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기]  그림책 모임하기에 좋은 책 소개...책 읽어주는 사회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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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향기]  그림책 모임하기에 좋은 책 소개...책 읽어주는 사회로 가는 길

그림책을 읽자 아이들을 읽자 - 최은희 지음

  • 승인 2020-03-05 14:47
  • 수정 2020-11-13 15:02
  • 신문게재 2020-03-06 1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그림책을
나는 이런 소망을 품고 살아간다. 모든 학교가 이 책 저자처럼 책 읽어주는 학교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고, 다음은 가까운 사람끼리 서로 책 읽어주며 지내고, 그것이 사회 전체로 확대되어 책 읽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학교 안팎에서 오랫동안 책을 읽어주는데, 그 효과는 놀랍다. 공감은 기본이고 그저 감동의 연속이다. 아이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청소년들도, 중년의 부모들도, 심지어 노인정과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도 참으로 좋아한다.
 
우선 아이들의 교육 현장을 보면 교육은 신뢰가 전제되어야 잘 풀린다. 신뢰는 감동에서 나온다. 배려→감동→신뢰→교육인데, 어른들은 앞의 세 단계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교육한다. 그러니 잘 될 리가 없다. 그래서 책 읽어주기가 중요하다. 책 읽어주기는 상대에 대한 따뜻한 배려이고 그 속에서 감동과 신뢰가 싹튼다. 그뿐만 아니라 독서량이 늘어나면서 좋은 수업 태도가 형성되니 교육은 자연스럽게 풀린다. 이렇듯 책 읽어주기는 효과가 매우 크다.
 
이렇게 책 읽어주기를 통해 교육적인 효과를 극대화해 주는 책이 있다. 저자는 아동문학가이고 초등학교 교사다. 교실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주제의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었던 이야기를 묶은 것이다.
 
이 책은 계절에 따라 아이들의 다양한 삶을 엿볼 수 있게 4개의 큰 단원과 17권의 그림책을 읽어준 것을 소단원으로 구성해 놓았다. 주눅이 든 아이가 있을 땐 '강아지 똥(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길벗어린이) 그림책을 읽어주어 존재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아이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곳에선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이상희 옮김/비룡소)'을 읽어주어 어른인 선생님을 따끔하게 충고한다. 저자도 스스로 반성문을 썼으니까. 톡톡 튀는 아이로 친구에게 상처를 줄 때는 마르쿠스 피스터의 '무지개 물고기(시공주니어)'로, 엄마의 고단함과 존재의 이해가 필요한 때는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웅진주니어)'을 읽어준다.
 
이처럼 이 책 속에선 다양하게 겪는 아이들의 삶을 맞닥뜨리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교사인 어른은 아이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서로 신뢰를 쌓으며 읽어주는 사람을 특별히 좋아하기까지 한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책을 읽어주는 선생님에게도 매우 좋은 것이다. 그렇다고 선생님만 읽어주기를 하거나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모든 유·초·중등학교 교실에서 친구끼리 또는 선후배 간에 읽어주면 관계가 좋아지니 폭력이 일어날 수가 없다.
 
이 책을 소재로 가정이나 사회에서 어른들이 독서 모임을 해도 좋다. 보통 독서 모임은 부담이 많아 시작하기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거꾸로 제안한다. 읽지 않고 모이는 독서 모임, 바로 그림책 모임이다. 시작할 때, 이 책 첫 단원 '강아지 똥' 그림책을 한 사람이 읽어주고, 해당 단원을 윤독하고 느낀 점을 나누면 좋다. 17권의 그림책이니 17주간으로 하는 것이다. 시간도 커피 마실 시간이면 충분하다. 다독이나 혼독이 아닌, 함께 읽고 나누는 슬로우 리딩이다. 기존의 독서와 보완하니 또한 좋다. 여기에 '강아지 똥'을 읽고 저자의 다른 작품과 저자의 삶을 다룬 책도 읽어보고 저자가 살던 집과 문학관이 있는 곳으로 문학기행까지 함께 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림책 한 권에서부터 인생의 맛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으니 이렇게 권할 수밖에.
 
연령이나 특정 관계를 떠나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르신들에게 이르기까지 그림책 모임은 의미가 매우 깊다. 그래서 더욱 권하고 싶다. /이동선 희망의 책 대전본부 이사

이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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