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박인수의 '봄비'

  • 문화
  • 문화/출판

[나의 노래] 박인수의 '봄비'

  • 승인 2020-04-27 10:14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1206050764
게티이미지 제공
'이슬비 내리는 길을 걸으며 봄비에 젖어서 길을 걸으며 나 혼자 쓸쓸히 빗방울 소리에 마음을 달래도 외로운 가슴을 달랠 길 없네 한없이 적시는 내 눈 위에는 빗방울 떨어져 눈물이 되었나 한없이 흐르네~'. 봄비. 봄에 내리는 비를 소재로 한 노래, 이은하의 '봄비'도 있다. 이은하 노래도 좋다. 박인수의 '봄비'는 처절하다. 이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뻐근하고 슬퍼서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봄비의 정서를 제대로 드러낸다. 가을비보다 오히려 봄비가 사람의 마음을 적신다. 봄비, 나를 울려주는 봄비....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앙상한 나무에 연두색 싹들이 돋아나는데 왜 봄은 정신 못차리게 허무할까. 정신의학계에서도 봄에 유난히 조울증과 우울증 환자가 많이 발병한다고 한다. 계절적 요인이 있는 것이다. 동면에서 깨어나 갑작스레 기온이 높아지고 땅과 대기의 기운의 변화로 인해 호르몬의 교란 같은 것일까.

한국 소울의 대가 박인수. 소울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박인수의 창법은 누구도 따르지 못한다. 음색과 표현력은 인생유전을 겪은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실력이다. 미국으로 입양돼 성인이 된 후 고국으로 돌아와 가수로서 성공한다. 신중현이 박인수의 재능을 알아본 것이다. 소울은 흑인의 음악이다. 노예로 끌려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생명을 부지한 사람들의 한이 서린 노래. 주류 백인이 절대 표현할 수 없는 음악이다. 배고픔과 삶의 고통과 외로움을 경험해 본 자만이 예술은 가능하다. 예술가의 천형이고 복이다. 박인수가 부르는 '봄비'를 직접 듣고 싶었다. '한없이 적시는 내 눈 위에는 빗방울 떨어져 눈물이 되었나~'. 가수가 쥐어짜며 부르는 소울의 정수를 느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세월이 많이 흘러 박인수는 노쇠했다. 사람은 늙어가지만 노래는 영원하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드디어~맥도날드 세종 1호점, 2027년 장군면 둥지
  2. 세계효운동본부와 세계의료 미용 교류협회 MOU
  3. 성탄 미사
  4. 이장우 대전시장에 양보? 내년 지방선거, 김태흠 지사 출마할까?
  5. [다문화] 이주배경인구, 전체 인구 5% 돌파
  1. [충남 10대 뉴스] 수마부터 행정통합까지 다사다난했던 '2025 충남'
  2. [대전 다문화] "가족의 다양성 잇다"… 2025 대덕구 가족센터 성과공유회
  3. 대전·충남 행정통합, 가속페달…정쟁화 경계도
  4. [세상보기]섬세한 도시
  5. [대전 다문화] 다문화가정 대상 웰다잉 교육 협력 나서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가속페달…정쟁화 경계도

대전·충남 행정통합, 가속페달…정쟁화 경계도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 지원을 위한 범정부적 논의가 본격화되는 등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가속페달이 밟히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둘러싼 여야의 헤게모니 싸움이 자칫 내년 초 본격화 될 입법화 과정에서 정쟁 증폭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경계감도 여전하다. 행정안전부는 24일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과 관련해 김민재 차관 주재로 관계 부처(11개 부처) 실·국장 회의를 개최하고, 통합 출범을 위한 전 부처의 전폭적인 특혜 제공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이날 회의에서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을 위한 세부 추진 일정을 공..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윤석열 탄핵에서 이재명 당선까지…격동의 1년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윤석열 탄핵에서 이재명 당선까지…격동의 1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조기대선을 통한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 두 사안은 올 한해 한국 정치판을 요동치게 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는 연초부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국면에 들어갔고,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이어졌다. 결국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면서 대통령 궐위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헌법 규정에 따라 60일 이내인 올해 6월 3일 조기 대통령선거가 치러졌다. 임기 만료에 따른 통상적 대선이 아닌, 대통령 탄핵 이후 실시된 선거였다. 선거 결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꺾고 정권..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대통령 지원사격에 `일사천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대통령 지원사격에 '일사천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배를 띄운 것은 국민의힘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다. 두 시·도지사는 지난해 11월 '행정통합'을 선언했다. 이어 9월 30일 성일종 의원 등 국힘 의원 45명이 공동으로 관련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여당도 가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충청권 타운홀미팅에서 "(수도권) 과밀화 해법과 균형 성장을 위해 대전과 충남의 통합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전면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충청특위)를 구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 성탄 미사 성탄 미사

  •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