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기후변화와 가을 태풍

  •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 기후변화와 가을 태풍

김종석 (기상청장)

  • 승인 2020-09-22 16:22
  • 수정 2021-06-24 14:21
  • 신문게재 2020-09-23 18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사진) 김종석 기상청장님
김종석 기상청장
올해 한반도 태풍이 분명 다르다. 작년에는 7개의 영향을 받아서 예년의 태풍과 달랐고, 우리에게 태풍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다르게 했다면, 올해는 태풍의 강도와 영향받은 시기에서 작년과 또 예년과 분명 다르다. 우리나라 태풍의 대부분 매년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에 한두 개의 태풍이 우리나라 주변을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올해 8월 말에는 제8호 태풍 바비가 서해상을 지나갔고, 9월이 시작되자마자 제9호 태풍 마이삭은 남해안에 상륙했다가 동해상으로 진출했다. 4일 뒤인 9월 7일에는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울산에 상륙하여 경북 동해안을 따라 북상하다가 동해상으로 지나갔다. 이번처럼 매우 강한 태풍이 연속으로 지나간 적은 없었다.

태풍은 해수 온도 27℃ 이상의 바다에서 주로 발생하며, 간혹 온대 저기압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적도 부근의 풍부한 열과 수증기가 중위도 지방으로 이동하다가 우리나라로 다가올 때는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포물선을 그리며 이동한다. 여기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하고 약한 정도에 따라 이동 경로를 달리한다.



계절적으로는 여름철에 279개가 영향을 주었고, 가을철에는 79개가 영향을 주었지만, 가을에 올라오는 태풍이 더 무섭다고들 한다. 왜 그럴까? 하지와 추분 사이에 북태평양의 적도 인근에서 태양고도가 높아 매우 강한 일사로 해수온도가 연중 가장 높아지고, 기후변화에 이러한 해수온도가 더 상승하고 지속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태풍이 발생하는 해역의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강력한 태풍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해 태풍에게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다 보니 북상하는 태풍의 세력이 더 강해진 것이다. 이로 인해 가을 태풍에 의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이다.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긴 태풍은 모두 가을 태풍이었다. 1959년 9월에 한반도를 지나간 태풍 사라로 인해 800여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2002년 9월에 영향을 준 태풍 루사는 200여 명의 인명피해와 약 5조원 이상의 재산피해를 냈다. 또한, 2003년 9월에 찾아온 태풍 매미는 100여명의 인명피해와 약 4조 원 이상의 재산피해를 남겼다. 이처럼 여름철에 찾아오는 태풍보다 가을철 태풍에 의한 피해가 더 컷 기에 아마도 가을 태풍이 더 무섭다고 하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도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점차 아열대기후로 변화하면서 가을이나 겨울철에도 태풍이 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초강력 태풍은 더 많이, 더 자주 영향을 줄 것이다. 그래서 지구온난화를 저지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이 절실한 이유이다.

올여름 6월 하순부터 시작한 장마는 여름방학이 끝나는 8월 중순이 되어서야 끝났다. 무려, 한 달 반 동안 장마의 시기를 지나온 것이다. 이와 같은 낯선 충격은 가장 추워야 할 겨울철인 올해 1월에 역대 가장 높은 최고기온을 기록하며, 한겨울이 없어진 것과 같이, 이미 기후변화의 실제 예를 미리 강하게 경험하였다. 이때는 강원도의 겨울철 레저 활동에 큰 피해가 났으나, 우리와 같은 도심의 일상과 주변에서는 큰 불편과 피해가 적어 그 체감도가 적었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기상 현상의 하나인 태풍의 강도나 빈도는 우리가 체감을 넘어 실제로 많은 인적 물적 피해를 가져오며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다.

이러한 걱정은 분명 이유가 있고, 당연하다. 이에 기상청은 다양하고 의미 있는 기상정보를 신속히 전달함으로써, 여름철뿐만 아니라 가을철에 찾아오는 태풍으로 인한 재산과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3. '대량 실직 위기'…KB국민카드 대전 신용상담센터 노동자 150여 명 불안 확산
  4. 어깨·허리 부상 잦은 소방공무원에게 물리치료사협회 '도움손'
  5. "역대 최대 1조 2천억 확보" 김해시, 미래 성장동력·안전망 구축 탄력
  1. 대전교육청 공무직 4일 총파업… 94개 학교 급식 차질
  2. 동구 정다운어르신복지관, 2025년 '정담은 김장나눔'
  3. 4일 밤사이 세종·충남 1~5㎝ 적설 예고
  4.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김장김치 나눔 행사
  5. [2026학년도 수능 채점] 입시 전문가들이 말하는 정시 전략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