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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황(충남연구원장) |
이로써 동남아처럼, 한반도에서도 '벼 이기작'의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이제부터 우리도 한 논에서 해마다 7월과 10월에 쌀을 두 차례 수확할 수 있는 시대에 들어 선 것이다. 그렇다면 '벼 이기작 한반도 시대'를 맞아 우리는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우선 농가소득 증대, 농업용수 절감, 온실가스 감축, 자연재해 발생시기 회피 등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예컨대 연간 두 차례 쌀을 재배해 농가소득의 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농업용수 사용량의 30% 이상과 비료 사용량도 10% 이상 줄일 수 있고, 농약 사용량도 줄일 수 있으며, 태풍·가뭄 등의 자연재해 발생시기를 피해 재배할 수도 있으리라.
특히 인도적 대북지원사업과 관련해 현물 쌀지원보다도 '빠르미'와 '더빠르미'의 품종을 북한 마을에 시범적으로 재배하는 농업협력사업에 나서는 것도 희망해 본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이후 줄곧 농업생산량이 부족한 가운데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마저 반복해오고 있어서다.
최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북한 인구의 40%에 달하는 1천만여 명이 식량난에 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말까지 약 37만4천톤의 도정된 곡물이 부족할 것이라고도 추정하고 있다. 유엔세계기상기구(WMO)도 북한에 2년 연속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주민들의 식량 원조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한 바가 있다.
올해도 북한의 식량작황이 최악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3일 밤부터 오는 6일 아침까지 500㎜ 이상의 폭우를 예상하며 평안도·황해도·개성시·자강도 남부·강원도 내륙 일부 지역에 '특급경보'를 발령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4호 태풍 '하구핏(HAGUPIT)'이 5일 밤에서 6일 오전 사이 북한지역을 관통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감소, 남북관계 악화까지 겹쳐 있다.
현재 만성적인 식량난에 처한 북한주민을 위해서 근본적으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그건 북한에 필요한 종자의 개발과 개량을 비롯해 선진 농법의 전수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유대인 속담에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아주면 하루를 살 수 있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면 평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말처럼.
이에 우리의 관심은 '빠르미'와 '더빠르미'의 북한지역 이기작 지원에 두고자 한다. 이 지원이 현재화되어야만 벼의 이기작도 명실상부하게 한반도 시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는 곧 남북분단을 넘어 남북통일로 나아가는 작업의 시작이다. 이런 의미에서 양승조 충남지사는 '벼 이기작 현장 시연회'를 통해 '빠르미'와 '더빠르미'가 북한의 식량난 문제에 일정한 역할을 한다면 통일의 커다란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파했다.
그렇다. '빠르미'와 '더빠르미'는 남북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여는 씨앗이다. 이 씨앗을 통해 서 남과 북이 분단고통을 극복해 갈 수 있다. 현재 제아무리 남북관계가 최악이라고 해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 남정림 시인의 "희미할수록 희망하라"에서, "희망이 희미할수록 희망하라. 희망이 흐려질수록 희망하라. 희망이 흩어질수록 희망하라"고 갈구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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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룡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