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내포신도시, 1+1 효과 거두고 있나?

  • 정치/행정
  • 충남/내포

(세상읽기)내포신도시, 1+1 효과 거두고 있나?

김덕기 내포본부장

  • 승인 2020-07-15 18:49
  • 수정 2020-09-01 10:39
  • 신문게재 2020-07-16 18면
  • 김덕기 기자김덕기 기자
충남도청이 이전해 온 내포신도시는 올해 의미있는 해를 맞는다. 인구 10만명을 목표로 지난 2007년 개발에 착수해 금년 말 신도시 완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말까지 공정률은 93%를 기록했다. 도시 완공까지 몇달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도 많다. 종합병원과 대학교, 문화공연체육시설 등 도시 정주여건과 직결되는 생활 인프라 구축 및 재화 생산을 이끌 기업체 입주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 도시형성의 근간인 인구는 지난 달말까지 2만 7000명선으로 목표했던 인구 10만명에 턱없이 부족하다. 인구유입이 더디다 보니 장사가 안돼 이미 조성된 상가들은 오랜기간 공실로 활성화가 어렵고 민간자본의 투자도 늦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충남도의 고민도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마련한 돌파구가 혁신도시 조성이다. 충남도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내포신도시를 혁신도시로 지정하기 위한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내포신도시를 살리기 위한 충남도의 역할 수행이 중요해진 순간이다.

내포신도시는 홍성군 홍북읍과 예산군 삽교읍의 2개 군에 걸쳐 조성된 신도시다. 홍성 땅이 예산보다 많다.



당초 6개의 도청 이전후보지 경쟁에서 2위 점수를 획득한 칠갑산과 금강을 낀 배산임수형의 청양군 청남면 일원을 힘겹게 제치고 선정된 곳이다. 당시 6개 후보지가 단일 기초지자체인데 내포신도시만 홍성군과 예산군 2개 군에 걸쳐있어 도청이전의 지역발전 파급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그런데 내포신도시의 현실은 요상하기 그지없다. 2개군이 포함됐으니 상생과 시너지 효과가 커야 할 텐데 신도시 생활자들은 오히려 불편함을 많이 느낀다.

같은 구역 안에 있음에도 도청 본청과 도교육청은 홍성 땅에, 도의회와 도청 문예회관 및 별관, 도지방경찰청은 예산군에 소재하고 있다. 도청과 도의회 건물은 관리부서는 같아도 행정구역이 나뉘다보니 관할 우편물이 따로 따로 들어온다. 인접한 도로의 주정차위반 단속과 쓰레기 수거 등도 홍성군과 예산군으로 각자 나뉘어져 있어 인력투입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

인구 2만7000명임에도 홍성 홍북읍과 예산 삽교읍은 자신의 관할지 공동주택단지 부근에 출장소를 별도로 신축해 공무원들을 파견, 업무를 보고 있다. 현재의 인구로는 출장소 1곳 업무량인데 2곳이 있으니 예산만 더 지출하고 있는 꼴이다.

홍성과 예산 출신 충남도의원들은 도청과 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 때 공무원들이 업무추진비를 어느 쪽 관할지에서 더 썼는지를 따지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공무원들은 내포신도시 내 식당의 위치가 홍성인 지, 예산인 지 파악해 균형있게 이용하며 눈치껏 밥값을 계산할 수 밖에 없다.

홍성 용봉산과 예산 수암산 밑에 조성된 홍예공원은 내포신도시의 자랑거리다. 홍성과 예산에 걸쳐 있는 이 공원도 이름 지을때 부터 홍역을 치루었다. '홍예공원'이냐 '예홍공원'이냐를 놓고 홍성과 예산군이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 공원면적으로 따져 홍예공원으로 명명됐다고 한다. 공원관리도 홍성과 예산으로 이원화되다 보니 웃지 못할 일이 벌어 진다. 민간단체가 공원구역에서 행사 때 양쪽 군을 찾아다니며 사용허가를 받아야 하며 한 쪽에서 사용을 불허하면 행사장 면적은 쪼그라들게 된다. .

신도시내 설치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은 운영비용 부담 때문에 홍성과 예산군이 서로 소유권을 떠넘기고 있다.

최근엔 도청이 소재한 군의 시 승격 법안 개정 추진을 놓고 홍성과 예산이 갈등 양상이다. 전남도청이 소재한 무안군과 법안개정 운동을 펼쳐온 홍성군의 행보를 놓고 예산군이 불쾌감을 공식 표시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이선영 충남도의원은 최근 도의회 5분 발언에서 충남도에 내포신도시 비전 TF팀 구성을 제안했다. 해당 기관들이 내포신도시 발전 실행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기구를 만들라는 것이다.

내포신도시의 완성을 위해선 큰 형인 충남도의 힘만으론 한계가 있다. 내포신도시를 관할하는 동생 격인 홍성군과 예산군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선의의 경쟁속에서 도시 발전을 위한 상생에 노력해야 한다.

도청이전 후보지에서 탈락한 시군과 내포신도시의 명품도시를 바라는 도민들의 염원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김덕기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합강동 스마트시티, 'L1블록 643세대' 본격 공급
  2.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3. 과기정통부 '출연연 정책방향' 발표… 과기계 "기대와 우려 동시에"
  4. 최저임금 인상에 급여 줄이려 휴게 시간 확대… 경비노동자들 방지 대책 촉구
  5.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1. 지역대 육성 위해 라이즈 사업에 팔 걷어부친 대전시…전국 최초 조례 제정
  2. 장철민 "새 충청은 젊은 리더십 필요"… 대전·충남 첫 통합단체장 도전 의지↑
  3. 한남대 이진아 교수 연구팀, 세계 저명학술지에 논문 게재
  4. 학생들의 헌옷 판매 수익 취약계층 장학금으로…충남대 백마봉사단 눈길
  5. 김태흠 충남지사 "대통령 통합 의지 적극 환영"

헤드라인 뉴스


라이즈 사업에 팔 걷어부친 대전시… 전국 최초 조례 제정

라이즈 사업에 팔 걷어부친 대전시… 전국 최초 조례 제정

지역대 육성과 안정적 지원을 위해 대전시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이하 라이즈)' 2차연도 사업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업 지속성을 위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라이즈 관련 운영 조례를 제정했는데, 라이즈 위원회 구성도 기업인과 과학기술계까지 포함해 다양화할 예정이다. 시와 대학 실무자 간 소통 협의체를 마련하고, 정부의 초광역 개편에 발맞춰 사업 계획을 수립해 내년에는 가시적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시는 라이즈 사업에 참여하는 지역 대학과 간담회..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