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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국악과 함께 해온 임대식 명인을 공주고 대전동문회 사무실과 임 명인의 악기들이 있는 복수동 자택에서 만나 공주고 대전동문회장 취임 소감과 명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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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이 많이 됩니다. 지난 1월 평송청소년수련원 소극장에서 약 300여 명의 공주고 대전 동문들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가졌는데요. 내후년 공주고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2년 임기 동안 동문들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시발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 대전에는 3000여 명의 동문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데요. 코로나 19가 잠잠해지면 동문들 명단과 기수별 명단을 정립해 연말 쯤 연정국악원에서 동문 형님, 동생들과 함께 축하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동문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동문들의 SNS 활동을 활성화 시킬 계획입니다. 공주고 동문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밴드도 만들고, 공주고가 다시 한번 재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지고 싶습니다. 고교 동문회의 모범적인 역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희 공주고 뿐만이 아니라 공주사대부고, 공주 영명고 등 공주 출신 동문들이 한데 모여 공주 출향인들 화합대회도 하고 싶습니다. 송년회를 겸해서 국악계 연예인도 부르고 단합된 축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동네에선 학교를 불문하고 모두 형, 동생이거든요. 연합모임을 꼭 만들어서 재미있게 활동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산성동 우성아파트 앞의 제 사무실인 ‘중구를 사랑하는 모임’ 사무실을 동문 사무실로 활용해 쓸 생각입니다. 제가 2년 동안 수경재배를 배웠던지라 수경재배 상자를 마련하고 이 사무실에서 인삼과 상추 새싹들 수경재배를 해서 사람들에게 많이 나눠드렸지요. 제가 사람들을 좋아하다 보니 뭔가를 나눠주는 일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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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문화예술특보를 하셨지요?
▲예. 직능별 특보가 수십 명 있었는데 제가 문화예술특보를 맡았었고요. 광화문포럼 공동대표로 활동했지요. 좋은 정치인들을 발굴해 인재를 키워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돼서 많은 정치인들을 도와드렸습니다.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제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 게 큰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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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대한명인이 되셨는데 지금까지 어떤 인생을 살아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음악에 코가 꿰어 평생을 음악에 몸담고 산 음악인생인데요. 상업적인 음악은 하고 싶지 않았고, 오로지 순수 국악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중요무형문화재 제 9호인 은산별신제에 40년 이상 참여해왔습니다. 은산별신제는 부여군 은산면 은산리에 전승돼오는 마을축제인데요. 1966년에 문화재로 지정받았죠.
마을 사람들은 병마를 없애고 마을을 태평하게 해주십사 하는 간절한 마음에 사당을 짓고 백제의 장군을 제사 지내게 됐죠. 그 제사가 오늘날의 별신제입니다. 별신제는 3년에 한 번씩 정월에 지내는 일이 많은데 윤달에는 지내지 않습니다. 저는 은산별신제에 참여해 4면 6각 악사를 40년 이상 한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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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평생을 국악과 함께 해 오신 국악인생이신데 국악과의 인연이 시작된 어떤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학창시절 브라스밴드 활동을 하면서 양악인 트럼펫과 국악인 대금과 피리를 모두 배웠습니다. 피아노도 배웠지요. 부여군 규암면에서 군대생활을 할 당시 백제문화제 행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저는 피아노를 잘 쳐서 논산에서 피아노학원 강사를 했는데 이때 피아노 학원 원장이었던 천생연분 배필 제 아내도 만났답니다(하하하). 제 아내는 내조의 여왕이죠. 제 뒷바라지를 너무나 잘해줘서 늘 고맙게 생각합니다.
악기 연주는 기능입니다. 어떤 악기가 됐든 모든 악기는 1만 번 연습하면 도사가 됩니다. 악기 연주가 서툴다는 것은 연습이 덜 됐다는 뜻입니다.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연습을 하면 안 되는 게 없습니다. 끊임없는 연습의 길은 고행의 길을 걷는 것이지요. 그때 당시 피아노 소나타를 하루에 서너 시간 씩 3년을 쳤습니다. 기능을 익히면 그 다음부터는 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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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대진악기 대표님으로도 유명하신데요.
▲저는 국악을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었지만 국악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수단도 필요해서 단소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대진악기’ 하면 유명했지요. 90년대 들어 초등교육 음악 시간에 악기를 다루는 시간이 있어서 단소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1년에 100만 개씩 팔리던 시절이었지요. 세고비아와 삼익악기 이름으로 나가던 시절이었습니다. 삼익악기가 부도나기 전까지는 엔젤악기란 이름으로 판매가 이뤄졌죠.
이후에 각 학교에 10년 동안 대진단소 10만 개를 기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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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활동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경제활동이 필요해서 해온 일들이지요.
평일 오후에는 시민대학에서 강의를 해왔습니다. 시청과 중구청에서도 대금 강의를 해왔죠. 대금 제자들이 약 50여 명 됩니다. 대금은 오랜 시간을 들여서 배워야 소리가 난답니다(하하하).
저는 절대음감도 없고 전혀 음악에 소질이 없습니다. 다만 오래오래 하다 보니 지금의 이 자리까지 왔네요.
죽기 살기로 다양한 음악을 많이 하다 보니 남들이 인정해 주시는 거죠.
뒤늦게 공부에 재미를 붙여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치고 가을학기엔 박사과정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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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인생을 살아오시면서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인지요?
▲음악인생 40년을 살다 보니 이제서야 음악의 깊이를 알 것 같습니다. 마음으로 음악을 표현할 수 있는 법을 이제야 좀 알 것 같네요. 그래서 마무리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은산별신제 음악도 정리가 필요합니다. 저는 뒤늦게 55세에 학교를 다니기 시작해 석사를 마쳤죠. 추계대 교육대학원에서 대금산조로 학위를 받았습니다. 경기민요로 전문학사를 했지요.이제 가을학기에 박사과정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뒤늦게 공부에 재미를 붙여서 실기와 더불어 이론적인 토양도 쌓게 돼 보람이 느껴집니다. 국악인생 40년 동안 한길만 파다 보니 문광부에서 대한민국 명인으로 인정해줬습니다. 이 역시 감사한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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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학교를 졸업하면 저의 마지막 음악인생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제가 늙어서 큰 병이 들기 전에 다양한 악기들과 함께 한 음악인생을 정리할 필요를 느낍니다.
지금 제 아들이 10년째 저를 도와 데스크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교재악기와 문구 제품을 만들어 전국 가맹점 1700여 군데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가내수공업을 하는 건데요. 문구용품 4000여 가지를 공급해주고 있습니다. B2B 직거래로 중간에 수수료 없이 공급하고 전국 홈플러스 매장 140여 개에도 납품을 해왔는데요. 대기업의 갑질로 어려움이 많지요. 제조업이 참 힘든 겁니다. 이제 사업은 아들에게 완전히 물려주고 저는 제 음악인생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20대부터 평생 동안 음악공부를 해왔지만 너무나 어렵고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충청도 이남, 진도, 통영 등등 전국 곳곳을 다 찾아다니며 배울 수 있는 것은 다 배우고 다녔습니다. 이제는 정리 단계입니다. 제 음악인생을 집대성해서 꼭 정리작업을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배운 것을 정리하고 작품을 내놓고 가고 싶습니다. 음악적인 마무리 정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국악 활동 인생의 마무리를 멋지게 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해왔던 음악들을 ‘임대식 음악’으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갸야금과 노래, 대금, 단소 등을 활용해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임대식 작품을 만들어 전국에 강의를 다니고 싶습니다. 석사를 ‘은산별신제’로 했으니까 박사는 ‘시나위음악’으로 하고 싶습니다. 음악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장도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늘 부족함을 느끼고 있죠. 40년을 해왔는데 폐활량이 중요합니다. 건강 관리를 많이 필요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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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정리 한성일 국장 겸 편집위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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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부여군 은산면 출생
▲은산중, 공주고 졸업.추계예술대학교 대학원 국악교육정책 석사
▲대한민국 대한명인 제17-501호 선정(대금산조 부분)
▲데스크플러스 대표
▲국악협회 대전광역시지회 자문위원
▲국가 중요무형문화제 예술학사 졸업 (경기민요 전공)
▲국가 중요무형문화제 예술전문학사 졸업(대금산조 전공)
▲국가 중요 무형문화제 9호(은산별신제) 이수
▲국가 중요 무형문화제 45호(대금산조) 이수자
▲국가 중요 무형문화제 57호 경기민요 전수자
▲문화예술 교육사 2급
▲국악문화교육사 1급
▲국악실기지도사 1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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