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저마다의 재앙을 이겨낸 그들의 사랑 이야기… '사랑도 발명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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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저마다의 재앙을 이겨낸 그들의 사랑 이야기… '사랑도 발명이 되나요?'

김형민 지음│어마마마

  • 승인 2020-05-21 18:10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사랑도발명이되나요
 어마마마 제공
사랑도 발명이 되나요?

김형민 지음│어마마마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자로에서 증기폭발이 일어난다. 소방관 바실리 이그나텐코는 방사능 방호복도 없이 발전소 불을 끄러 나섰다. 진화과정에서 방사능에 완전히 피폭된 그는 온몸이 물집으로 뒤덮이고 피부색은 회색, 갈색으로 변해갔다. 소련 당국은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그를 모스크바의 병원에 비밀 입원시켰다.

임신한 그의 아내는 어렵게 그를 찾아가지만, 병원에서는 기겁을 하며 아내에게 당부한다.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은 남편이 아니라 방사성 물질입니다. 키스는커녕 포옹도 절대 안됩니다." 바실리는 이미 작은 원자로와 다름없는 상태였다.

자신의 몸은 물론, 뱃속의 아이마저 위험한 상황이지만 아내는 그에게 키스하고 포옹한다. 옆에 있다고 말해주며 수시로 끌어안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를 돌보며 임종을 지켰다.

책 『사랑도 발명이 되나요?』는 사랑의 관점에서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들만의 사랑법을 발명한 연인들의 역사'라는 부제처럼 등장인물들의 사랑법은 다양하다. 세상에 똑같은 사랑은 없으므로 모든 사랑은 저마다의 발명이다. 체르노빌 부부의 가슴 아픈 이별부터 두 번의 이혼 후에 더 큰 사랑을 향해 걸어간 오드리 헵번, 자신을 구속하는 모든 사랑의 꼰대들을 물리치고 예술가의 자유를 선택한 이사도라 던컨, 평생 가난한 화가로 살았지만 타고난 사랑꾼으로 행복의 나날을 보낸 박수근과 김복순, 시대와 싸우다가 감옥에 갇힌 고통 속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연애편지를 주고 받은 문익환과 박용길의 이야기 등이 펼쳐진다.

시대에 따라, 나라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그들의 사랑은 저마다의 재앙을 이기는 힘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그들을 살리기 위해서 또 조금이라도 덜 외롭게 하기 위해서, 용기를 주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온몸을 내던지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들이 뭉클하고 따뜻한 사랑의 힘을 느끼게 한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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