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휘발되는 순간으로서의 소설 속 현대인의 두려움…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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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휘발되는 순간으로서의 소설 속 현대인의 두려움… '재구성'

민병훈 지음│민음사

  • 승인 2020-06-11 10:15
  • 수정 2020-06-11 12:22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재구성
 민음사 제공
재구성

민병훈 지음│민음사



2015년 단편소설 「버티고(vertigo)」로 데뷔한 민병훈 작가는 줄곧 진술적 언어와 재구성의 구조를 통해 남겨진 이야기로서의 소설이 아닌 휘발되는 순간으로서의 소설을 탐색해 왔다. 첫 소설집 『재구성』에 수록된 10편의 단편소설은 기억, 기원, 기계에서 비롯된 무드를 바탕으로 3부에 걸쳐 느슨한 테마를 공유한다. 어느 곳에도 도착하지 않은 채 끊임없이 지연되는 감각으로 가득한 이 소설들은 자신의 감정에서마저 소외된 현대인의 두려움을 무섭도록 사실적으로 그린다.

1부에서는 민병훈 소설의 주된 작법인 진술적 언어의 예술성이 두드러진다. 불확실하고 불확정적인 1인칭의 진술을 통해 다시 인식되는 기억들은 말하지 않고도 감지할 수 있는 비언어적 언어를 꿈꾼다. 2부에 수록된 작품들은 '기원'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누구에게나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원체험을 이야기 한다. 그의 소설에서 그러한 원체험은 폭력에 대한 경험으로, 20세기 한국사회가 만들어 낸 기이하고 기괴한 폭력의 공기를 내뿜는다. 3부는 기계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거대한 시설들로 둘러싸인 공간이나 인간이 닿을 수 없는 능력을 지닌 기계들은 인간의 왜소함을 가시화하며 인간이 지닌 한계의 면모들을 차갑게 드러낸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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