계좌 해마다 `급증`
은행서 잠자는 계좌 3억 4000만개... 장기 미거래 계좌 해마다 '급증'

금융권에서 장기간 거래가 없거나 휴면 상태인 '잠자는 계좌'가 3억 400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이 숨은 금융자산을 찾아주고 있지만, 장기 미거래 계좌 등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장기 미거래·미청구 계좌와 휴면금융자산 계좌는 총 3억 4191만 개로 나타났다. 2021년 말(2억 6440만개)보다 7751만개(29.3%) 증가했다. 장기 미거래 계좌는 통상 3년 이상 거래가 없는 계좌를 의미한다. 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

  • 국회 과방위 국감장에 등장한 휴머노이드 국회 과방위 국감장에 등장한 휴머노이드

  • 가을비에 바빠진 발걸음 가을비에 바빠진 발걸음

  • 대덕대교 부분 통제 첫 날…차로 통제에 병목현상 대덕대교 부분 통제 첫 날…차로 통제에 병목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