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상황극이란 말에 속아 실제 성폭행 저지른 남성 무죄

  • 사회/교육
  • 법원/검찰

강간 상황극이란 말에 속아 실제 성폭행 저지른 남성 무죄

성폭행 저지르도록 교사한 남성 징역 13년형
법원 "강간 자각 못해 유죄 판단 근거 부족해"
검찰 "피해 중대성 법원 판단 의문있다" 항소

  • 승인 2020-06-04 15:47
  • 수정 2020-06-04 15:56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법원전경
‘랜덤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강간 상황극'이란 말에 속아 실제 성폭행을 저지른 남성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성폭행을 저지르도록 교사한 남성은 징역 13년형을 받았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용찬)는 4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사건 선고 공판에서 주거침입 강간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A(29) 씨에게 징역 13년, 주거 침입해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B(39)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 씨에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 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지난해 8월 A 씨는 불특정 다수와 무작위로 연결되는 채팅 앱에서 '35세 여성'으로 프로필을 꾸민 뒤 "강간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을 할 남성을 찾는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고, 이에 속은 B 씨는 A씨가 일러준 원룸을 찾아가 안에 들어간 뒤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두 남성과 피해자 등 세 사람은 서로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 A 씨는 B씨가 피해자 집에 들어간 직후 현장을 찾아가 범행 장면을 일부 훔쳐보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A 씨에게 징역 15년을, B 씨에게 징역 7년을 각각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모든 증거를 종합할 때 B 씨는 자신의 행위가 강간이라고 알았다거나, 아니면 알고도 용인했다고 볼 수 없다"며 "A 씨에게 속은 나머지 강간범 역할로 성관계한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대전지검은 곧바로 항소의 뜻을 밝혔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사안의 성격이나 피해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법원 판단의 타당성에 의문이 있다"며 "검찰은 항소심에서 사안의 실체에 부합하는 판결이 선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무죄를 받은 B 씨 측 변호는 법무법인 유앤아이(김동철·정교순·양병종·최정기·이상호·조용승 변호사)가 맡았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이차전지 선도도시 대전] ②민테크"배터리 건강검진은 우리가 최고"
  3. 대전시 2026년 정부예산 4조 8006억원 확보...전년대비 7.8% 증가
  4. 대전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공유재산 임대료 60% 경감
  5. [기고]농업의 미래를 설계할 2025년 농림어업총조사
  1. [문화人칼럼] 쵸코
  2. [대전문학 아카이브] 90-대전의 대표적 여성문인 김호연재
  3. 농식품부, 2025 성과는...혁신으로 농업·농촌의 미래 연다
  4. [최재헌의 세상읽기]6개월 남은 충남지사 선거
  5. 금강수목원 국유화 무산?… 민간 매각 '특혜' 의혹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산단 535만 평 조성에 박차…신규산단 4곳  공개

대전시, 산단 535만 평 조성에 박차…신규산단 4곳 공개

대전시가 산업단지 535만 평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4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신규 산단 4곳을 공개하며 원촌 첨단바이오 메디컬 혁신지구 조성 확장안도 함께 발표했다. 대전시의 산업단지 535만 평 조성계획은 현재 13곳 305만 평을 추진 중이며, 이날 신규 산단 48만 평을 공개해 총 353만 평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원촌 첨단바이오 메디컬 혁신지구는 유성구 원촌동 하수처리장 이전 부지를 활용한 바이오 중심 개발사업이다. 당초 하수처리장 이전 부지에 약 12만 평 규모로 조성계획이었으나,..

꿈돌이 협업상품 6개월 만에 23억 매출 달성
꿈돌이 협업상품 6개월 만에 23억 매출 달성

대전시는 지역 대표 캐릭터 '꿈돌이'를 활용한 지역기업 협업 상품 7종이 출시 6개월 만에 2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꿈돌이 라면'과 '꿈돌이 컵라면'은 각각 6월과 9월 출시 이후 누적 110만 개가 판매되며 대표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첫 협업 상품으로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1월 말 기준 '꿈돌이 막걸리'는 6만 병이 팔렸으며, '꿈돌이 호두과자'는 2억 11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청년일자리 창출과 사회적경제 조직 상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도 '꿈돌이 명품김', '꿈돌이 누룽지',..

2025년 세종시 `4기 성과` 토대, 행정수도 원년 간다
2025년 세종시 '4기 성과' 토대, 행정수도 원년 간다

2022년 7월 민선 4기 세종시 출범 이후 3년 5개월 간 어떤 성과가 수면 위에 올라왔을까. 최민호 세종시장이 4일 오전 10시 보람동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수도를 넘어 미래수도로 나아가는 '시정 4기 성과'를 설명했다. 여기에 2026년 1조 7000억 원 규모로 확정된 정부 예산안 항목들도 함께 담았다. ▲2026년 행정수도 원년, 지난 4년간 어떤 흐름이 이어지고 있나=시정 4기 들어 행정수도는 2022년 국회 세종의사당 기본계획 확정 및 대통령 제2집무실 법안, 2023년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국..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급식 차질로 도시락 먹는 학생들 급식 차질로 도시락 먹는 학생들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