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네모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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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위원 칼럼] 네모난 세상

최병욱 한밭대학교 총장

  • 승인 2020-09-16 08:34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최병욱(한밭대 총장 겸 독자권익위원장)
최병욱 총장
코로나가 일상화된 요즘 우리는 모두 네모난 세상에서 살고 있다. 휴대전화, 컴퓨터 모니터, 또는 태블릿과 같은 네모난 기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지인과도 소통하고 산다.

대면 접촉이 어려워진 세상에서 우리는 이 문명의 기기들 덕을 톡톡히 보고 산다. 우선 매일 아침 코로나 확진자가 오늘은 얼마나 발생했는지, 또는 이 확진자들이 어떠한 동선으로 돌아다녔는지 하는 정보도 우리는 네모난 기기를 통해 알아낸다. 배가 고프면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한다. 대면강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대학에서도 비대면 강의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학생들은 네모난 기기를 통해 학습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네모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 네모난 세상은 1990년대 인터넷이 일상화되면서 생활의 일부가 되기 시작했으며 우리 생활의 전부에 가깝게 된 것은 10여 년 전에 소위 스마트폰이 나타나고부터일 것이다. 2008년 애플의 아이폰과 2010년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우리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네모난 세상을 맞이하였다.

스마트한 새로운 휴대전화기는 전화기능뿐만 아니라 인터넷이 연결된 PC 이상의 기능을 실현하고 있다. 스마트한 네모난 기기는 화질 좋은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하는 카메라 기능도 있어 작품 수준의 사진과 영화 수준의 동영상 촬영을 가능하게 함으로 이와 관련된 산업과 비즈니스도 활발해졌다. 스마트한 네모난 기기는 또한 건강관리도 책임지고 있다.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맥박이나 심장박동 상태 등도 파악할 수 있고, 외부기기와 연결하는 경우에는 그 역할이 더 크게 증대된다. 소위 모바일 헬스시대를 이 네모난 기기가 이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이라는 네모난 기기는 새로운 네모난 세상을 만들어 이제 우리는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힘들어졌다. 성균관대 최재봉 교수님은 이제 스마트폰은 몸속의 장기와 같이 필수불가결한 것이라 우리 신인류는 5장 7부를 가지고 살아가는 포노 사피엔스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는 코로나 시대를 이 네모난 기기들과 이들이 만들어내는 네모난 세상 덕분에 나름 잘 견디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이 똑똑한 네모난 기기들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상황이 극복되면 우리의 세상은 어떠할까? 그동안 네모난 기기로 음식을 주문하고 물건을 쇼핑하면서 네모난 세상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다시 과거처럼 음식점에 자주 가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자주 찾을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제 배달 주문에 익숙해지면 귀찮아서도 음식점을 찾는 일은 적어질 것이고, 소위 멀어도 찾아가고 싶은 유명한 맛집 정도만이 사람들의 환영을 받을 것이다. 쇼핑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건을 사는 것도 좋지만, 그 물건을 파는 장소가 방문할만한 새로운 가치를 보여줄 때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은 어떻게 될까? 실험실습은 몰라도 일반적인 강의중심 수업은 온라인이 계속 대세로 남을 것이다. 따라서 오프라인 학교가 계속 존재하려면 오프라인의 특성화가 된 콘텐츠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즉, 귀찮아도 찾고 싶은 맛집이 되어야 한다. 교수와 학생이 만나 토론하고 경험하고 사회의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그런 맛집을 만들어야만 존재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필자가 이 코로나 시대에 진정 걱정하는 기우가 하나 있다. 우리 학생들은 네모난 기기를 너무 잘 다룬다. 그러다 보니 이 세상이 정말 모두 네모난 줄만 알고 살 것 같다. 네모난 기기의 세상하고만 익숙하다 보면 별로 네모나지 않은 오프라인 세상을 불편하게 여길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이 불편하여 피하고, 함께 놀고 즐기는 것도 익숙하지 않게 될 수 있다. 나아가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을 것 같다.

정말 기우이기를 바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대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포노 사피엔스도 사회적 동물이어야 한다. 우리 젊은 친구들이 네모난 세상밖에 어쩌면 더 의미 있는 세상이 있다는 것을 꼭 알고 있으면 좋겠다.

/최병욱 한밭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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