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3월에는 몬스터, 아직멀었다는 말 함께 읽어요

  • 문화
  • 문화/출판

[문학] 3월에는 몬스터, 아직멀었다는 말 함께 읽어요

  • 승인 2020-03-05 09:54
  • 수정 2020-03-05 21:22
  • 신문게재 2020-03-06 1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향토서점 '계룡문고서점'이 추천하는 3월의 도서를 모았다. 추천 도서는 대전 계룡문고서점과 구미 삼일문고, 청주 꿈꾸는 책방, 진주의 진주문고, 충주 책이 있는 글터, 일산 한양문고가 함께 선정한 도서다. <편집자 주>

몬스터
▲몬스터:한낮의 그림자 / 손원평·윤이형·최진영·백수린·임솔아 / 한겨레출판

몬스터를 주제로 한국 대표작가들이 단편을 모았다. "당신이 생각하는 몬스터는 어떤 모습인가요"라는 질문에 손원평, 윤이형, 최진영, 백수린, 임솔아 작가가 각자의 스타일로 써 내려간 작품들이다.

흥미로우면서 묵직하다. 작가들은 몬스터는 지하실이나 철장 속에 있는 것,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인식이나 내면에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하는 날카로운 통찰을 소설에 담았다.

"옳음은 두려움으로 만들어져 있지. 옳지 않은 자, 그른 자가 될 거라는 두려움. 그래서 무리에서 배제될 거라는 두려움. 사람들은 그것을 양심이라 부르지만, 이번 일에서 우리가 본 그 양심들은 과연 굳고 단단하고 흔들림 없는 것이었을까"라고 윤이형 작가는 말한다.

아직 멀었다는 말
▲아직 멀었다는 말 / 권여선 / 문학동네

'안녕 주정뱅이'이후 4년 만에 돌아온 단편 소설집으로 돌아온 권여선 작가의 신작이다. 8편의 소설에는 각자의 사연으로 힘겹게 삶을 이어가는 인문들의 이야기가 권여선 작가 특유의 예리하고 서늘한 감각이 살아있는 문장으로 담겼다.

세상의 폭력 아래 기울어진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을 보고 있자면 분노처럼 슬픔이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인물들이 가진 도망칠 수 없는 불행에 그치지 않고, ‘모름과 아직’이 주는 공백을 통해 끝이 아닌 ‘이 다음과 그 너머’를 예고하는 사려 깊은 따스함이 이 소설에 베어 있다.

권여선 작가는 책 제목에 대해 "아직 멀었지만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멀었음에도 지금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나쁜 사람에게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 정희진 / 교양인

정희진 작가는 "당신은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한 질문에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고 답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몸으로 삶을 살아내는 것이었다. 약자로서 적과 싸우는 무기로 선택한 것이 바로 글쓰기라는 말이다. 작가는 스스로 나쁜 사람이 되지 않으면서 품위를 지키며 매일 글을 써 나간다.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지 않기 위해서다.

63편의 서평에는 칼날을 손에 쥐로 썼다는 느낌이 생생하다. 작가가 읽은 책을 매개로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치면서 그 안에서 고통받고 방황하는 작가만 존재한다.

작가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반복적으로 언급한다. 그 시기를 전후로 분노의 이유, 분노의 대상이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가해자의 피해 의식이나 권력자의 분노는 규범이고, 약자의 억울한 감정만 분노로 규정된다고 말하는 작가는 "약자들이여 마음껏 분노하라, 한 번도 분노하지 않은 것처럼"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습관의 말들
▲습관의 말들 / 김은경 / 유유

유유출판사의 말 시리즈는 주제를 담은 문장과 작가의 통찰을 엮은 시리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 프리랜서 편집자의 일상과 고민이 담겼다.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그다음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는 말처럼 되풀이하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 습관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데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 책은 삶을 지탱할 뿌리를 형성하고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삶을 살기 위해 수집한 습관에 관한 문장을 엮었다. 일반적인 성공론이 아니라 좋은 습관의 힘을 이야기하면서 습관 만들기의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고백하는 책이기도 하다.

과학의 품격
▲과학의 품격 / 강양구 / 사이언스북스

경이로운 과학 원리나 자연의 신비를 이야기하는 과학책이 아니다. 사회 속의 과학을 이야기한다. 사회 속에서 과학 기술은 우리 삶의 모습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는데도 어렵다는 이유로 시민들이 과학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 책은 과학이 어렵더라도 피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과학 기술은 국가, 자본, 노동이 힘겨루기를 하는 정치의 장으로 시민과 과학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과학을 악용해 제 잇속을 채우려는 이들이 활개 치기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과학을 모르는 시민이 과학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한다. 플라스틱, 자율 주행차, 인공 지능 등 다양한 주제로 과학기술을 둘러싼 통념을 깨워준다.
정리=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돈 주면 수용자 챙겨주겠다”… 대전교도소 교감 징역 3년 구형
  2. [날씨] 이번 주말 흐리고 전국에 강한 비…다음주 소나기 가능성
  3. 글로벌 우주 강자들과 어깨 나란히…ISS2026 충청 우주기업들
  4. 화재 원인 다양·복잡해지는데…소방 화재사례 공유 체계 '미비'
  5. 오석진 "소통·청렴이 최우선"…인수위 첫 업무보고 돌입
  1. 충남대·공주대 통합 논의 막바지…토론회서 소통 필요성 부각
  2. 대전 RISE 첫 성적표 나왔다… 최대 17억5000만원 차등 지원
  3. 환경단체 "대전시 효과 없는 준설만 거듭"…실효성 있는 재해 방지책 촉구
  4. 세종충남대병원 '최승원 병원장' 취임… 행정수도 거점 병원 노크
  5. [2026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질문으로 사고를 키우고 AI로 미래를 열다

헤드라인 뉴스


[인터뷰] 박수현 당선인 "도민 의견 담긴 수첩 3권, 3톤처럼 무거워"

[인터뷰] 박수현 당선인 "도민 의견 담긴 수첩 3권, 3톤처럼 무거워"

박수현 충남도지사 당선인은 지방선거 기간, 도민 염원과 바람을 수첩에 빼곡히 적었다. 도민 간담회 등 현장소통을 통해 나온 이야기를 하나하나 담다 보니 어느새 수첩은 3권으로 늘었다. 박 당선인은 "수첩 3권의 무게가 3톤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수첩에 도민의 엄중한 명령이 담긴 만큼, 압박감과 무게감을 느낀다는 뜻이다. 박 당선인은 도민의 명령을 단순히 무겁게만 느끼는 것이 아닌,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선거용 구호가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에서 통(通)하는 충남 준비위원회 구성도..

許, 재검토 공언했는데…정부 긍정평가 0시축제 존속 기우나
許, 재검토 공언했는데…정부 긍정평가 0시축제 존속 기우나

대전 0시 축제 존속 여부를 둘러싼 지역 사회의 관심이 뜨겁다. 민선 8기 이장우 시장의 대표사업으로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허태정 당선인이 재검토를 공언했지만, 최근 이 축제를 둘러싸고 부쩍 달라진 기류 때문이다. 정부가 0시 축제의 관광·상권 활성화 등 0시 축제에 대해 일부 긍정평가를 내놓았고 무턱대고 폐지했다가 외교적 마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안팎에선 0시 축제를 아예 폐지하는 것 보다는 축제 간판을 바꾸거나 축소·개편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지역..

공사판된 대전 도심, 트램 개통 미뤄지나…與野 책임 공방 재점화
공사판된 대전 도심, 트램 개통 미뤄지나…與野 책임 공방 재점화

2028년 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던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 일정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말 28년 만의 착공으로 본궤도에 진입한 듯 했지만, 토지보상 지연과 시운전 기간 연장, 수소트램 기반시설 문제까지 줄줄이 드러나며 2030년 개통도 장담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민선 9기 인수위에서 공식화되며 여야는 또다시 네 탓 공방에 나선 모습이다. 18일 취재에 따르면, 대전시는 최근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당초 목표였던 2028년 말 트램 개통이 사실상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